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국의 신비로운 이야기와 미디어 기술이 만나는 경험 :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글 입력 2022.01.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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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안녕 인사동 인사 센트럴 뮤지엄을 방문하였다. 작년에도 딜라이트 서울이라 하여 한국적인 테마를 통한 미디어 아트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한국의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기담이나 귀신 그리고 상상의 동식물들을 미디어로 만나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회이다.

 

지금까지 인사 센트럴 뮤지엄에서 하는 전시를 종종 방문하였는데 항상 전시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이다. 이번에는 또 어떠한 기억을 선물해 줄지 기대감을 가득 안고 방문해 보았다.

 

 

1.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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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들어서기에 앞서 전시장 입구부터 정말 화려하기 그지없다. 사실 전시장 입구부터 이렇게 전시를 시작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입구부터 알 수 없는 캐릭터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전시의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 실버피쉬의 감각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캐릭터들이 모두 보인다. 전시를 다 끝나고 나와서 보니 이제는 조금은 익숙한 존재였지만 처음에는 이게 다 무엇일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어떤 것을 만나게 될지 매우 궁금해졌다.


이 첫 공간은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져있다. 오래전, 집 안에 부정이나 잡귀가 대문을 통해 들어온다 생각하던 조상들은 이를 막기 위한 풍습으로 조선시대에 신도, 울루라는 신의 이름을 붙였다.

 

신도와 울루는 중국의 고대 신화인 치우 천왕기에서 나오는데 치우천왕이 신도와 울루라는 신통한 도깨비(신)들을 데리고 다녀서 항상 귀신들을 이겼고 이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전해져 신도울루는 아주 오래전부터 귀신을 쫓는 신으로 섬기게 되었다. 삿된 기운은 집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로 둘의 이름을 문에 붙여 문을 지켜오는 신으로 여기게 된다.


이곳에서 보이는 문은 상상의 문으로 표현되었는데 신도 울루가 지켜주는 이 문을 지나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기묘하고도 상상 속의 세계가 디지털 미디어 작업으로 펼쳐지게 될까?

 

 

2.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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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람들은 돌, 그리고 나무에 길흉화복을 기원하며 다양한 신이 나 도깨비를 새겨왔다. 이렇게 시작된 형상은 수천 년간 궁궐, 사찰, 처마, 지붕 위 추녀마루에서 살아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온다.

 

사실 일을 하면서 어처구니 이야기라는 동화책을 본 적이 있어서 익숙했던 이야기였고 어처구니 나중에 직접 경복궁을 찾아 어처구니(잡상)를 실제로 보기까지 했는데 이 이야기가 이어져 이번 전시를 통해서까지 이어진다니 뭔가 이걸 보기 위한 흐름이었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공간으로 첫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어처구니는 또 다른 말로 잡상으로 불리는데 잡상은 홀수로 만들며 기와지붕 위에 설치할 수 있으며 궁전 건물이나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만 올려 왕궁을 상징하는 존재로 살아있다. 잡상의 조각상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유기 등장인물인 삼장법사(대당사부), 오공(손행자), 저팔계, 오정(사화상)과 용, 봉황, 사자, 기린, 천마, 해마, 물고기, 해태, 원숭이 등을 줄줄이 장식한 동물 모양의 조각상이다.


사담이지만 어처구니는 왕궁을 상징하다 보니 왕궁을 지을 때 처마에 어처구니를 올리지 않는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면 당황스럽고 해서는 안 되는 큰 실수를 저질러서 오는 낭패감으로서 어차구니가 없다는 관용어로 쓰였을 만큼 궁궐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무튼, 이런 어처구니들은 전시장 내부에서 조각상의 모습과 사방신(청용, 백호, 주작, 현무)의 모습으로서 등장한다. 과거와 현재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처럼 보이는 미디어를 보면서 이곳을 지나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3. 시공간의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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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안개, 그리고 시공간이 빠르게 변화하는 회랑으로 무한하게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의 이 공간 끝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이 공간의 끝을 상상하게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다가 새로운 시공간으로 이동을 표현하고 있는데 첫 공간 자체가 너무도 화려한 미디어였기 때문에 그와 반대되는 시공간의 초월이라는 공간은 뭔가 빠르고 변화하는 느낌보다는 고요하고 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긴장감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생각보다는 높이가 크고 거울의 반사와 온통 새하얀 느낌의 공간, 그리고 낮게 울려 퍼지는 에밀레종의 종소리의 울림이 멋있다고 느껴졌다. 안개가 있다고 하는데 방문했을 때 안개는 따로 없었다. 안개가 있다면 더 신비로운 느낌이 났을 것 같지만 그냥 흰색의 깔끔한 이 공간 자체도 매력적이다.

