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점의 예술화 :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 눈물의 향기

글 입력 2021.12.2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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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POP ART)라는 장르는 사실상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대중적인 장르이자 대부분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장르로 여겨진다. 팝아트라는 하나의 미술 사조에서도 비슷하지만 다른, 개성이 넘치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인디애나 등등 팝아트의 거장으로서 평가받는 인물이 정말이지 다양하다.

 

사실 대학교 시절에 졸업 작품을 그리는 데 있어서 팝아트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시켜 그리기도 했을 만큼 단순화된 선이나 확실하게 표현되는 쨍한 원색의 컬러감에 매려가 되었달까? 이러한 관심은 결국 여러 팝아트 작가들의 전시회를 방문하기까지 이르는데 처음으로 전시회장에서 팝아트를 접하게 된 건 라는 전시를 통해서였다. 사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서가 아닌 실물 작품을 눈으로 처음 만나게 된 시작점이 이 전시이기도 하다.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 전체를 만나 볼 수 있었던 전시여서 전체적으로 팝아트 장르의 작가들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이런 대중 예술에 관한 짧은 상식들을 배우면서 좀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팝아트 거장들의 개개인의 단독 전시들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작가들의 작품을 깊이 알아가고파 몇몇 전시들을 방문해 보기도 했다.


동대문 디지털플라자에서 열렸던 키스 해링 전시, 더 현대 서울에서 진행했던 앤디 워홀 등등 단독전을 가보면서 느꼈던 건 확실히 단독전에서 좀 더 심도 있게 그림과 작가의 생애, 사상과 변화 과정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작가들 사이에서 이어지는 관계성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달까? 어찌하던 한 시대의 한 사조를 이끌어 간 사람들끼리는 어떻게든 연관성이 있기 마련이기에 그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한 작가의 단독 전시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팝아트의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단독 전시가 서울숲 아트센터에서 열게 된다고 하니 이번엔 어떠한 방식으로 이 인물에 대해 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서울숲 아트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전시를 보기 위해 오픈 시간인 10시에 맞춰 가서 조용히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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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벤데이 점 (Banday Dot) 방식으로 작품들을 제작한다. 벤데이점은 점으로 된 인쇄 방식을 고안한 벤자민 데이 라는 인물의 이름을 따서 만든 방식인데 거기에 만화책이나 상업적 이미지를 착용해와서 작품을 만들게 된다. 사실 만화라는 장르 자체는 어찌 보면 그림이다 보니 미술의 한 분야로도 볼 수 있으면서도 미술과는 거리가 동떨어진 장르이기도 하다.


이런 만화적 이미지를 광고 이미지와 같이 넣으면서 두꺼우면서도 검은 윤곽선을 통해 표현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의 시작은 1961년 [이것 좀 봐! 미키 Look Mickey]라는 작품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실제 만화책처럼 표현된 그림과 그 위로 인쇄물을 확대하였을 때 생기는 점의 표현은 당시 미술 시장에서는 매우 획기적인 방법이었기에 그를 순식간에 현대미술작가의 반열로 오르게 만들어주었다.


