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8개월동안 인턴생활 끝에 얻은 3가지 깨달음

맨 땅이라는 세상에 헤딩하면 느끼게 되는 것
글 입력 2021.12.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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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의 대학생활 중 1/2을 마친 어느 날. 불현듯 학교 밖을 벗어나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휴학계를 신청했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으로 향한다는 것은 마치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마냥 얼마나 큰 '연약함'을 지니는 일인지. 그때 내겐 연약함 대신 '패기'로 똘똘 뭉쳐진 강렬한 의지밖에 없었나보다.

 

휴학을 하면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인턴'이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통해 신생 브랜드의 인턴으로 입사했다. 지난 8개월간 근무했던 기업의 신생 브랜드는 미니멀리즘과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친환경 뷰티브랜드였다. 아동가족학과라는 전공과는 전혀 맞지 않는 쌩뚱맞은 '뷰티' 분야라니. 화장품을 사는 취미조차, 뷰티 트렌드를 읽고자 시도조차 안 해본 나에게는 달궈진 아스팔트라는 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다.

 

처음 접해보는 분야, 처음 직면하는 여러 가지의 문제 상황들, 개선하고자 노력해도 또 다시 처음부터 엎어지는 일들의 반복 등을 겪으며 그간 많은 양의 눈물을 털어내야만 했다. 마치 눈물 없는 성장은 없다는 공식을 체감하는 기분이랄까. 연약하게도 나라는 한계의 틀에만 갇혀있었던 필자는 세상 밖으로 손을 뻗기 위해, 스스로의 유리창을 깨는 데 온 전력을 쏟았다. 그리고 마침내 3가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 깨달음들은 모호하지 않다. 확실하다. 분명하다.

 

 

 

생각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곧바로 '실천'한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 첫 번째다. 생각(Thinking)보다 실천(Action)이 중요하다. 실천으로 완성되지 않은 생각은 고여있는 연못과도 같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행위'는 용기가 필요하다. 즉 생각을 생각으로 두었을 때 느껴지는 안정감에서 벗어나려는 결단이 참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에 불필요한 시간을 쏟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한데, 사실 이 부분은 회사생활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중요한 깨달음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컨대 회사에서 동료들과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것?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 모두 좋다. 그러나 이 중에 정답은 없다. 일단 무엇인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해보고 도출한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인 소통을 이끈다. "요즘 다른 브랜드가 a라는 전략을 쓰는 것 같은데, 우리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는 의견 제시와, "다른 브랜드가 하는 a라는 전략을 b로 더 개선해서 실천해보았습니다"라는 실제 결과 제시는 하늘과 땅 차이의 효율성을 발생시킨다. 후자는 더 나은 대안과 현실을 만드는 데 직결되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생각으로 머물게 하지 않는 것,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실체화하는 것이 결국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 된다. 아주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앞으로 나가는 '실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끼곤 했다. 현 상태에 머무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



한 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그 스스로 내적 갈등이 벌어지는데, 두 사람 이상이 모여있는 집단이자 사회는 갈등의 가능성과 확률이 얼마나 높아질까? 크고 작은 문제는 매 순간, 매일마다 일어난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는 걸 명심하면 길은 저절로 보이게 된다.

 

문제라는 현상 자체에 매여있지 않고, 현상 너머에 있는 해결고리를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다짐하면 정말로 그 미래가 실현될 수 있다. 수천 만명이 역병과 전쟁, 기아로 목숨을 잃었음에도 현재 21세기의 문명과 디지털 사회가 인류 역사 최대의 규모를 이루는 것처럼,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줄곧 해결책을 찾았다. 하물며 이렇게 인류의 거대한 문제들 또한 도끼를 휘두르듯 끊임없이 해결해 온 '사람'들인데, 당연히 머리를 맞대고 다음 스텝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 사람의 두뇌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한하다.

 

인턴쉽을 통해 무수히 많은 문제에 직면하면서 문제라는 허들을 넘지 못하고 그 틀 안에만 얽매인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수와 동료가 전해주는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법을 계속 체득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해결가능성'에 대한 긍정과 확신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결국 성공할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해결하려는 정신, 가벼운 것은 가볍게 넘어가는 대처 능력을 통해 진정 해결이 필요한 문제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과 의도는 다르다


 

필자는 줄곧 개인적인 수필 형식의 에세이를 써왔다. 이때의 글쓰기는 삶 속에서 자연발생된 '우연'한 사건에 의해 계기를 얻는다. 하지만 인턴쉽을 통해 신생 브랜드의 가치와 진정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달랐다.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의도'되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혹은 목표를 위해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99%의 의도와 1%의 우연만이 있을 뿐이라 느낀다. 마치 99%의 노력과 1%의 운과 같은 원리일까.

 

우리가 만들어낸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가 과연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 상당 부분, 아니 거의 전부 '의도된 기획' 또는 '연출'에 의해 좌우된다. 즉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노출시킬 것인지, 어떤 이미지로 제품과 서비스를 완성시킬 것인지는 고도의 전략과 기획을 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끈질지게 수집하고 더 나은 표현방법을 찾는 연습에 대담히 응해야 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후부터 인턴 생활이 조금씩 달라졌다. 인턴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매여있지 않고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갔다. '대충 열심히 하면 내 몫을 다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게 된 것이다. 역할과 책임감에 목표를 가지면, 그 다음 스텝의 '의도'가 발생하게 된다. Why라는 근본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다음부터 무엇을(what), 어떻게(how) 변화시키고 실천하느냐, 그것뿐이다.

 

지금까지 8개월동안 인턴을 하며 얻은 3가지 깨달음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았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42.195km 총 거리 중에 이제 막 5km 구간에 접어든 기분이다. 이제 시작이다.

 

이번 글에서 언급한 것 외에 인턴으로서, 혹은 사회 초년생으로서 또는 사회와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해주면 감사하겠다. 필자는 지난 8개월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인지라, 언제부턴가 소통이라는 끈의 매력을 깨달았다. 더 넓은 시야로 같은 사회 초년생 혹은 동료들과 더 은 깨달음을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언젠가 필자를 비롯한 모든 인턴이 더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나아가있길 간절히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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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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