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2) [운동]

글 입력 2021.10.0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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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글은 "[Opinion]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1) [운동]"와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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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강과 체력


 

당연한 소리겠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체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음을 하루가 다르게 느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일 뿐이지만, 운동을 나가는 날마다 기본 12km 이상씩을 걷고 달리고 반복하다 보니 단시간 내에 급속도로 체력이 향상된 것은 분명했다.

 

좌우지간 확실한 건 운동으로 인해 ‘삶의 질’ 자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전보다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은 물론, 더는 속이 더부룩한 채 하루를 불편하게 보내지 않아도 되었다. 아르바이트나 일상적인 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체력적인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을뿐더러 그만큼 피곤함도 덜 느끼게 되어 더욱더 많은 시간을 다양한 활동에 투자하면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던 날이 눈에 선하다. 1분만 뛰어도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눈앞이 아득해지는 경험을 마주했던 날. 말마따나 나는 학창시절부터 육상부나 계주를 겸했을 때도 모두 400m 내 단거리 선수로만 활동했기 때문에 사실상 장거리는 오랜 기간 나와 인연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폐활량이 달리는 건지 아니면 그저 단거리 선수에 특화되어 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체육 시간을 좋아하는 내가 매년 극도로 꺼리는 수행평가가 있었다면 바로 1600m 달리기였다.

 

해당 수행평가가 있는 날이면 몸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 점심을 거르기도 하고, 평소에는 신지 않던 러닝 특화 운동화를 학교에 챙겨가곤 했다. 당시의 기억을 회상해보면 1600m는 넓디넓은 우리 학교 운동장의 4바퀴 정도에 해당했던 것 같다. 수행평가가 끝난 날이면 오후 내내 힘이 쪽 빠져 늘 기진맥진해있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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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오래달리기와는 영 거리가 멀었던 내가 인생 처음으로 러닝에 도전하면서 운동 첫 주간은 1분만 넘게 뛰어도 그새 숨이 차오르곤 했다. 그러나 비록 지치고 힘들더라도 나를 계속해서 달릴 수 있게 한 원동력에는 ‘단 몇 초라도’ 날이 갈수록 조금씩 달리는 시간이 늘어가는 게 확연히 보였기 때문이다. 곧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니 처음 1분에서 멈추던 달리기도 점차 5분, 10분, 20분이 넘어서까지 끝내 버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0.5km도 채 이어 달리지 못했던 실력에서 이제는 3km 정도를 죽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3km 완주에 성공하니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완주에 성공한 해당 주간엔 몸 상태도 단연 최상이었고, 이제 더는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 듯도 했다. 그래서 며칠 뒤에는 조금만 더 버텨보자. 는 심정으로 가빠지는 숨을 참고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곧 4km 도전에 성공하더니 그다음 날에는 결국 40분을 쉬지 않고 달려 이전까지 절대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던 6km 완주에 성공했다. 아직도 그날의 벅차오르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이루 말하지 못한다. 6km는 (필자 동네 기준으로) 지하철 4개 역을 쉼 없이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3km, 4km와는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이후 한동안 운동을 쉬면서 폐활량이 다시 줄어든 탓인지 지금은 1km도 다시금 헉헉대는 지경이지만. 예전만큼의 운동 실력으로 돌아가기 위해 9월 초순부터 꾸준히 달리고 있는 나는 현재 3km 완주에 재차 도전 중이다.

 

 

 

2. 시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동은 시간을 벌어다 준다. 얼핏 들으면 오히려 운동 시간을 일상에서 따로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 운동을 하는 것이 시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더욱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운동을 수행함에 따라 체력이 좋아져 쉽게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 필요 수면 시간 역시 함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시간 이상을 자도 피곤하던 이전의 나날들과 달리 이제는 제때 7시간만 자면 거뜬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주간에는 밤 11시에 잠들어 새벽 4~5시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곤 했다. 학창시절부터 만성 올빼미족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던 사람인데, 그저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운동 부족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좌우간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점차 건강하게 변화해가는 나의 몸 상태가 그저 경이롭고, 감탄스러웠다.

 

 

 

3. 시사상식


 

나는 운동을 하면서 라디오를 즐겨듣는다. 운동 초반에는 좋아하는 노래나 신나는 힙합곡을 찾아 무한정 반복해서 들었는데, 매일 같은 노래만 듣다 보니 이 역시도 쉽게 지루해지긴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평생 내 손으로는 가까이하지 않을 것만 같던 라디오를 슬금슬금 챙겨 듣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나는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1주 차부터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데, 바로 머릿속에 암묵적으로 가지고 있던 ‘라디오는 지루할 것이다’라는 편견이 와장창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는 실시간 주요 소식과 날씨 정보를 매시간 전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생활 전반에서 떠오르는 여러 사회 이슈에 관해서도 많은 정보가 오갔다. 어느 날은 음식에 관해, 어느 날은 영화에 관해, 어느 날은 인공지능에 관해, 다양한 주제들이 매주 다방면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제는 운동하는 2시간 동안 라디오만을 듣는 날이 훨씬 많아졌고, 매일 라디오 듣는 걸 놓치는 시간이 아까울 지경에 이르렀다.


한때는 운동을 계획하지 않은 날에도 라디오를 듣기 위해 귀찮음을 무릅써 밖으로 걸음을 옮기던 때도 있었다. 매일같이 새로운 소식과 뉴스들이 저 바깥에서 나의 걸음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으니깐 말이다. 코로나로 수많은 소통이 단절된 요즈음, 내가 외부와 직간접적으로 맞닿고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라디오였음을 여실히 깨달았다. 가끔 라디오 중간 휴식 시간에 모르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는 잠시 나의 플레이리스트로 도피하는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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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돈


 

필자의 경우, 운동을 통해 보상심리로 먹고 싶은 음식을 더 챙겨 먹기보다는 힘들게 운동한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군것질을 많이 줄이게 되었다. 매번 집에 들어오는 길목의 편의점에서 주섬주섬 집어오던 2+1 커피와 과자를 반강제로 끊고, 습관적으로 찾던 배달 음식에 더는 눈을 돌리지 않게 되니 식습관이 180도 변화하였음은 물론, 식비로 나가는 비용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과연, 몸도 건강해지는데 지갑의 건강까지 챙기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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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건강한 마음가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한 마음가짐을 지니게 되었다는 점이다. 건강 유지와 체력 향상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 내가 운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운동 행위 자체에서 비롯되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지금처럼만 꾸준히 일상과 운동을 병행하여 늘 건강한 마음가짐을 스스로가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아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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