 

 

4. 달토끼, 그림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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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에서 떡방아를 찧는 달토끼는 무병장수와 복을 빌어주는 신비로운 존재이다. 달토끼 전설은 중국의 고대 신화에서 등장하는데 항아(달 속에 사는 전설의 선녀)가 불사약을 가지고 달나라도 도망을 가서 달의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나와 나중에는 계수나무와 옥토끼가 살고 있다는 전설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토끼는 토끼와 거북이에서 간이 약으로 쓰일 정도로 영험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일까, 달의 모양에 토끼가 있다고 믿는 전설은 그저 모양에서만 나온 게 아니었던 걸까?


이곳은 그림자를 통해서 바코드를 스캔하여 찍는 체험이 있었으나 방문했을 당시엔 달빛에 비추어진 그림자의 이야기들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쿠션처럼 생긴 의자가 있어서 잠시 미디어로 된 달빛을 구경만 하였다.

 

 

5. 우리 마을 소원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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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고 우리를 지켜주는 계수나무의 전설을 아는가? 눈부시게 빛나는 계수나무로 향하는 길이 보이는 공간이다. 분명히 전 공간에서 달토끼를 보았기 때문인지 바로 계수나무로 이어지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바로바로 노래 하나가 떠올랐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행한 어린이 잡지인 어린이를 통해 발표된 윤극영 님의 [반달]이라는 제목의 이 동요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로 은하수에 떠 있는 반달을 쪽배로 비유한 서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쎄쎄쎄 라는 놀이를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법한 노래이다.


노래 속에 담겨있는 구절 중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라는 내용에서 벌써 설화가 두 개나 나온다. 달에서 사는 토끼, 그리고 계수나무 이 두 개는 100년 전인 1920년에도 존재하던 설화로서 그 먼 과거로부터 믿어 내려온 이야기로 나의 소원을 들어주는 전설로 내려온다.


이러한 계수나무 전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바로 다음 섹션으로 가기 전 소원을 써서 벽에 붙여보는 체험이 있어서 참여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전설 속의 계수나무를 직접 만난 것 같았다.

 


6.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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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늘의 별자리를 목성의 위치에 따라 12차로 나누고 달의 위치에 따라 28수로 나누어 차례대로 배열한 천문도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이기에 그 가치가 굉장히 크고 100대 민족문화 상징물 가운데 하나이며 그래서 우리나라 만 원권에도 표시가 되었을 만큼 중요하다.


이곳에서 나의 생년월일에 맞는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는데 바코드를 스캔하면 15초간 나의 별자리가 나오게 된다. 나는 서방백호로 꿩이 나왔는데 조용하고 편안한 곳을 잘 찾고 의리가 있고 은혜를 잘 깊지만 허영심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의미도 적혀 있어서 재미있었다.

 

 

7. 도깨비 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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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불도 나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특히 도깨비불은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해서 어촌에서 많이 믿던 이야기라고 한다. 도깨비 불이 푸른색이라는 의미 또한 바닷가 근처나 모래사장의 성분 가운데 인이 많아서 습기와 만나 푸른빛이 띈 걸로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소원을 들어주는 이 도깨비 불을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센서가 손을 인식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 불이 등장한다. 도깨비 불은 또 모양이 다양하고 홀로그램이다 보니 눈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영상이나 사진으로는 자르게 보여서 더욱 신기했다. 진짜 도깨비불을 본 느낌이다.

