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과 비예술의 논란 중심에 서다 -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글 입력 2021.12.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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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알고 싶어 했다."

 

- 로이 리히텐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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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서 POP!



팝 아트는 미디어, 상품 광고, 포스터 등 다양한 대중 매체와 일상적인 소재들을 프레임 속으로 가져옴으로써 순수예술의 경계를 부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팝 아트는 늘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에 아슬아슬 줄타기를 해왔다. 그리고 지금 전시를 통해 마주하는 팝 아트들은 그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팝 아트의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팝아트의 거장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역시 그러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만화, 상품 광고, 포스터 등 지극히 상업적인 작업을 해왔지만, 지금 그의 작품을 보며 느끼는 생각은 하나다. 그가 보여주는 색감 센스와 세련된 레이아웃은 예술적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벤데이 점을 통한 표현 방식,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등 원초적인 감각을 건드리는 원색 위주의 색감, 폰트나 프레임 내에서 깔끔한 구성을 보여주는 세련됨까지. 그는 오랜 시간 그림을 통해 계속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구축해왔다.

 

어떠한 것에 기원을 두고, 어떠한 목표를 두었더라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스타일을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면, 그것 자체가 예술이 아닐까 싶다. 전시장 곳곳 예술과 비예술에 대해 고민을 했다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이야기를 보며, 그가 계속 자신의 그림 세계를 구축해나가며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나의 모든 예술은 어떤 면에서 다른 예술과 관련되어 있는데, 그 예술이 만화가 될 수 있다."라고 말이다. 우리는 예술에게 지나치게 순수함을 강요할지도 모르겠다. 예술은 1차적으로 '표현'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상업적인 모티브를 갖고 왔지만, 지금도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보며 그가 '표현'한 것들을 바라본다.

 

똑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예술이 아닐까.

 

팝 아트가 부수는 순수 예술의 경계는 우리가 더 넓은 예술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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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기존 예술품도 재료가 되다.



본 전시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파트는 섹션 3 'MAGNIFICENT PRESENCES'이다. 이 파트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기존의 예술 작품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구성하여, 기존 작품들도 그의 예술의 재료로써 사용했다. 단순히 재료화가 아니라, 그가 그 작품들에 갖고 있는 존경을 담고 있었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피카소의 작품을 오마주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가 그 작품들을 가지고 시도하는 재구현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분명 피카소의 작품이 원안이지만, 분명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스타일도 묻어 있었다.

 

이렇게 정성스러운 오마주는 기존 작품도, 오마주 작품도 매력적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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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의 작품 중 동양화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작품들이 있었고, 그가 동양화에 갖고 있는 이해도와 자신만의 표현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접해보지 못했던 작품이라 본 전시에서 가장 오래도록 바라본 그림이 아닐까 싶다.

 

그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난 해에 발표된 작품이었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그의 세계가 더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이 국내 첫 번째로 이뤄진 그의 개인전이라고 한다. 좁은 공간을 알차게 채우는 그의 작품 세계는 오마주와 상업적인 모티브를 벗어나 참 예술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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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시는 전반적으로 이어지는 순서가 좋았고, 해당 작품들을 잘 살리기 위해 배경색을 다양하게 배치하는 등의 구성이 좋았다.

 

그의 작품이 흰색 벽 위에만 있었다면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에 맞게 배경색은 빨강, 파랑, 노랑, 흰색으로 변화했다. 더불어 그의 스타일로 꾸며놓은 포토존도 매력적으로 꾸며져 있었다.

 

전시 오픈 직후 후기들을 보니 사진 촬영도 금지되어 있었고, 포토존도 완벽히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한다. 방문 당시(15일)에는 무음 모드로 촬영이 가능했고, 포토존도 사용할 수 있었다. 다소 동선이 복잡했던 지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되돌아오면서 좋았던 작품을 다시 복기할 수 있어서 동선에 대해서는 불편함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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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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