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에도 옷을 입히다 - 코코의 하루 북파우치

잊고 살았던 종이책만의 감성
글 입력 2021.11.2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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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파우치, 화장품 파우치, 노트북 파우치, 무선이어폰 케이스......

 

나의 물건 중 많은 것들이 천이나 플라스틱 따위로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다. 밖에 나갔다가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하며 한 겹의 보호막을 꼭꼭 입혔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책은 달랐다.

 

'가방에 책 넣으면 구겨지니까 그냥 말아야지'하고 가까이 두는 것을 포기하곤 했다. 언뜻 보면 소중한 책을 보호하기 위함 같지만 결국은 책과 멀어지는 결정이다. 집에서도 어영부영 지내다 보면 화려한 전자기기에 홀려 책을 열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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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의 핑계 속에 방치된 종이책이 코코의 하루 북 파우치를 만나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쐬었다.

 

책의 모서리가 찌그러지거나 표지가 구겨질 걱정 없이 책을 넣어 외출했다. 유난히 도톰하고 부드러운 옷을 책에 입히니 먼지 쌓여있던 책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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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용한 코코의 하루 북파우치는 은은하면서도 알록달록한 패턴의 원단이다.

 

추억의 떡볶이 코트를 떠올리게 하는 떡볶이 단추는 따뜻한 감성을 짙게 만든다. 크기도 넉넉히 커서 웬만한 도서는 다 들어갈 만했고, 10.5인치 태블릿도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탄생한 파우치인 만큼 첫 개시로는 종이책을 담아 집을 나섰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자기계발, 사색의 시간을 집에서 즐기기보다는 카페와 같은 장소에서 보낸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기에 카페에 나와 노트북으로 할 일을 하고 책도 꺼내 읽었다. 평소 같았다면 업무를 마치고 노트북으로 유튜브나 틀어 기억에 남지 않을 화려한 영상을 감상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 부드럽고 작은 파우치 하나가 잊고 있던 종이책의 감성을 느끼는 시간으로 바꿔줬다. 종이를 사락사락 넘기는 소리, 나무 향이 나는 듯한 냄새, 인쇄된 활자를 손으로 따라 매만지며 읽는 시간은 오로지 종이책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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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들면 세상의 모든 일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것들이 우리의 것이 되는 건 아니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또 치열하게 생각하는 과정을 일으킬 수 있는데는 책만 한 콘텐츠가 없다. 인사이트를 찾으러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지금 방 안에 있는 책 한 권을 언제 어디서나 곁에 두고 펼칠 때 가장 빠르게 삶을 확장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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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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