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농담에 대하여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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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na kill you
But 1, 2, 3, I'm gonna shoot
Tell me more How much you scream?
Ah-ah
Oh my, I feel so high from head to toe
Love you!
-새소년 'joke!' 중-
밴드 새소년이 돌아왔다. 9개월 만에, 그것도 무척 파격적인 콘셉트와 함께 나타난 새소년은 지난 11월 23일 신곡 'joke!'를 발매했다. 제목에서 눈치챘겠지만, 이번 신곡의 주제는 '농담'이다.
사진=새소년 공식 유튜브 커뮤니티
농담에 대한 곡이라니.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제였다. 새소년의 신곡을 들으면서, 문득 농담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가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혀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묵묵히 인내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불쾌할 수도, 혹은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 얼굴들을 마주할 때면 속이 매우 불편해진다. '너도 웃기지?'라고 묻는 듯한 표정에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괜히 정색 한 번 했다가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농담의 취지는 '함께' 웃자는 것이다. 그런데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위안을 모두를 위한 농담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 같다. 누군가의 얼굴 앞에서는 절대 꺼내지 못할 이야기를 '농담'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야비함이란 정말이지 혐오스럽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갑분싸 메이커'가 되기 싫다는 이유로 그들의 '농담'에 동조하며 살아왔다. 나도 모르게 소외받기 싫어서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말들에 되려 힘을 싣고 살아왔던 것이다.
'기분 나빴어? 농담인데.'
'그냥 농담인데 왜 그렇게 진지해?'
어느새 농담은 합리화를 위한 핑계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농담이라는 단어 앞에 모든 말의 무게는 가벼워진다. 차별, 비난, 폭력. 이 모든 것들은 농담의 그림자 뒤에 숨어 완전범죄를 저지른다.
때문에 다수가 동조하는 농담은 소수에 대한 권력이 되어버리기 더욱 쉬운 측면이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의 광대가 되어버린 이들에게 농담이란 그저 누군가를 희롱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I don’t wanna kill you', 'But 1, 2, 3, I’m gonna shoot'.
새소년의 신곡 ‘joke!’를 들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가사가 아닐까 싶다. 결코 해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일단 공격은 하고 보겠다는 이 아이러니를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무심코 던진 말에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도 '미안해'라는 말 대신 '농담이야'라는 말을 먼저 내뱉는 이들에게 진정 악의가 없었다고 볼 수 있을까. 만약 정말로 악의가 없었더라면, 농담이라는 것은 집단적 광기에 속아넘어간 우리들의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는 아무 말에나 웃어 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저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싫어서, 눈치 없는 사람 취급받기 싫어서 누군가의 말에 쉽게 동조했던 지난날들을 반성하고 있다. 농담으로 포장된 말속에 담긴 진실을 외면하고, '평화로운' 대화를 위해 이 기형적인 관계를 그저 웃어넘기기 바빴던 순간들은 결국 누군가를 소외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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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집단 혹은 사회를 살아가면서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개인으로서의 가치관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농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시끄러운 웃음소리에 묻혀버린 누군가의 비명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심코 던진 농담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기에, 우리는 농담의 무게에 조금 더 예민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이건 진담이다.
[정예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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