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겨울의 포근한 손난로처럼, 머스키 마일드 [향수]

글 입력 2021.10.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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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펄스테이(perstay) - 펄스테이는 1인 조향사 펄스(pers)로부터 설립되었으며,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러 조향사가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채로운 공간에서 발견한 이야기를 향으로 표현하며, 완벽하지 않아도, 나를 세상에 드러낼 용기가 있는 당신에게, 펄스테이는 자유를 선사한다.


Product - 당신의 차가운 겨울을 감싸줄 향수, 머스키 마일드(Musky Mild). 지난겨울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에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과 구름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향수입니다.

 

-TOP:  mandarin, black currant

-MIDDLE: orange flower, jasmine, tuberose

-BASE: white musk, vetiver, vanilla

 

*


펄스테이의 머스키 마일드가 택배로 왔다. 지난 주, 6일에 도착해 리뷰를 쓰는 지금까지, 하루에 한 번 씩은 내방 커튼에 뿌렸다. 머스키 마일드의 첫 인상은 ‘어, 이건 겨울이다.’ 바로 생각이 날 만큼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익숙한 듯 낯선 향은 순간 상상의 길로 인도했다. 겨울 언저리. 굵은 짜임새의 두꺼운 진회색 니트에 코를 박는다. 베이지색 코트와 부츠, 해 질 녘. 누군가와의 약속에 뿌리고 나간다. 약간은 스산한 날씨에 무릎은 차가워졌지만 왠지 설레는 마음. 얼마 안 가 하늘에서 눈이 조금씩 내리고, 주변에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번갈아 빛나는 날.


또는 겨울 새벽녘, 불빛은 차지만 따뜻한 손난로를 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용한 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 또는 금요일 저녁, 눈 내리는 바깥 풍경을 옆에 두고, 핸드폰은 무음모드. 방 한 쪽에 빔프로젝트로 영화를 재생시키곤 겨울 이불을 양껏 돌돌 말아 그 안에 쏙. 좋아하는 과자를 들고 감상에 빠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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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겨울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친구를 만나 카페에서 코트를 벗을 때,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퍼졌으면, 코 끝에 차가운 냉기만 겉도는 길을 걸을 때, 이 향이 나와 함께 했으면 해서.


가을치고는 조금은 더웠던 날이 지나고, 비가 온 후 완전히 서늘해진 덕인지 아니면 내 코에 익숙해진 머스키의 향 때문인지, 이따금 펄럭이는 내 방 커튼 소리와 함께 퍼지는 향이 더욱 매력적이고, 편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향’은 그 어느 것 보다 과거의 어느 때를 생경하게 담아낸다. 어느 누군가는 여행을 갈 때마다 특정 향수를 뿌리고, 가끔 꺼내 맡아 그 때 그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곤 한다더라. 어느 선크림 향에서 나는 스무 살 초입의 그때를 생각했고, 또 다른 선크림 향에선 이십 대 초반의 펜션여행을 떠올렸다.

 

특정 향에 누군가를 떠올리곤 고개를 내젓기도 했고, 그리워 그 향을 따다 향수로 만들고 싶기도 했다. 내 과거의 기억들에는 머스크 향 혹은 비슷한 향이 없어, 펄스테이의 ‘머스키 마일드’가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이번 겨울(미래)을 그리는 향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뿌리는 직후에 맡아지는 탑 노트의 상큼한 향이 참 매력적이었다.(상큼한 향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도 있다.) 베이스의 순수하고 부드러운 바닐라 향은 지속력이 꽤 오래 지속되는 듯 했다.

 

별달리 계속 뿌리지 않고, 커튼에 한 번 혹은 많으면 두 번 정도 뿌려도 분사력이나 양이 있어, 방에서 하루 족히 향이 났다. ‘오, 내 방에서 좋은 향이 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큰 재미와 힐링을 주어, 향수와는 거리가 있던 내게 새로운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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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바닐라, 살짝은 무거운 비누 향(묵직한 바디워시 향)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올겨울, 이 향수가 포근한 손난로처럼 공간과 사람을 녹여줄 수 있을 것이다. 조향사가 의도한 이미지를 정확히 구현해내는 향과 그와 동일하게 상상을 그려 낼 수 있음에, ‘향이 표현’하는 가능성에 신기함을 느껴 재미있던 시간이었다.


향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나를 표출할 수 있다는 울림을 강하게 느낀다. 글과 말, 행동, 그림, 눈빛, 옷 외에도 나의 표현에 ‘향’을 추가할 수 있는 시각을 추가했다. 그리고 만다린, 블랙 커렌트라는 취향도 함께.

 

 

[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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