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양화의 아름다움, 배채법 [미술/전시]

배채법 소개하기
글 입력 2022.02.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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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의 회화를 잘 표현하는 배채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동양 회화에는 수묵화, 담채가 주는 은은함과 어딘가 서정적인 분위기가 자아내는 아름다움이 있다. 배채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대상의 정신과 깊이까지 담아야 한다는 우리 선조의 사상을 담고 있다.

 

배채법이란 비단 그림의 뒷면에 채색하여 그것이 앞면에 반투명 상태로 비치게 하는 채색방식이다. 배채는 물감의 얼룩이나 변색, 박락(剝落)을 막아주는 데 효과적이고, 얼굴과 피부의 미묘한 색을 내는 데 좋은 기법이다.

 

배채법(背彩法)은 비단 그림의 부드러운 재질감과 투명감이 표현되는 발색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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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채법의 기원은 고려 불화 채색 화법으로 알려졌다. 고려불화와 조선 시대의 초상화, 청록 산수화, 궁중기록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배채법은 왜 행해졌을까?

 

이는 영조가 신하와 대화하는 부분에서 알 수 있다. “옛 명장의 도상(圖像)을 보니 얼굴색을 칠할 때 북설(北設)을 하지 않고 모두 전설(前說, 앞에서 칠하는 것) 하였기 때문에 해가 오래 지난 후에는 매번 박락에 이르렀다.”

 

이를 보면 앞에서 칠한 채색은 여러 마찰이 가해지면 채색이 떨어질 염려가 많지만 뒷면 채색은 마찰로부터 안전하고 동시에 은은한 색상 효과를 살릴 수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배채는 물감의 얼룩이나 변색, 박락(剝落)을 막아주는 데 효과적이고, 얼굴의 미묘한 색을 내는 데 좋은 기법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초상화의 배채법은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얼굴색이나 흰옷 부분의 은은함을 드러내는 부분적 기법으로 쓰였다.

 

배채법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인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도 있다. 배채는 유화나 수채화 같은 서양회화에서는 불가능한 기법인데, 이유는 서양회화에 사용되는 면지가 두껍기 때문이다. 반면 동양회화의 재료는 비단이나 종이여서 이러한 배채 기법에 적절하다.


또한, 배채는 대상의 내면을 중시하는 동양화론과 함께하는 기법이다. 배채법은 겉으로 드러난 외양만이 아니라 대상인물의 정신까지 담아내야 한다는 전신사조 혹은 전신의 회화론과 잘 맞아떨어진다.

 

배채법은 비단에 대상인물의 사상적 깊이까지 나타내고자 뒷면도 중요하게 배려하는, 우리 선조들의 예술사상과 생활철학이 담긴 기법인 것이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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