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섬세한 그곳의 풍경 - 아웃 오브 이집트

글 입력 2021.10.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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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섬세한 이야기의 근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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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을 것 같아 아껴두게 되는 것이 있다.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 그랬다.

 

실은 그래서 아직 보지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영화의 감각적 이미지와 영상이 주는 감동을 알 것만 같아서, 그 느낌이 꼭 필요한 때에 보고 싶어 좋은 마음으로 미뤄두고 있었다.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은 이집트의 작가 안드레 애치먼이 쓴 동명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다. 안드레 애치먼은 섬세함을 지닌 작가다. 익숙한 사물이라도 생생히 살아있는 듯 묘사하고, 인물의 작고 은근한 감정 변화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의 섬세함은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에 이토록 섬세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걸까? 도서 <아웃 오브 이집트>에서 그 갈피를 잡을 수 있다. <아웃 오브 이집트>는 안드레 애치먼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록이다.

 

그의 이야기와 함께 이집트라는 공간이 지닌 건조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책 속으로 떠나보자.

 

 

 

가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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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이집트>는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삶이 등장한다.

 

주인공과 허세 부리길 좋아하는 할아버지, ‘공주’라는 별명을 지닌 친할머니와 ‘성녀’라고 불리는 외할머니, 아버지 앙리와 청각 장애가 있는 어머니 지지, 피아노를 연주하는 매력적인 플로라 숙모 등 한 번에 가늠하기 힘들 만큼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대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장 가깝고 친밀한 사이이면서, 남을 대할 때보다 쉽게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을 던지기도 하고, 오해와 불신이 쌓여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사용하는 언어, 장애 등을 이유로 비하하는 말을 하기도, 응원보다 참견이 앞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특별한 애정으로 끈끈히 묶여 있었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의지로 가족사업을 하기도 하고, 문제가 생길 땐 할머니 댁에 모여 살며 각자의 일정을 하다가도 점심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모나고 거친 면이 많을지 몰라도, 삶이 어려운 순간에 기대게 되는 가족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모래바람이 불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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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이집트>는 가족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배경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예를 들면, 두 사람 사이 사랑이 스며드는 순간을 묘사한 장면이 마음에 남았다.

 

이른 아침에 만나 수영을 하고, 모래밭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돌아오는 길목에 작은 페이스트리 가게를 만나 케이크와 레모네이드를 즐긴다. 둘만의 비밀스러운 외출 후 아침 식사 시간에 딱 맞게 집에 도착했다. 베란다로 햇빛이 들어오는 오후 2시 30분, 낮잠을 잘지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러시아 소설을 읽을지 고민하는 인물에게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 오전의 만남을 떠올리며 작은 기대감, 그리고 더 큰 불안함을 느낀다. (p.96-97 내용)

 

아침에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모래밭에 누워 느끼는 평온함, 귓가를 스치는 물소리, 따뜻한 햇볕이 감싸는 오후의 풍경,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는 묘사가 가득했다. 유대인과 이집트에 얽힌 역사와 복잡한 가족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껏 집중하다가도, 작은 순간을 포착하는 섬세한 묘사를 만나면 느슨히 편안한 마음으로 읽는 속도와 무게를 조절할 수 있었다.

 

<아웃 오브 이집트>는 곁에 두고 찬찬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인물 간 관계를 손으로 그려보고, 그들의 삶이 펼쳐지는 자연과 도시를 나만의 그림으로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차가운 바람으로 얼어붙은 가을과 겨울, 이집트의 햇살과 모래가 느껴지는 바람을 상상하면서 다시 따스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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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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