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목소리로 마음까지 돌본다 : 바디 사운드

글 입력 2022.02.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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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갖가지 ‘좋음’을 추구한다. 좋은 집, 좋은 관계, 좋은 음식, 좋은 책, 좋은 취미, 그외에도 좋음은 무수하다. 뭉뚱그린 말은 가끔 의문을 만든다. 뭐가 '좋은' 거지? 나에게 좋은 건지, 남에게 좋은 건지, 남에게 좋아서 나에게 좋은지, 혹은 그 반대인지, 나에게 좋다면 어디가 좋은지. 이렇게 세세히 살피기 시작하면, 분명한 기준이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흐릿하게만 느껴진다.

 

책은 모호하고도 불분명한 ‘좋음’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 온전함. 원래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두는 것. 물론 이렇게 단어 정의에 골몰하는 책이 아니다. ‘좋은 목소리’, 즉 나의 온전한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단순히 어떤 수련의 결과로 좋은 발성을 얻는 게 아닌, 내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책의 초반부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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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원(Only One)이 비로소 최고(Best)가 된다.

 

p.34

 

 

잠시 근래의 세상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온갖 곳에서 '정보'라는 이름으로 자극적이고 공격적이나 의식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교묘한 마케팅이 글과 이미지, 영상을 통해 부유한다.

 

이에 반응하듯 사람들은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만들고, 드러내기에 골몰한다. 동시에 나를 지키려고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에서 나만큼은 내가 이해하고 알 수 있는 대상이길 바라는 것이다.

 

가끔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내가 중심 없이 살아서, 내가 나를 몰라서, 이렇게 쉽게 휘청인다고. 자아 성찰과 자기비판은 그 경계가 흐릿하다. 성찰에서 조금 삐끗하면 스스로를 책망하며 깊이 침잠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듣기 ‘좋은’ 목소리를 꿈꾸며 누군가를 흉내 낸다고 하자.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함을 지적하고, 미워하기 마련이다. 그건 자신의 것이 아니고, 타인의 것이니까.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지 않는가.

 

자신도 가진 게 분명히 있을 텐데 시선을 밖으로만 두어 안에 담긴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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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온전한 목소리를 찾는 과정은 결국 내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육체와 정신이 연결된 건 신기하면서도 당연한 일이다. 그 두 가지 모두 나인데 하나만 바꾸려는 건 반쪽만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목차만 보아도 나온다. 마음과 생각에 관한 이야기가 무려 책의 절반이다.

 

1장에선 ‘마인드풀 바디사운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그다음 장에선 그 방법을 보여준다. 목소리와 명상의 연관성을 이 대목에서 느꼈다.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거의 밈처럼 쓰이는 말이 있듯 호흡은 목소리를 낼 때 중요하다. 그리고 명상은 이 호흡을 의식적으로 감각하며 집중하는 수련법이다. 몸을 이완함으로써 자연히 마음도 이완하는 셈이다.


3장부터는 아마 이 책에 관심 가질 대부분이 주목할 방법론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발성 연습을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말하듯 노래한다’라는 익히 들어본 표현을 실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는 발성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개선 훈련 방법을 말한다.


훈련하면서 기억해야 할 건 어떤 일이든 단숨에 눈에 띄게 달라지는 건 없다는 점이다. 빠름이 당연한 세상이다 보니, ‘가성비’라는 이름으로 인풋 대비 아웃풋이 극명한 방법론을 골몰한다. 그러나 연습만큼 효율적이고 정직한 게 있을까. 차곡히 쌓아가면서 소소한 성취까지 느낀다. 과정은 지난해도 지난한 만큼 얻는 게 있다고 믿는다.


이 마음가짐이면 책을 찬찬히 읽으며 자기 몸이 지닌 소리를 알아가기 충분하다고 본다. 나에게 편한 목소리를 각자 찾아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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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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