 


8. 꿈의 도서관 / 소환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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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도서관에서 전설 속 동물들이 숨어 살고 있는 콘셉트로 프로젝션 맵핑과 4면의 미디어 거울로 무한한 공간을 만들어 내 굉장히 신비롭고 이색적인 공간을 표현 한 장소였다.


평소에 미디어 파사드를 좋아하는 편이였는데 요즘에는 건물이나 벽면 등 오브제가 있는 공간에 프로젝터를 이용해 이를 스크린처럼 쓰는 프로젝션 맵핑이 요즘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 같았다. 최근 DDP나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아니면 덕수궁 석조전, 수원 화성 등 정말 많은 곳에서 하고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와 같은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번 미디어는 어떻게 표현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확실히 거울을 활용한 효과가 굉장히 컸던 곳으로 규모도 크지만 실제로는 더 크기가 커 보이는 시각적인 착시 효과가 있어서 무한한 공간이라는 말이 직접 와닿았던 섹션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설 속의 동물들을 소개하는 도감도 있었는데 평창 올림픽 때 보았던 인면조도 보였고 개인적으로는 묘두사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눈에 밟히기도 했다.

 

 

9. 기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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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인터렉션 공간이 나왔다. 내 안에 숨겨진 신비한 힘인 기를 만날 수 있던 장소이다. 이곳에서 나의 사진을 찍고 나와 맞는 기의 움직임, 에너지를 넣은 사진을 찍어서 기념을 할 수 있던 곳이었다.



10. 무시무시한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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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속 무시무시한 귀신들은 여전히 우리들 곁에 있다. 이런 상상 속에 있던 귀신들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성격으로 있을지 서울 거리에 숨겨진 귀신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전시장 안에 봉고차 한 대가 떡하니 있다는 점이다. 차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가 잘 쓰고 있는 인형 뽑기나 클럽 안에서 귀신들이 무시무시 클럽을 즐기는 모습으로 굉장히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어서 진짜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신나는 클럽에 놀러 온듯한 기분이랄까?

 

특히나 이곳에 있는 귀신들은 밖에 어떤 귀신이었는지 설명이 다 있어서 설명을 한번 보고 와서 귀신을 찾아보는 게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11.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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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존재조차 몰랐던 가택신에 관한 내용이 담긴 공간이었다. 집안 곳곳을 관장하고 집을 편하고 안락하게 만들어주고 보살펴주는 신으로 사실 가장 유명한 가택 신은 아마 아이를 점지해 주는 삼신이나 터주신이나 성주신등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조왕신, 업신, 소삼신, 측신, 우물신, 제석신 등 생각보다 많은 가택신들이 있었다.


가택신이 관장하는 이 처소에 놀러 가서 가택신들을 직접 소환해 보고 같이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택신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배우고 가는 공간이었다.

 


12. 나만의 수호신 만들기 / 귀신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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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만의 수호신, 아니면 귀신을 그려보는 체험 공간이 나왔다. 이곳에서 직접 자신의 수호신을 그려 미디어 아트로 만들 수 있는데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미디어 아트로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묘두사가 마음에 들어서 묘두사를 그려보며 마무리하였는데 좀 더 생각을 해보고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개성을 잔뜩 넣은 수호신을 만들어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

 

미디어와 한국의 전통 귀신이나 동식물을 만나보며 정말 사람의 상상력은 참 다양하다고 느꼈다. 돌과 나무로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달토끼, 계수나무, 별자리, 도깨비불, 전설 속 동물, 기, 귀신, 가택신 등 정말 다양하게 나타나서 우리 곁에 살아 숨 쉰다.

 

먼 예전부터 내려온 이런 존재들로 영감을 받아 다시 미디어로 재탄생 되어 새로운 소재로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전시 자체가 거리감이 있기보다는 친근감이 더 들었던 것 같고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또 다른 경험을 주는 발판이 된 것 같다. 결국 이 발판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가지 않을까?


한번 한국의 신비로은 12가지 이야기 미디어 전시를 방문하여 기묘한 이야기들을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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