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는 나와 살아간다, 2인조

글 입력 2021.10.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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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든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특히 나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한.. 개미지옥에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 길잃은 갈피는 2년 전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내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계기는 없었다. 힘든 일상이 지속되자 그냥 난 어떤 사람인지 정리하고 싶었고, 난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알고 싶었다. 소위 말하는 '정체성'을 정리하고 싶었다. 문득 들은 '페르소나'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그냥 내 정체성은 뭘까 하는 사소한 호기심으로 나를 규정해보고 싶었다. 근데 이 호기심은 날 너무 어지럽게 만들었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내 태도와 성격부터 내 변덕에 바뀌어 가는 취향들까지.. 참 모질도록 어지러웠다.

 

계속 던지던 물음표는 순간순간 브레이크가 되기도 했고, 내가 가고자 했던 길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더니 이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인 걸까 재차 내 마음을 시험하고 확인하게 했다. 유행하는 MBTI로 검사한 내 유형도 처음에야 재밌지, 시간이 지날수록 '흠, 난 이 상황에는 이렇고 저 상황엔 저런데.. 그럼 난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생각이 들어 일단 나에 대한 물음표는 거두고 이런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던 중, 자주 찾는 독립서점에서 발견한 문구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문구에 꽂혀 바로 사들고 집에 가서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캡처.PNG

 

p.41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것과 존중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그 어떤 순간에도 '나'보다 중요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

비록 그게 가족이나 다른 어떤 중요한 존재라 할지라도."

 

작가가 스스로에게 내린 첫번째 처방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 불편해 할 거라 생각하며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생겼던 것 같다. 그럴때마다 방청객이 된 사람처럼 하하호호 남들의 말을 들어주기만 했는데, 작가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이런 처방을 내렸더라. 그래서 나도 다이어리의 나와 같이 살아가는 '나'를 위한 처방전 레시피를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불편할지 몰라도 내 생각의 중요성을 잊지 말 것.

 

p.59

"태도가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면 바로 그 태도 때문에 살 수도 있을 터. 계속해서 나를 살리기 위한 두번째 지침은 '미루지 않기'. 귀찮음과 싸워서 이기기이다.

 

내가 나를 건강하게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게으름과 싸워 이기기!

요즘의 나에게 정말 필요한 지침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계속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고, 다니던 헬스장도 폐쇄해버리자 집에만 꽁꽁 묶여 있었다. 집에만 있다보니 침대에서 벗어나 봤자 내가 갈 곳은 집 안 어딘가라는 생각에 침대에만 붙어 있게 됐고 결국 무기력증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 지침을 기반으로 나는 집 안에서 게으름과 한 판 제대로 붙는 꿀팁을 정리했다. 꿀팁은 많아선 안된다. 딱 4가지.

 

1. 일어나자마자 샤워해버리기

2. 뜨뜻한 차를 끓여서 책상 앞에 앉기

3. 늘어지고 싶을 때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 빵빵하게 틀기

4. 자기 전엔 무조건 홈트 30분! (땅끄 선생님을 자주 찾습니다..)

 

이 4가지만 하루에 지키면 나는 그날 하루 게으름과 맞짱(?) 떠서 이긴 거다.

그렇게 나는 무지막지 꿀팁으로 지금까지 꽤 잘 버텨왔다. 일상에서 나를 건강하게 잘 케어해낸 것이다!

 

정말 책 전반적으로 공감이 되는 상황들과 작가 스스로의 지침, 경험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다. 나와 같이 살아가는 건 결국 나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끊임없이 되뇌이며 내가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누구인지 보다 여러 모습을 가진 나와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즐겁게 매일매일 강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잘 지내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정다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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