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공연은 끝나지 않았어! - 언더스터디

글 입력 2022.01.30 13:0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

해당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대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저 무대에서 펼쳐지는가! 그러다 우연히 ‘언더스터디’를 알게 되었다. 배우가 갑자기 대체되어야 할 경우에 대비하여 같은 배역을 연습하여 대기하는 사람을 뜻하는 이 명사는 내 마음을 흔들었다. 무대를 위해 연습을 하더라도 그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시간은 과연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란 의문이 에디터의 마음을 흔들었다.

 

 

 

'너 오늘 주인공 대신 공연해야 해'


 

20220127130525_dgeepclq.jpg

 

 

그러다 ‘언더스터디’라는 연극을 보게 되었다. ‘너 오늘 주인공 대신 공연해야 해’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연극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연극 ‘언더스터디’는 20세기 최고의 문학가로 손꼽히는 프란츠 카프카의 가상의 미공개 작품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할리우드 톱스타인 브루스의 언더스터디인 제이크와, 제이크의 언더스터디를 맡게 된 해리, 그리고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록산느의 리허설을 다룬다.

 

그 안에는 통용되는 관계가 있다. 언더스터디라는 단어 하에 이루어지는 차등적인 관계에서 제이크, 해리 그리고 록산느는 각각의 입장과 사연을 펼쳐 보인다. 그 사연은 한 발의 총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해리는 관객들에게 총소리를 낸 것이 자신이며, 깜짝 놀랐는지 묻는다. 너무 해맑은 얼굴과 함께 해리는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발견한 제이크는 해리가 못마땅하다. 그런 그 둘을 끌어 잡고 록산느는 리허설을 진행해 나간다.

 

 

 

엉망진창인 리허설이 꼭 필요하다


 

20220124102913_ssuxuuzl.jpg

 

 

엉망진창인 리허설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엉망진창인 분위기가 필요한 요소라고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해리는 지속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분명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언더스터디의 언더스터디인 그의 지위 때문에 그의 말은 리허설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해리가 갖고 있는 록산느와의 사적인 관계성 또한 리허설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제이크도 해리가 못마땅하다. 자신도 역시 언더스터디이지만, 해리보다는 좀 더 괜찮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개봉 첫 주에9천만 달러를 거둔 액션 영화의 주연이라는 점은 자존심을 높여준다. 하지만 그의 자존심 또한 번번이 무너진다. 리허설 중간에 울려 퍼지는 전화벨 소리에 제이크가 반응하는 모습은 자신이 원하는 지향점을 보여준다. 바로 자신이 출연하고 싶은 영화의 캐스팅 가능 여부이다. 그 전화가 거절의 의사를 담을수록 제이크는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 즉 자신도 언더스터디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제이크는 그럴수록 외친다. “변신의 그레고르처럼 말이에요”라는 말처럼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화살을 해라에게 외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도 브루스의 언더스터디이기에 그 말에 해당될 수밖에 없다는 슬픈 현실을.


그런데 점점 록산느도 제이크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해리에게 동요된다. 이 신에서는 이렇게 표현되는 게 더 좋지 않아?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극 리허설을 이끌어 나간다. 그 안에서 진행되는 통렬한 유머는 웃음과 함께 현실을 일깨운다. 언더는 과연 의문을 가지면 안 되는가? 그게 통용되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을 자아낸다. 그리고 든 또 하나의 의문. 과연 쇼는 언제부터 시작인가? 지금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것 또한 무대이자 쇼이지 않는가?

 

 

 

"제이크 뭐해요? 빨리 춤 알려줘요."


 

20220125110504_lgweucpr.jpg

 

 

세 사람의 무대의 열기는 더해진다. “이 술을 마셔야 하는가?”, “재판관은 여자이면 왜 안 되는가?” 온갖 질문들이 오고 가며 무대는 그들의 것이 되어간다. 그 벨 소리가 울리기 전까지 말이다. ‘브루스가 새로운 영화 출현을 결정했고, 모든 공연 회차는 취소될 예정이다.’ 통화 속 이 한 마디가 그들의 무대를 멈춘다.


해리가 이때 한마디를 던진다. “제이크 뭐해요? 빨리 춤 알려줘요.” 멈춰졌던 무대 속에서 해리의 말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멈춰져 있던 제이크가 다시 춤을 추게 시작한다. 록산느마저도 제지를 하다,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무대를 맞추며 진행해 나간다. 음악이 울려 퍼지고 그들의 무대는 계속된다.

 

110분의 시간 동안 극은 끊임없이 웃음과 함께 메시지를 던진다. 언젠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무력감을 느껴보았던 사람이라면, 이 메시지를포착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언젠가 누군가의 언더스터디였던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침묵은 x나 최악의 패배야!”

 

누군가가 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도, 우리의 무대는 이미 시작되었을 것이다. 무대를 위해 보낸 모든 시간이 나의 것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길, 박수를 받지 않더라도 그 무대를 위해 내가 의문을 갖고, 해결한 그 시간 모든 것은 나의 것인 것이다. 절대로 침묵하지 않고 나를 위해 무대를 이끌어 나가는 지금. 우리들의 무대는 계속될 것이다.

 

 

 

심혜빈.jpg

 

 

[심혜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67185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E-Mail: artinsight@naver.com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