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낯설고도 새로운, 그러나 대중성 있는 [음악]

우리에게 익숙한 남매 뮤지션, 악뮤(AKMU)
글 입력 2022.01.0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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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K-POP Star(시즌 2)를 통해 혜성같이 나타난 뮤지션, 바로 ‘악뮤(AKMU)’이다. 당시 17살, 14살이었던 이찬혁, 이수현 남매는 하나도 긴장하지 않는 모습으로 무대를 즐겼고 자작곡 <다리 꼬지마>를 통해 심사위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위트 있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남매의 두 목소리가 만들어낸 하모니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자작곡들을 통해 차트 줄 세우기를 보여주는 등 가요계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이후로도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악뮤.

 

이들의 가장 최근 앨범인 Next Episode를 함께 살펴보자.

 

 

[크기변환]악뮤.jpeg

 

 

Next Episode는 독특하게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에 악뮤 외에 타 아티스트들이 함께했다.

 

오롯이 악뮤만의 목소리만을 담은 <항해> 앨범과는 사뭇 다른 방향성이다. 이선희, 아이유, Zion T, Beenzino, 잔나비 최정훈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피처링이 더해져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총 7개의 곡이 수록되어 있는 이 앨범의 주제는 ‘Beyond Freedom(초월 자유)’이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안락과 편안함을 넘어 어떠한 환경이나 상태에도 영향받지 않는 내면의 자유를 의미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희망을 찾고, 결국 우리가 꿈꾸는 목적지로 도달할 수 있다는 AKMU의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1. 전쟁터 (with 이선희)


 

 


전주부터 레트로함이 느껴진다. 옛 감성이 느껴지지만 결코 촌스럽지는 않다. 가사는 더욱 그렇다. 현시대를 표현하면서도, 인간의 이기심을 풍자한다. 2절 도입에 흘러나오는 이선희의 목소리는 청아하면서도 고요하며 묘한 슬픔이 깃들어 있다.

 

악뮤가 이야기하는 ‘전쟁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춘 세상을 말하는 것일까, 점점 각박해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말하는 것일까.


Hey kid Close your eyes

답답해도 조금만 참아

여기 전쟁터에선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들릴 테니까

 

 

 

2. 낙하 (with 아이유)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자, 악뮤 X 아이유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가사를 보며 들었을 때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는 너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함께 ‘낙하’해도 괜찮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다. 어쩌면 악뮤가 자신들의 팬에게 건네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래를 향해 떨어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 반대로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눈 딱 감고 낙하- 하-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초토화된 곳이든

뜨거운 불구덩이든

말했잖아 언젠가 그런 날에

나는 널 떠나지 않겠다고

 

 

 

3. BENCH (with Zion.T)



 

 

레트로한 기타 반주와 무덤덤한 Zion.T의 목소리가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던 곡이다. 이 곡에는 악뮤 수현의 목소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조금 의아했는데, 찬혁과 Zion.T의 목소리 합이 이 곡에 더 어울려 그런 듯했다.

 

이 곡 BENCH의 화자는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며, 이를 노래를 통해 승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경쾌한 멜로디와는 다른 씁쓸한 가사가 노래를 들을수록 눈에 더 들어온다.

 

난 평활 원하기 때문에

사랑하고 싶기 때문에

이른 아침 벤치 위에서 깨어나

모든 걸 잊고 있어

 

 

 

4. 째깍 째깍 째깍 (with Beenzino)



 

 

이 노래의 화자는 ‘침묵’이 그리웠던 사람이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의문을 가질 만큼 모든 인류애를 상실한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던가. 이를 날카롭게 꼬집는 노래인 것 같다.

 

‘째깍 째깍 째깍’이라는 의성어를 노래의 후렴에 배치함으로써 시간을 조금 더 가치있게 쓰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기도 하다.


버튼을 누르지 마요

누르지 말라 쓰여 있잖아요

누군가의 경험을 통해

득을 볼 줄도 아세요

 

 

 

5. 맞짱 (with 잔나비 최정훈)



 

 

이 노래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대로 풀어놓은 듯한 곡이다. 개인적으로 잔나비 최정훈의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이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인상 깊었다.

 

나와 맞지 않다고 느낀 사람과 싸웠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다.


나는 이제 모두에게

사랑 받을 이유를

누군가의 칭찬과 관심을

구걸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과만

행복하게 살래요

 

 

 

6. Stupid love song (with crush)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가수 크러쉬의 음색을 제대로 알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음색이 좋다는 건 대충 알고 있었지만,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그 느낌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음색 깡패 크러쉬와 악뮤 수현의 만남은 나에게 믿고 듣는 조합이 되었다.

 

이 곡은 늘 내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을 가사로 써 낸 것 같았다. 수많은 가사들이 이별을 말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자 쓰라린 아픔이다. 현재 그 사람과의 이별이 진행 중인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가사를 써서 노래로 부르는 것이 ‘stupid love song’ 그 자체가 아닐까.


비밀 같았던 나의 아픔을

이젠 모두가 부르네

Everybody like it

나의 상처로

짓눌러 써내린 멜로디

 

 

 

7. EVEREST (with Sam Kim)



 

 

제목을 보자마자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짐작이 갔던 곡이다. 소울풀한 샘 킴의 목소리가 더해져 더욱 느낌 있는 곡이 되었다.

 

이 곡의 화자는 길이 없는 에베레스트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는 산행인들처럼, 끊임없이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능하지 못한 것은 세상에 없다고 말한다.


때때로 우린 보게 되지

가능치 못한 건

세상에 없단 증거를


*

 

악뮤는 이처럼 하나의 주제로 7곡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지친 일상의 연속인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그들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찬혁, 수현 남매. 앞으로의 남매가 펼칠 음악과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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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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