[Opinion] 세상의 모든 월터들에게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

상상보다 더 한 현실
글 입력 2022.03.06 02:1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1.jpg

 

 

 

상상은 현실이 된다



하루아침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고, 싫어하는 상사를 골려 줄 수 상상은 얼마나 달콤한지 모른다. 팍팍한 현실을 살다가 간혹 이렇게 된다면 어떨까? 라고 시작하는 상상은 힘든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일종의 도피 수단이다. 그렇게 상상이라도 하지 않으면 지루한 현실에서 살아갈 원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월터는 라이프 잡지사 사진 현상 관리자로 16년째 일하고 있다. 취미도 없고 특기도 없다. 16년째 회사에 개근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그의 하루는 집과 회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 월터의 유일한 즐거움은 상상하기이다.


그의 상상은 무궁무진하다. 못되게 구는 회사 대표 테드 헨드릭스(아담 스콧)를 골려주는 상상,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대쉬하는 상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그에게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던 LIFE 지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인터넷 잡지로 축소되어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만 것이다.



지갑.jpg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프리랜서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월터에게 보낸 지갑과 필름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지갑에는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LIFE의 목적이다.”라는 문장과 필름의 25번째 사진을 LIFE지 표지로 써달라는 요구사항이 적혀있었다.


이 편지를 본 월터는 LIFE 대표에게 숀의 25번째 사진을 마지막 표지로 사용해 달라는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25번째 사진을 확인하려는 데 그 사진만 보이지 않았다. 전후 사진을 들여다보고 추측해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나오지 않았고 대표는 어서 25번째 사진을 현상해 오라며 윽박지른다.


결국은 숀을 만나기 위해 일정한 주거지 없이 살아가는 그를 마지막으로 봤다는 그린란드로 떠난다. 해외를 가본 적 없던 월터가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지만, 평소대로 입은 옷과 서류 가방만 들고 숀을 찾기 위해 떠난 월터에게 상상보다 더한 현실이 펼쳐진다.

 


553622_224820_5635.jpg

 

 

술을 먹고 헬기를 운전하는 조종사, 잘못 착지해 바다 한가운데 추락한 월터가 만난 상어 등 순조롭지 않은 여정에 겨우겨우 배 선원에게 숀의 행방을 묻는다.

 

그리고 그가 아이슬란드로 떠났다는 것을 알고 바로 아이슬란드로 떠난다. 무작정 자전거와 롱보드를 타고 화산 사진을 찍고 있는 숀을 만나기 위해 도로를 달리는 등 평소의 월터라면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에게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드디어 숀을 만날 거로 생각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대표는 시간을 더 달라는 월터의 말을 무시하고 해고한다. 집으로 돌아간 월터는 화가 나 지갑을 집어 던지고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24번째 사진이 어머니의 피아노 사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walter-mitty.jpg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숀이 지금 눈표범을 만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월터는 바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다. 그렇게 힘겹게 히말라야산맥을 올라 드디어 숀을 만난 월터는 눈표범을 보고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그에게 25번째 사진의 행방에 관해 묻는다.


“깔고 앉았잖아”

“깔고 앉았다니요?”

“자네 지갑에 들었거든.”


25번째 사진은 알고 보니 생일선물로 받은 지갑에 들어있었다. 지갑을 버린 월터는 허망하지만 왜 숀에게 그런 중요한 사진을 지갑에 넣었냐고 물으니 ‘그게 더 재밌잖아.’ 라는 반응을 해온다. 무슨 사진인지 묻지만 왜인지 숀은 대답해 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눈표범이 다가오지만 사진을 찍지 않는 숀에게 월터는 왜 찍지 않느냐고 묻는다.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난 개인적으로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숀과 만난 월터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버린 줄만 알았던 지갑이 집에 고스란히 있었고 그 지갑안에 있는 25번째 필름을 사장에게 가져다준다. 퇴직금을 수령하고 자신이 좋아한 셰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월터는 어딘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25번째 사진이 회사 건물 분수대 앞에서 필름을 검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인 걸 본 월터는 미소를 짓고 영화는 끝이 난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속에 라이프지의 모토가 들어있다는 숀 오코넬의 말처럼, 16년 동안 자기 일을 묵묵히 해온 월터, 그 자체가 LIFE의 모토 그 자체였다. 그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서로 사진을 통해 소통해온 사이이지만, 그 둘은 서로가 자기 일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보드.jpg

 

 

상상보다 더한 현실에 어느새 상상하기보다는 직접 실천하며 적극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 월터는 그 전보다 더 생기있고 눈동자가 반짝거린다. LIFE 지는 폐간될지 몰라도 월터의 인생은 계속된다.

 

현실이기에 더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 말이다.

 

 

[나시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