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과 무의식을 재현한 작품을 통한 사고의 확장 - 초현실주의 거장들

글 입력 2021.12.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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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포스터_1108.jpg


 

언제나 꿈에 대한 연구 및 해석은 흥미롭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도 꿈속에서는 종류를 불문하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면서도, 꿈은 무의식을 반영한 형태로 드러나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실재 세계나 사고 과정에서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개인적으로 꿈에 관련된 영화 인셉션이나, 꿈의 해석의 저자 프로이트나, 꿈과 관련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엔시티를 모두 좋아하는 이유이다. 관련성 없어 보이는 언급된 것들의 공통점은 '꿈'이다. 인간의 사고 과정에 기반하면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꿈속 세상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를 다녀왔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욕망의 세계를 밝히고 무의식을 파헤치며 그 현상을 예술로 표출했다. 20세기 초부터 등장하여 오늘날의 현대미술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총 6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현실주의의 등장을 소개하는 '초현실주의 혁명', 초현실주의가 낳은 DADA현상을 보여주는 '다다와 초현실주의', 편집증적 사고를 녹여낸 작품들이 있는 '꿈꾸는 사유 Dreaming Mind', 무의식적 사고 표현이 담긴 '우연과 비합리성 Chance and the Irrational', 성과 사랑에 대한 '욕망 Desire', 재창조된 '기묘한 낯익음 Strangely Familiar'까지. 각 구간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작품 수도 그렇게는 많지 않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에도 해석과 상상의 나래는 무한히 확장시킬 여지가 다분한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욕망 Desire'편에서는 보다 적나라하고 과감한 표현기법에 놀라기도 했고, '다다와 초현실주의'의 시대상이 혼란스러운 팬데믹 시대와 겹쳐 보이기도 했다. '꿈'에 집중하여 길들여지지 않은 사고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전시를 따라가면서 보이지 않는 세계로 상상력을 확장해나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은 마지막 기묘한 낯익음 구간이다. 제일 일상적인 것들을 신박하게 결합하여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초현실주의는 모두 익숙함에 새로움을 곁들였다. 생소한 결합이지만 하나하나 떼어서 마주하면 또 평범하다.

 

무의식 또한 우리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의 일종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수없는 무의식을 경험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디테일을 깊게 파고들어 연구하고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면 훨씬 좋았을 전시다. 보통 능동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가이드를 빌리지 않는데, 작품에 대한 설명이 현저히 적어 사전 지식이 없이는 온전히 즐기기 힘든 전시였다. 초현실주의라는 화풍 특성상 작품의 난해함도 한몫 곁들여 해석이 꽤나 어려웠다. 시대에 대한 배경, 작품에 관련된 설명 등이 좀 더 자세히 있었다면 향유할 수 있는 거리도 많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나에게 다가왔던 많은 예술의 전당의 전시들처럼 이번 전시 역시 그리 친절한 전시는 아니었고, 누군가에게는 더욱 좋은 조건이 될 수도 있을 전시이다. 놓치는 부분들이 순식간에 전시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니 꽤 많이 떠오르고, 그렇기에 가이드와 함께 재관람을 하고 싶다.

 

불친절하면서도 모순적으로 관객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려는 노력 또한 곳곳에 보이기도 한다. 마그리트의 그림을 재현한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치가 전시장 밖에 마련되어있다. 전시장 안 특히 노골적인 표현들이 튀는 작품은 빨간 벽면으로 가득 찬 전시장 안 전시장에 꽁꽁 숨겨놓은 듯한 연출을 보인다. 넓은 공간을 그만큼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운 전시였지만, 소소한 재미 또한 찾아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했다.

 

 

[김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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