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XYZ 세대 공감 프로젝트 - 함께라서

세대 (Generation) :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하여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
글 입력 2021.11.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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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Generation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하여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


-


우리 모두 제각각의 시대에 태어나지만,

같은 세상과 시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간다.


성별도, 나이도, 성격도, 태어난 곳도,

어린 시절의 추억도, 현재의 환경도,

즐겨 듣는 노래도, 좋아하는 음식도

저마다 다르지만, 그래도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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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첫 정규직으로 입사한 95년생 Z세대이다. 정식으로 '직업'이라는 것을 갖게 되기 전까지 총 세 번의 계약직을 경험했지만, 각 회사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첫 번째 회사는 보수적이고 평균 연령이 높은 증권회사로, 소위 말하는 X세대가 중간 관리자로 많이 포진된 곳이었다. 계약직인 나조차 X세대의 관리자들과 이따금씩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그들과의 접점이 잦았고, 아마 그곳에서의 경험이 X세대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을 것이다. '꼰대'. 나는 그들을 그렇게 정의하기로 했다.


두 번째 회사는 문화를 선도하기로 유명한 방송국이었다. 특수한 직업군 때문인지, 비교적 일반 직업군에 비해 젊고 어린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대기업 특유의  커트라인 때문이었을까, 사원급부터 과장급까지는 전부 Y세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꼰대로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꼰대'로 정의하기로 했다.


마지막 회사는 국내 제일의 광고대행사였다. 두 번째 회사 보다도 더 트렌디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갖고 있는 이 곳은 그래도 비교적 Z세대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고, XY세대 조차 Z세대의 것들을 궁금해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대기업 조직의 특성상 양극화가 아주 심각한 '꼰대'와 '젠지(Generation Z)'의 링 위와도 같았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앞선 모든 기업들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트렌드에 기민해야하는 업계에서 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3년차 미만의 사원급의 90%는 거진 Z세대의 사람들이다. 그 어떤 곳 보다도 신세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이 업계에서는 늘 MZ세대에게 세대에 걸맞는 감수성을 요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앞서가는 이의 그림자나 등을 찾아볼 수도 없는 유행의 최첨단이라는 망망대해 속에서 외로운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싸움을 계속해 나간다. 그리고 여전히. 2021년에도 느끼는 것은 '어느 조직이든 꼰대는 존재한다.'라는 것.


대략 4년간 다양한 조직에서 다양한 세대를 경험해보니, 각 세대의 장단점은 매우 뚜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꼭 내가 Z세대라고 해서 Z세대가 많은 직장과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세대라는 것이 인간을 묶는 범주로 쓰이기에는 별볼일 없는 단위처럼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라는 것은 우리를 하나로 묶고 저들과 구분짓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든든한 인생의 선배같으면서도, 때로는 어떻게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싶은 것이 바로 세대. 그리고 세대차이. 세대간의 양극화가 더욱더 극대화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XY세대를 어떤 마음으로 이해하고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그리고 다가오는 Alpha 세대의 눈에 내가 꼰대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들과 세상을 대해야 하는지. 나는 그저 궁금했다.


그리고 회사생활과 조직생활에 있어서 조금더 유연하고 발빠른 내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1년 만에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에 응했고, 이 책의 첫 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XYZ의 사정


 

책을 읽는 내내 웃다 심각해지기를 반복한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느껴온 모든 것들이 그대로 담겨있어서 웃긴 한 편, 이 사실이 마냥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속에는 나와 같은 Z세대의 모습이 너무 잘 담겨있어서 피식피식 웃으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감하기도, 정말 지독하리만치 싫은 상사의 표본이 담겨있기도, 이해가 가지 않던 X세대나 Y세대의 행동과 해석들이 담겨있기도 해서 마치 세대 인류학의 교본같은 느낌이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각 세대 별의 의견을 상세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책 속에서는 각 세대가 꼽은 생애 최고 & 최악의 선배와 후배를 담은 부분이 있다. 그중 인상깊었던 몇 구절을 꼽아본다.


