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전문학의 필요성을 알아보다. 테스 [도서/문학]

돈키호테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난 오늘도 고전을 시도한다
글 입력 2021.10.2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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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하디의 '테스'의 줄거리와 관련해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끝없이 클래식 도서들을 접하고 읽으라고 권유도 받는다. 일반 클래식 도서들은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것이 흔해 어린이용 도서도 출판되고 있다. 보통 이 책들 중 고전 문학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어렵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옛날 문학들은 왜 읽으라고 하는 걸까?

 

이런 의문을 가진 지 오래였던 필자는 오랜만에 고전문학을 읽으며 답을 찾아보고자 했다. 읽어볼 책 리스트에 적어 두고 미뤄왔던 토마스 하디의 ‘테스’로 골랐다. 부제목이 ‘순수한 여인’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읽기도 전에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머리 속에서 그려졌다. 과연 흔히 쓰이는 주제인 당찬 주인공의 타락과 비극의 과정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예상과 다른 반전이 있을지 기대해보며 책으로 파고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예상과 같게 흘러갔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난 테스는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순수한 어린 소녀였다. 단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이유로 더버빌 사촌의 집에 일하러 갔을 때 비극적인 일을 당한다. 그녀가 어머니께 원망하는 말을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이성의 위험함을 왜 가르쳐주지 않았냐며 묻는 테스의 안타까움이 절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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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주제는 흔했지만 읽고 나서 고민해볼 거리들을 많이 던져준다. 천사의 이름을 가진 앤젤 클레어는 테스를 깊이 사랑한다면서 그녀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가차없이 그녀를 떠난다. 비록 깊은 반성을 한 후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오는 그였지만 자기 자신이 깊은 구덩이에 떨어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고 난 후였다.

 

대체 순결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기에 책임이 없는 테스가 다른 이들의 부당함을 뒤집어 쓰는지 고민해보게 됐다. 물론 테스가 쓰여진 시기는 현대와는 멀리 떨어진 때이니 필자가 온전히 이해하리라곤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제외하고도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다른 작품들을 보면 남자 주인공들은 여자 주인공의 순결을 금처럼 대하며 정숙한 여인을 바라고 고대한다.

 

이런 점에서 토마스 하디는 딱딱하고 꽉 막힌 시대의 시야를 지적하고 싶었나 보다. 비록 순결을 잃은 처녀인 테스였지만 마음 만으로는 그 누구보다 순결하고 아름다웠다는 말이다. 책을 읽어갈 당시에는 흔한 드라마 장르의 비극 소설이구나 싶었다. 후에 곱씹으면서 다양한 의견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점에서 고전문학을 읽어보라고 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문학이 아니라면 이런 주제를 가지고 깊게 생각해보고 글도 작성해보는 기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책에서는 시대와 거리가 먼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가겠지만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읽어본다면 깊은 생각거리들을 던지고 사고를 넓히는 연습을 하게 된다.

 

고전문학은 편견을 가지고 읽게 된다면 잘 안 읽히기 마련이다. 학교에서 읽으라고 해서, 교훈이 있다고 해서, 토론을 해야 해서 읽게 되더라도 여정이 펼쳐질 주인공의 인생에 들어가 하나의 이야기를 겪어 본다고 생각하자.

 

차근차근 쉬운 클래식 문학부터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는 돈키호테쯤은 친구와 앉아 토론해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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