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가야 한다 - 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 [드라마/예능]

의심하는 자와 확신하는 자의 싸움
글 입력 2021.11.0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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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성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정말 즐거운 일이다. 정형화되다 못해 틀에 박혔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구원하는 주체적인 인물의 등장으로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안방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이클래스, 원더우먼, 마이네임까지 다양한 여성 주연 드라마의 뒤를 이어 한 드라마에 눈길이 꽂혔다. 아무런 생각 없이 넷플릭스 화면을 쓱쓱 내리던 도중 희한하게 광기 어린 그 눈에 사로잡힌 것이다.

 

제목부터 포스터 이미지까지 내 시선을 빼앗은 드라마. 구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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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


전지전능한 신이 당신에게 묻는다. “근데 진심으로, 모든 생명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답해야 하는데 사회면의 끔찍한 뉴스들은 본 당신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신은 한 발짝 더 다가온다. 천진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서. “대답 못 하네? 그럼 이제 다 없애도 되는 거네?”


그때, 우리의 주인공 구경이가 나타난다. 며칠 씻지 않은 떡진 머리를 하고서. 목 늘어난 티셔츠에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무슨 소리! 당연히 살아야지. 왜냐하면!!!” 구경이가 대답한다. 도덕책 같은 설교 대신 구경이 만의 방식으로.


기꺼이 겪어낸 고통들 속에서 찾아낸 진실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가야 한다고.

 

이 드라마는 ‘왜냐하면!’ 뒤에 이어질 긴 이야기다. 근데 그전에 일단, 게임 한 판만 하고. 고고고!

 

- 출처: JTBC

 

 

주인공 구경이는 전직 경찰관으로 현재는 한 사건으로 인해 게임과 술에 빠져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다. 직장 후배였던 나제희의 제안으로 보험 사기 의심 사건을 조사하게 되면서 구경이의 새로운 외출이 시작된다.

 

의심 가득, 주위에 관심이 많은 구경이와 신출귀몰하며 범죄를 일삼는 연쇄살인마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기대되고 있다.

 

특이하고 이상한 매력의 드라마, 구경이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보았다.

 

 

 

당연히 살아야지! 왜냐하면!


 

정의감이나 뭐 보기 좋은 이유로 사건을 조사하는 거라면? 특이하고 이상한 구경이일 수 없다. 구경이가 보험 사기 조사에 나서게 된 이유는 ONLY ‘최신식 컴퓨터’ 때문이었다. 정의감보다 컴퓨터가 먼저인 구경이는 한 청년을 만나며 삶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어디 하나 기댈 곳이 없어 세상에 소외된 청년이 죽음을 결심했을 때, 구경이는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가 그를 막는다. 그곳에서 구경이는 “왜 살아야 하냐”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고, 그 질문에 번지르르한 말을 건네지 않는다. 쓰레기차 더미에 폭 떨어진 구경이일 뿐이다.

 

 

생각해보니까 말이야,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살 이유라는 게 없네

 

 

살 이유? 없지. 하지만 쓰레기차에 실려 쓰레기 산에 파묻힐지언정 그래도 인간은 당연히 살아야 해. 천방지축 구경이가 전하는 우리의 삶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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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의 숨겨진 스토리


 

앞서 말한 것처럼 구경이는 한 사건으로 인해 세상을 등지고 숨어 은둔형 생활을 하게 된다. 바로 남편의 죽음 때문이다. 구경이는 자신의 의심 때문에 남편이 죽었을 것이라며 자책을 하고 그 자책이 구경이를 방 한구석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극 중 남편의 죽음도 그저 지나가는 스토리가 아니다. 떠도는 소문과 베일에 싸인 K의 등장으로 남편에게 또 구경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해체된 가족과 그 상실로 인해 홀로 남겨진 이의 생존이 어떻게 드러날지, 구경이라는 캐릭터로 가족에 대한 메시지는 어떻게 풀어질지 기대감이 크다.

 

 

 

탱탱볼 같은 스토리,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몰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들. 하지만 구경이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인물들은 독특한 서사 안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킹덤에서 무시무시한 중전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혜준은 봐도 봐도 알 수 없는 인물 K, 송이경으로 변신했다.

 

어쩌면 구경이 보다 더 독특하고 이상한 캐릭터인 K. ‘그런 X는 죽어도 싸’ 죽을만한 사람을 죽이는 게 어때서? 살인의 당위성을 찾아 타인의 목숨줄을 쥐고 심판한다. 확신에 찬 미소로 완벽범죄를 저지르는 K의 톡톡 튀는 대사들은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의심하는 자 구경이와 확신하는 자 K의 만남이 더욱 궁금해진다.

 

자칭 드라마 박사들도 구경이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대사와 행동들로 매회, 매 장면마다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는 구경이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더욱이나 스토리만큼 뛰어난 연출력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 드라마의 흡입력은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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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나가는 캐릭터 하나도 빠짐없이 의심하게 되는 스토리의 밀당 능력이 기가 막힌다. 어느 하나 맘 놓고 지켜볼 수 없는 긴장감.

 

천방지축 얼렁뚱땅 구경이를 컨트롤하는 나제희, 넷상 인연으로 만나 조사팀에 합류하게 된 산타의 수상한 행동. K의 살인 조력자 건욱 그리고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홍국장까지. 수상하고 이상한 인물들밖에 없는 드라마. 그게 바로 구경이다.

 

 

 

정형화된 틀 깨부수기


 

언제부턴가 예술계에 여성을 내용의 중심으로 삼은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영화 미쓰백의 성공적인 개봉과 같이 여성 관람객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망이 콘텐츠 시장에도 전해진 것 같다. 항상 주변부나 대상으로만 머물던 여성이 주도권을 잡고 장르를 이끌면서 기존의 틀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여성 주연의 스릴러 서사, 여성이 이끌어가는 로맨스 코미디 서사는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난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전달하며 다양하고 다른 세상을 전달한다. 필자는 그런 변화로 전달되는 세상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의외성이 분명 누군가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적인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여러 주제를 포괄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구경이라는 작품 또한 독특하고도 이상한 인물과 그 변화 모습,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틀을 조금씩 깨부수고 있을지 모른다. 다양한 시선, 독특한 인물, 이상한 상황 예측불허한 이 드라마가 여성의 관점에서 어떻게 서술되고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에 초점을 맞추어 관람하는 것도 재밌고 새로운 경험이 될 듯하다.

 

독특하고 이상한 이야기 속 의심에 의심의 꼬리를 무는 구경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우리네 삶. 그리고 K가 확신하는 인간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톡톡 튀는 이 드라마 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구경이의 뚜렷한 외침.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과 이야기로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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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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