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분 12초, 당신이 보는 모든 것이 옳을까요?

글 입력 2021.12.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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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는 내가 궁금한 적이 많았다.

 

누군가에게는 당당하고 솔직한 아이였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심하고 내향적인 아이. 누구 하나 같은 답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한 모습 중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이 들었다.

 

그런데, 만약 나에 대해서 각자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모두가 자신이 이야기하는 모습이 옳다며 아우성 칠지도 모른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런 혼란을 예상해 본적이 있는가? 바로 연극 '4분 12초'는 그러한 혼란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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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바탕인 무대는 세로로 분할되어 있는 긴 봉들, 반듯한 사각형의 의자 2개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뺵뺵하게 세워져 있는 봉들이 오히려 무대를 더비워져 있게 보이기도 한다.

 

그때 조명이 비친다. 누군가를 가두는 창살 같기도, 누군가의 비밀을 숨겨주는 문같이도 보인다. 무대에 대한 여러 생각 속에 한가지 의문이 턱하고 던져진다. ‘아들인 잭 티셔츠에 피가 묻어있어.’ 엄마인 다이는 그 피에 대한 의문을 갖고 남편을 다그친다.

 

질문과 질문이 이어지지만, 그질문에 대한 답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는다. 답답하고, 신경질적인 분위기가 무대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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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인 다이는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하여 질문을 던진다. 확실한 결론 없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어지고, 이어진다.

 

여기서 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잭은 열일곱이며, 부모 다이와 데이빗의 모든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중한 아들이다. 명문대 법학과 입학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여자친구였던 카라와는 헤어졌다. 또한 카라의 오빠에게 구타를 당하고 돌아왔다.

 

잠깐, 엄마인 다이가 생각하는 잭은 누군가에게 구타들 당하고 아무 말도못 할만한 사연을 가진 아이인가? 다이는 그러한 질문 속에서 엄마인 다이는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바로 자신의 아이인 잭이 어떤 아이인지에 대해서이다. 그리고 엄마인 다이에게 ‘영상 유출’이라는 단어가 주어진다.

 

모든 것은 사고였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말 사고일까?

 

4분 12초는 이러한 사고라고 일컬어지며 묻어졌던 ‘디지털 성범죄’를 말한다. 비로소 극의 제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영상의 시간 4분 12초.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섬뜩한 진리가 4분 12초짜리 영상을 통해 현실에 밝혀진다.


엄마인 다이가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며,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모습을 알게 되는 건 바로 그 순간이다. 앞서 말한 내가 모르는 타인의 모습을 발견할때, 우리는 당황하고 실망하고 절망할 수 있다. 그때 스스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가 겪은 혼란을 지속할지 회복할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극의 완성은 다이가 한 선택에서 마무리된다. 우리는 모두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다이는 그 순간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 그러한 선택이 우리의 삶에 찾아올 때, 다시금 다이를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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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21세기, 우리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가?


[4분 12초]는 십대 아들을 키우는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 질문의 시급함과 무게를 놓치지 않고 무대에 풀어놓는다. 또한 단순히 디지털 성범죄의 단죄만이 아니라 사회계급과 그 계급이 교육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기대, 그리고 청소년들이 받는 억압까지 함께 보여주면서, 이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에 연관된 여성의 자각을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존재를 다시 인식하게 되는 성찰의 과정으로 그려낸 작품! 오이디푸스의 진실을 향한 추구가 '파멸'이 아니라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수작!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무고함을 밝히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엄마, 다이! 무대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들 잭! 다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잭은 순수한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시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섬뜩한 진리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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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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