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낯섦의 기록

오늘도 낯섦을 느끼기에 행복하다.
글 입력 2022.02.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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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면 수백 번 마주하게 되는 감정이다. 큰 변화로 인한 낯섦이 존재할 수 있으며 아주 근소한 차이로부터 낯섦이 유발될 수 있다. 오늘 처음 방문하여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카페 역시 낯설다.

 

최근 낯선 지역에 내려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었다. 이전까지 내게 새로운 변화는 오로지 설렘만 가져다주었는데 이상하게 이번만큼은 설렘과 두려움을 가져다주었다. 왜일까, 원인을 생각해보니 새로운 도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점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서야 비로소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느낌을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아직 어리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성숙할 스무 살 중반의 나이가 되어보니 확실히 자중하고자 하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나를 드러내고자 했던 20대 초반과는 달리 낯선 이에게 나를 드러내는 게 두려웠고 말을 아끼고자 했다. 타인과의 갈등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할 수 있음을 깨달았기에, 또 나를 과감히 드러내는 것은 언젠가 내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느껴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낯섦이 주는 설렘은 짜릿하다. 낯선 공간에서의 새로운 만남은 팽팽한 긴장감을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짜릿함, 즐거움을 준다.

 

예상치 못한 골치 아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하나씩 헤쳐나갈 수 있었다. 낯선 공간에서 어쩌면 더욱 서럽게 느껴질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챙겨주시는 주변분들 덕분에 서러움에 앞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낯섦의 짜릿함을 다시 한 번 더 느낀다.

 

그리고 오늘 이 낯섦을 글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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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셜스토리

 

 

낯섦이 가져다준 두려움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졌다.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가장 설레고 또 두려웠던 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었다. 지금까지 타지에서 뵙게 된 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먼저 도움을 주고자 손을 내밀어 주셨다. 그 덕에 큰 곤경을 피할 수 있었고 타지에서 무탈한 시작을 할 수 있었다. 베풀어주신 따뜻한 배려에 두려움은 차츰 사라졌다.

 

최근 낯섦의 짜릿함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낯섦이 설렘과 두려움을 거쳐 짜릿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물론, 수 많은 낯섦을 겪었지만 이와같은 짜릿함으로 이어지는 건 흔치 않기에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행복을 기억하고 싶다.

 

어찌 보면 새로운 인간관계가 설레고 두려울 수 있지만 결국 더욱 큰 행복, 감사함을 느끼는 근원지가 되어주는 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물론 갈등을 겪고 심리적 고통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 사이의 '정'은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강력한 에너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더 느낀다.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낯설다. 감사하게도 주변 분들 덕분에 낯섦이 주는 설렘은 커졌고, 두려움은 작아졌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타지 생활이 점차 익숙해지면 설렘과 두려움 모두 줄어들겠지.

 

익숙함에 물들어 낯섦의 짜릿함을 잊기 전에 이 느낌 그대로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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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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