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헌정을 넘어. [음악]

토니 코피와 캐논볼 애덜리. 데이비드 머레이와 메모.
글 입력 2021.11.0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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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 Kofi - [Another Kind of Soul]

(The Last Music Company, 2020)

 

 

놀라운 세계가 담겨있다.

 

탁월한 과거면서 탁월한 현재이기 때문인데, 우선 토니 코피는 캐넌볼 애덜리에 대한 헌정으로 자신의 앨범을 수렴시키며 동시에 캐넌볼 애덜리로 대변되는 모던재즈 역사의 중요한 몇 가지 편린을 완벽하게 장악한다.

 

캐넌볼의 1958년 앨범 [A Portrait of Cannonball]의 제목을 곡명으로 한 ‘A Portrait of Cannonball’은 발랄한 리듬으로 출발하여 토니 코피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프레이즈를 통해 캐넌볼 애덜리의 묵직한 톤과 매끄러운 연주를 되살린다.

 

[Somethin’ Else]의 ‘Dancing in the Dark’와 퍼즐 조각이 맞아떨어진다. ‘Operation Breadbasket’은 1969년 캐넌볼 애덜리 퀸텟의 라이브가 이뤄진 공간 Opertation Breadbasket’의 소환이기도 하다(앨범 [Country Preacher]가 그 기록이다).

 

‘Stars Fell on Alabama’는 캐넌볼이 연주하던 대표적인 스탠더드 중 하나인데, 토니 코피가 보다 탄탄하고 다채로운 어법으로 곡을 해석한다. ‘Things Are Getting Better’에서는 다른 퀸텟 멤버들의 공간이 비교적 확장됐는데, 이는 캐넌볼 애덜리가 밀트 잭슨과 함께 연주한 진행 방식을 고스란히 이행한 것이다.

 

이처럼 헌정 대상에 충실하되 자신의 연주력이 그것에 전혀 뒤지지 않는 무게감은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명백하게 ‘다른 종류의 소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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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Murray - [Blues for Memo]

(Motema, 2018)

 

 

터키 재즈의 선구자 메흐메트 울그(일명 ‘메모’)의 형제인 아흐메트 울그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번 앨범은 메모에 대한 헌정을 앨범 타이틀에서 내비친다.

 

그 안에는 ‘아티스트’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시인 겸 배우 사울 윌리엄스의 스포큰 워드와 밴드의 절묘한 균형감을 기반으로 사건과 시대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내포되어있다.

 

사울 윌리엄스가 선율 위에서 펼치는 이야기는 개인적인 성찰에서 음악적 알레고리로 확장된다. 여성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언급한 ‘Citizens’와 본인의 시 ‘Coltan as Cotton’에서 모티브를 얻은 ‘Cycles and Seasons’가 그 예다.

 

허나 위와 같은 내포된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음악적으로 다양한 서사를 맛볼 수 있다. 터키, 이란 지역의 전통 현악기인 카눈의 이국적인 소리와 데이비드 머레이의 색소폰이 어우러진 ‘Blues for Memo’와 ‘Obe’, ‘Kush’, 그리고 ‘A Mirror of Youth’에서 사울 윌리엄스의 스포큰 워드는 마치 이 앨범의 큐레이팅 같은 느낌을 준다.

 

‘Positive Messages’에서 곡의 제목은 분명 긍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반면 멜로디에서는 불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헤드 멜로디에서의 미묘한 멜랑콜리가 이어진다.

 

또 ‘Red Summer’는 2015년에 있었던 찰스턴 교회 총격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퍼비스 에반스의 보컬은 데이비드 머레이의 혼과 함께 참사의 잔혹함과 개탄스러움을 울부짖는 듯하다.

 

 

 

조원용 컬처리스트.jpg

 

 

[조원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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