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커피 한 잔이 내게 가지는 두 가지 의미 - 도서 '커피 한잔'

글 입력 2022.02.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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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은 문학 비평가인 권영민 교수가 다양한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를 로스팅한 뒤, 커피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블렌딩한 책이다.

 

원두의 종류, 원두를 볶는 방법,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 등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지듯, 커피의 유래부터 문학 작품 속 커피 이야기, 문학 속에 나오는 실제 카페를 찾아 커피를 시음한 감상까지 담았다.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필수 기호품이다. 이를 증명해듯이 거리에서 한 걸음 떼기 무섭게 수많은 카페가 즐비해 있다. 한국에서 커피가 대중의 기호품으로 등장한 것은 1910년 전후로 예측된다고 한다. 그후 해방된 후 한국인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면서 대중의 기호품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이 책은 서문에서 이렇게 한국인의 일상 속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은 커피가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인지를 물으며 본 글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나에게 커피 한 잔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중학교 3학년 즈음부터 커피를 마셨는데, 그때부터 커피를 즐겨 마셨다. 물론 커피 취향이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당시에는 달달한 커피를 좋아해서 캐러멜마끼아토와 같은 커피를 즐겨마셨는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를 좋아해서 즐겨 마시게 되었다. 무릇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내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커피는 내게는 두 가지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1.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

 

나는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공부나 일을 시작하기 전 무조건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커피를 사거나 커피를 타는 일은 나에게 있어서는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는 하나의 사인인 것이다. 보통 이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아이스 카페라테를 마시는데 맛보다는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맛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 후 점심이나 저녁 경에 한 잔을 더 마시고, 새벽까지 업무가 남아있는 경우에는 새벽 2시 정도에 한 잔을 더 마신다. 얼음은 다 녹아서 커피 맛이 해쳐졌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커피를 마신다. 이때 나에게 커피는 단지 잠을 깨기 위한, 그리고 업무를 지속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2. 여유를 느끼기 위해 마시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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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마신 커피 한잔

 

 

하지만, 나는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도 쉴 때도 커피를 찾는다. 특히, 날 좋은 날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보통 여유를 느끼며 마시는 커피는 아이스보다는 핫(hot)으로 먹는데, 커피의 온전한 맛과 향기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이때는 커피 맛이 좋다는 곳을 찾아가거나 분위기가 좋은 곳을 찾아간다. 또 여행을 할 때 꼭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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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치노를 마실 때면 시나몬 파우더를 듬뿍 뿌려 먹는다

 

 

서울에서는 안국역에 있던 조그마한 카페의 카푸치노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라져서 퍽 아쉽다. 지금 기억에 남는 카페는 대학로 학림다방의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 삼청동 거울한옥 미러룸의 카푸치노가 떠오른다. 프랜차이즈 카페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커피빈의 카푸치노를 좋아한다. 카푸치노는 바리스타의 실력에 따라 거품의 무게가 다른데, 개인적으로 무거운 거품을 좋아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런 거품을 만들어내는 카페는 거의 없다.

 

예전에 커피빈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같이 일하던 직원분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으셨다. 그 당시 그분이 내가 카푸치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함께 일하는 날이면 항상 카푸치노를 만들어주셨는데, 지금까지 먹었던 카푸치노 중에 가장 맛있었다. 묵직한 우유 거품이 먼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거품과 커피가 함께 앙상블을 이루며 입안으로 들어왔었다. 지금은 맛볼 수 없는 커피지만, 아직까지도 가끔 생각난다.

 

제주도에 사는 사촌 언니의 남편분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시고, 카페를 잠깐 동안 운영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A-Z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커피를 내리신다고 해서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저녁 8시경이었는데 연속으로 3잔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속이 쓰리고 그날 잠을 못 잤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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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홀튼 커피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잠시 지낼 때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지 못해 맛있는 커피에 엄청나게 갈증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미국과 캐나다 경계선에 있는 버팔로 지역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스타벅스 보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인 팀홀튼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우버를 타고 도심으로 나가지 않는 한 카페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학교 카페테리아 안에 있던 커피 머신이나 팀홀튼 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너무 맛이 없었다. 그래서 심지어 카페테리아에서 팔던 스타벅스 병 음료를 사서 마셨을 정도였다. 견디다 못할 정도가 되었을 때 친구들이랑 우버를 타고 도심으로 나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마셨다. 그 정도 버팔로에서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가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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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 마신 라콜롬브 커피

 

 

하지만, 미국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뉴욕 소호에서 맛본 라콜롬브(La Colombe) 커피였다. 블루보틀과 라콜롬브가 유명하다고 해서 둘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라콜롬브에 가서 우연히 라테를 주문해서 마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뉴욕을 여행하는 3박 4일 동안 매일 마셨던 기억이 있다.

 

라콜롬브는 동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카페여서 시카고에 갔을 때 도심 중앙과 퍽 먼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30분을 걸어서 커피를 마시러 그곳에 걸어갔었다. 당시 한국에 오기 전 원두를 사 왔었고, 한국에 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했었다. 혜화에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몇 번 찾아갔었는데, 원두가 다른 것인지 도저히 당시에 먹던 맛이 나지 않아 지금도 아쉽다.

 

책을 읽는 동안 커피의 문화와 역사뿐 아니라 문학과 그림 속에 스며든 커피 및 카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무척이나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또한 나 자신에게 '커피'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회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말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 중 하나가 아니다. 커피의 종류도 가지가지이며 사람마다 커피를 즐기는 방식도 서로 다르다. 커피가 사람들의 생활관습도 바꾸어놓고 일하는 태도까지 변화시킨다.

 

커피는 문화이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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