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2월의 마지막 날 [사람]

글 입력 2021.12.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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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다가온 12월의 마지막 날. 2021년의 끝트머리에서 나의 1년을 정리해본다.

 

올 한 해를 살아오며 고마웠던 사람들을 떠올리고, 사진첩을 열어 행복했던 순간들을 꺼내어 본다. 또, 다사다난했던 순간들을 무사히 버텨낸 나에게 또 나와 함깨해준 이들에게 그간의 감사했던 마음을 적어본다. 1년간 나를 살게 했던 존재와 순간.

 

유난히 숨막히던 올해, 숨가쁜 나의 삶이 조금은 느슨해질 수 있게 옆에서 온기를 나누어준 모든 것들에게 내 1년은 그들 덕분에 오늘을 맞이했노라고 전하고 싶다.

 

 

 

가끔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삶의 이유가 충분해진다. - 2021년의 하늘


 

점점 예측할 수 없는 계절의 변화 덕에 그 계절에 걸맞는 하루가 유독 소중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계절의 소리를 듣고, 계절의 냄새를 맡았던 그 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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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고, 눈꽃이 맺히는 사계절의 변화. 고개를 들어 딱 1분.

 

1분만 하늘과 나무,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하루를 힘차게 살아갈 힘이 차오른다. 한결 같으면서도 매번 새로운 자연의 변화는 나의 하루를 풍족하게, 내 삶의 이유를 충분하게 만들어 준다. 하루에 한 번 하늘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동생을 따라 하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냥 별 생각없이 찍어 보내려 했던 건데 문득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어지러운 생각들이 잠시 잊혀질 정도로. 그 뒤로 힘들 때면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본다. 보기만 해도 에너지 충전이 되는 기분이랄까? 정말 삶의 이유가 이것뿐이라고 해도 충분할 만큼 마음이 편안해진다.

 

 

 

괜찮아도 괜찮아! - 2021년의 사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몰아치던 2021년, 내가 내 삶을 거뜬히 버텨내게끔 도와준 사람들이 생각난다. 온전히 너를 위한 시간을 가지라던, 방황과 실패를 헷갈려선 안된다던 말, 언제든 기대라던 그들의 말과 마음.

 

그 덕분에 '내가 괜찮아도 될까?', '쉬어도 되는 걸까?' 의심만 늘어가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현재의 나'를 위한 일종의 휴식기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읽고싶은 책을 읽고, 보고싶은 영화를 보고. 하고싶은 일들을 온전히 '나를 위해' 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괜찮아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들의 걱정과 위로에 얼마나 큰 고마움을 느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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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야기가 좋아서 예술을 사랑하게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게 힘들어지더니 타인에게 철저히 관심을 끄고 살게 됐다. 전처럼 좋아하는 노래도, 영화도, 책도 잘 들여다 보지 않게 됐다. 그러다 아무 생각없이 인스타그램 속 한 에디터가 쓴 글을 읽고 정말 오랜만에 보고싶은 영화가 생겼다.

 

이번 에디터 활동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그 글이 가장 큰 지점이 되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사람과 삶에 대한 사랑, 예술을 통한 소통에 대한 열정을 느끼고 싶어서. 예술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는 나의 믿음처럼 다시 한 번 예술이 내 마음을 울려주기를 바랐다.

 

내 믿음을 저버릴 새 없이 '세상이 나한테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시련이 득달같이 나를 찾아올 때, 나를 숨쉬게 한 것은 사람들과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내 곁의 사람들이 전하는 위로와 걱정 덕에 내 일상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었다.

 

나를 위해 웃고 우는 법도 까먹고 살았던 내게 취미 용품들을 바리바리 싸들며 찾아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직접 그려 선물해주고, 수시로 안부 연락을 해주던 이들 덕분에 다시 나의 시간과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요리를 좋아하던 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오랜만에 음식을 만들었고, 김애란 작가의 소설이 읽고 싶어 새벽 느즈막히 그의 책을 펴서 읽었다. 넷플에 저장만 해두던 영화를 하나, 둘 꺼내 보았고,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에 여념하던 예전과 같이 여러 음악들을 찾아 들으며 내 취향의 것을 골라냈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 내 취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현재의 내가 말하고자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또 중요한 것은 나는 사람없이는 절대 살 수 없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사람이 밉기도 하지만 나는 사람들 덕분에 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유 받는다.

 

12월의 마지막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나의 오늘을 만든 모든 것들에게 정말 큰 고마움을 느낀다.

 

2022년에는 현재의 나를 잘 챙기며, 주변 사람들에게 지난 고마움을 베풀 수 있길.

 

 

[정다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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