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명화를 알게되는 '기묘한 미술관'

글 입력 2021.12.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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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예술사에 관한 공부도 했고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전시회를 가고 문화를 향유했던 시절이 있다. 집중적으로 많은 작품을 보고 공부를 하고 전시회를 갔는데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화가의 특징은 내가 그것을 온 마음으로 집중했을 때인 것 같다.

 

성적을 위해 달달 암기를 하거나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작품을 바라봤을 때는 정말 빠르게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당시에 그게 나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이 든다.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했지만 남는 게 많이 없다는 것이 참 아쉽다. 그만큼 마음을 써서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 보게 되는 명화들은 내가 수업 시간에 배우기도 했고 전시회를 통해 향유하기도 했던 작품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진심으로 그 작품의 이야기를 마음을 담아 바라보고자 했다. 그렇게 했을 때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이 작품들이 남아있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내 마음속 인상 깊었던 스토리텔링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네 - 내 스타일이 그림이 각종 비난과 악플을 받는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 항의 편지를 받는다면 나는 울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중심이 확고하게 있지 않다면 분명 흔들렸을 것이다.

 

마네의 그림을 많이 봤지만, 혹평으로 가득한 것은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는 뚝심 있게 자기 스타일대로 나아갔다.  그 중심은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어떤 평가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림을 그린 그의 단단한 마음을 알아서인지 그의 그림에 더 눈길이 갔다.

 

드가 - 드가의 그림은 시험공부를 위해 정신없기 익히느라 바빴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가 그린 초상화가 어두운 분위기인 것은 이번에 처음 느꼈다. 그리고 그 가족 간의 있었던 일까지 알고 보니 그림의 분위기가 더 잘 보였다. 그만큼 나는 이 그림 자체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차분히 살펴보니 그저 예쁘고 좋은 모습만 그리는 것이 아닌 솔직한 모습을 표현한 그림은 왠지 모르게 더 기억에 잘 남는다. 내가 이런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면 시험공부를 좀 더 영리하게 하지 않았을까? 또한 드가의 그림은 사진과도 비슷한 것 같다.

 

예쁘게 잘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 나라는 사람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라파엘로 산치오 - 라파엘로 산치오 <아테네 학당>은 내가 아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여성 수학자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래서 책을 혼자 읽으면서 살짝 머쓱했다.

 

얼마나 많은 관찰과 관심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산치오가 발견한 그 사람을 그림에 담고 그 그림에 담은 것을 관람객이 알게 되는 그 연결이 과거와 현재의 소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을 보고 나서 나는 정말 수박 겉핥기식으로 그동안 그림을 바라보고 향유했던 것 같다. 친숙한 작품이 많은데 그 그림 속의 사람이 누구인지 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애정 있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기계적으로 외우고 글을 쓰기 위해 그림을 봤던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그림은 사람마다 다 다르고 이유도 다 다른 텐데 나는 한 번이라도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진짜 마음으로 그림을 봤다면 조금은 다른 게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오늘은 아트인사이트에 2021년의 마지막으로 쓰는 글이다. 2021년엔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예술을 마음으로 향유하자는 목표를 가졌는데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이번 책을 통해서 느꼈다. 마음으로 향유하고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글을 쓰는 2022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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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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