X가 만난 최고의 리더 : 개인의 미래와 비전이 있으며, 그것을 회사 안과 밖에서 실현해 가는 리더


사실 Z세대가 꼽은 최고의 리더상(이를테면 젠더 이슈, 수평적 관계 중시하느 리더와 같은 예시가 있었는데, 내 생각에 회사라는 거대조직에서 저런 것들이 실현되려면 아직도 최소 5년은 남은 것 같다.)은 내가 회사에서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선배의 형태는 아니었기에 크게 공감할 수 없었으나, X세대가 꼽은 첫 번째 훌륭한 리더의 조건을 보고 나는 머리를 위아래로 세게 흔들며 격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부분을 읽기 전 회사 점심시간에서 직장 동료에게 직장생활에 있어서 위와 같은 선배의 부재가 통탄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었기 때문이다. 조직에 너무 과몰입하지도, 그렇다고 방치하지도 않는 밸런스 적절히 조직에 몸담으며 모두에게 꼭 필요한 존재인 리더.. 과연 내 인생에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Y가 만난 최악의 리더 : 비인격적인 감독 성향


후배들에게 언어, 비언어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형태인 이들.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망언으로 치부할 발언들과 이불킥 할 만한 행동들도 모자라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말투, 옷차림, 표정 심지어는 걸음걸이까지 지적하려 드는 리더. 과연 Y세대만 최악이라고 생각할까? 전혀 아닐테다.


X가 만난 최고의 후배 : 자기주도성이 높은 후배


사실 동의하는 한 편, 회바회 (회사 by 회사)라는 생각이 일순 스쳐지나갔다. 혹은 팀바팀, 더 나아가서 사바사까지도 기론 가능할 컨디션이다. 나의 얘기를 해보자면, 취업 전 주변 사람들은 나를 미래지향적이고 알잘딱깔센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칭찬하곤 했다. 그래서 나도 내가 그런 류의 자기주도적 인생 경영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업 후 내가 사수한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알아서 미리 해달라' '모르면 질문해라'라는 말이었다. 자연스레 소극적이게 될 수 밖에 없었고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 = 나대는 것이라 생각하며 한껏 움츠러들어갔다. 내 역량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조직의 지극히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 때문도 있겠지만, 업무적인 특성이나 사람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도 이 책의 Y세대는 X세대에게 일종의 저항을 바라는데, 그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저항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뉴노멀, 디지털노마드


 

내가 있는 업계는 코로나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하여, 같은 원천을 통해 또 다른 부가수익을 창출해내고 급변한 뉴노멀시대에 최적화 되어가는 곳이다. 아니 어쩌면 새로이 열린 이 시대에 더 적합한 환경인 곳이라 할 수도 있겠다.


나는 입사하자마자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마스크 때문에 같은 부서 사람들의 얼굴을 익히는데 대략 한달이 걸렸다. 입사한지 만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회사 차원에서 일컫는 '회식'이라는 것은 해본적이 없으며, 본부, 전사차원의 회의는 대면회의 보다 줌회의를 한 횟수가 훨씬 많으며, 입사한지 한 달이나 된 후배와 카톡 이외에 직접 말을 한 마디도 섞어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우리 회사의 XYZ는 늘 줌 회의에서 업무를 공유하고, 매일같이 카톡으로 출석 보고를 하며, 서로 결속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최고경영자가 X세대 중간 언저리일 정도로 평균 연령이 낮은 회사라서 타 업계보다 이 시대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쉬웠겠지만, 사실 시스템적으로 갖춰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함께 갖춰져야할 것들은 무수히 많다. 비단 세대의 마음가짐이나 준비 뿐만이 아닌, 국가의 제도적, 법률적인 뒷받침과 더불어 회사 경영진의 21세기식 뉴 경영 마인드 탑재 및 유연한 인사 조직 및 직원들의 변화하는 마인드 등이 그 예가 되겠다. (주로 나와 비슷한 업계의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더 많은 근무시간이 발생하지만, 이를 위한 직원 보호적 차원에서의 제도는 아직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세대 융합의 마음가짐


 

사실 Z세대의 시작점에 위치하고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것에 개방적인 나 또한 요즘의 10대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하고, 그들의 문화나 언어표현 등을 수용하는데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럴 때 마다 고작 5-10살 차이 나는 세대와도 이런 간극이 존재하는데, 나와 X세대는 얼마나 다를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책에서 X세대가 후배 세대와 친해지기 위해 건네는 말들이 소위 '꼰대어'로 치부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15년 뒤 나 또한 후배 세대에게 그런 식으로 인식되려나? 그렇다면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 모일 때 마다 종종 나는 '우리 세대가 경영진 라인으로 자리잡을 때 즈음의 조직 문화는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주제로 말을 꺼내곤 한다. XY세대보다 더욱더 개방적이지만 개인주의가 만연한 우리 Z세대는 과연 그 자리에 올랐을 때, XY를 이해할까 아니면 우리만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여 그들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게 될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더 나은 조직을 위해서는 각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를 가지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XYZ는 각자의 이야기를 했지만, 그 속에 공통되는 키워드는 '존중'이었다.


현업에 있는 우리 XYZ 세대가 조금 더 나은 조건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새롭게 달라진 업무 환경과 시대에 발맞춰 함께 동반 성장하고 후배 양성에 힘쓸 수 있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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