사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초기 작품은 주로 추상 표현을 통한 작품을 그려냈는데 어느 날 미키마우스를 좋아하는 아들이 "아빠는 저 그림(미키마우스) 만큼 잘 그리지 못할 거예요. 그렇죠?"라는 귀여운 도발 아닌 도발로 그린 그림 한 점이 그는 인생을 완전히 뒤바뀌도록 만들었으니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된 장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시작된 그의 작품은 사랑과 전쟁이라는 진부하지만 정말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가까운 삶의 이야기를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되어 만화의 형식과 망점, 선과 면 등으로 표현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리히텐슈타인의 메인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전시 포스터에 그려진 키스라는 작품이 있었다. 사실 이미지로서만 작게 보던 작품을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저 만화 컷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지만 크게 눈으로 직접 보니 피부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의 시그니처 방식인 벤데이 점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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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의 느낌은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데 색을 달리하던가 크기가 다르던가 색의 색감과 크기를 달리하는 증 벤데이 점의 변화 방식을 통해서 다양하게 표현된 점의 모습이 재미있고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미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붓의 자국을 회화의 주제로 불러들여 표현하기도 한다. 붓 연작 시리즈는 몇 가지 연작 작품이 있는데 전시장 자체가 마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안에 들어온듯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바닥, 벽 모든 게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관람해 본 공간이기도 하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역시나 당대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재해석하기도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피카소, 몬드리안, 모네, 반 고흐 등의 작품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만날 수 있기도 했다. 기존 예술품을 또 다른 미술 재료로서, 마치 만화를 예술로 불러들였듯 또 다른 작가의 작품 방식을 다시 로이 리히텐슈타인만의 예술 방식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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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소 시리즈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일반적인 소는 곡선, 직선으로 쪼개져 마지막에는 직선으로만 남게 되는데 피카소의 작품처럼 큐비즘의 영향을 받아 점차 변화되는 모습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 작품은 오히려 몬드리안의 그림과 비슷해진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실제로 몬드리안의 작품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오마주한 점 등 작가들의 작품을 보니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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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는 사회적, 또는 정치적인 여러 사건들이나 매체 포스터 등 여러 회화 작업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미국의 국기마저 작가 스타일이 고스란히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바닷속 물고기 그림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림 아래로 식물, 물을 지키자는 메시지가 뭔가 마음에 와닿는다. 사실 이 그림이 그려진 지 1971년인데 40년 전에도 지구를 지키자는 환경 운동을 계속 해왔다는 점,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지 못함에 좀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벤데이 점이 그려진 누드 작품들도 볼 수 있는데 후반부인 1993년쯤부터 시작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림들이 많이 보이는데 초반 작품처럼 확실히 더 작품이 강렬 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아마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이라서 많이 보아왔던 그림들이라 그런지 더욱 반갑기도 했다. 이렇게 자신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와는 반대로 사물의 모습도 표현된 작품도 있어서 색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해보려는 작가의 도전 정신이 느껴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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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 예술가와 협업으로 열린 작품들도 볼 수 있는데 그림만이 아니라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서 만들어 종이 백 위에 그려진 그림이나 접시 모양, 와인병 등 여러 물건들과 콜라보 된 제품들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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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유는 그의 작품이 문화 전반에 걸쳐져 많은 의뢰를 받았기 때문인데 당시에는 상업 매체, 즉 광고의 발달로 인해 협업이 많이 이루어진 시기로 볼 수 있다. 여러 포스터 작업으로 의뢰가 많이 들어오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신흥 짝과 들과 콜라보로 만든 작품이 있는데 키스 해링이나 장 미셸 바스키아, 요코 오노, 앤디 워홀 등이 참여한 유니세프의 아프리카 긴급 구호 기금을 위한 파티, 전시회 광고 포스터이다.


지금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캐스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시 대중예술계는 관계성 맛집이다. 앤디 워홀은 우산,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비구름, 키스 해링은 춤추는 사람 들, 바스키아는 낙서, 등 작가만의 개성적 특성이 담겨있달까?사실 잘 모르고 이 작품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저 무던히 지나갔던 작품을 지금 보니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다.


아무튼, 이렇게 그림들을 전체적으로 다 보고 나면 다시 나가야 하는데 이곳은 정말 특이하게도 출구로 다시 나가는 구조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복잡한 동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뒤를 돌아 나가면서 다시 한번 작가의 작품을 되새겨보고 눈으로 한 번 더 담아 볼 수 있는 동선이라고 생각이 든다.


사실 예전에 열린 전시에서 보았던 작품들이 은근 있어서 보는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다시 한번 팝아트의 진가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되면 한번 방문하여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가만의 세계를 경험해 보는 하루를 보내보는걸 것을 추천한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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