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게임은 부정적이라는 누명에 대한 입장표명 - 게임하는 뇌 [도서]

글 입력 2021.09.2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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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나는 게임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게임을 잘 하지 못해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성취감은 다른 데서 충족해왔다.

 

그럼에도 게임하는 사람들의 뇌에 대해 알고자 함은 다분히 사회의 변화에 대한 궁금증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현실로부터의 도피와 당장 해야 할 일들 대신에 선택하는 것이라고 여겨졌던 게임이 더 이상 부정적이지만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에게 이로운 게임이 많이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게임 중독을 주제로 진행되었던 연구의 상당 수가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음을 현재의 뇌과학자들이 실험과 연구로써 밝혀내며 학계에서도 ‘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게임이 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인간과 좋은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래서 알아보기로 했다.

 

*

 

인류가 살아갈 미래로 메타버스가 대두되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의 세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메타버스의 주요 플랫폼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게임 개발사이고, 작동 원리 역시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게임을 통해 미래를 살아가는 기술을 익힐 수 있다면, 게임을 ‘잘’ 이용하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이경민 교수는 게임 중독, 폭력성 증가, 사회성 결여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키워드를 지우고, 질문을 바꿔 보기로 했다. 그리고 게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인지과학, 심리학, 의학, 게임공학 등 여러 관점을 통한 복합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게임하는 뇌>는 그 몇 개의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변이자 메타버스를 살아갈 미래 인류를 위한 인지과학자의 조언이다.




공부 잘하는 게이머



게임과 공부를 잘 하는 것은 별개의 것으로 여겨졌었다. 두 활동에 필요한 능력이 다르며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반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할 때는 머리를 전혀 쓰지 않으며 공격적이고 폭력적이기 때문에 그 자극성에 중독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게임을 할 때에도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뇌 활동을 한다. 숨은 적을 찾거나 갑작스러운 공격에 캐릭터를 피하게 할 때, 전략을 짤 때와 같은 상황에서 뇌는 빠르게 판단하고 반응하여 행동하라고 명령한다.

 

이와 같은 뇌 활동은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방향과 방식으로 신경 세포의 연결을 활성화하여 신경망인 시냅스에 변화를 일으키거나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기도 한다. 게임은 단순히 '노는' 활동만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뇌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모든 게임이 인지 기능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것은 아니기에, 편향적인 뇌 자극을 지양하려면 게임에 적정한 시간 분배를 해야할 것이다.




건강을 이롭게 하는 게임



게임을 말 그대로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이롭게 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엑서 게임이 재활 치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연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으며, 엑서 게임의 대표적인 예인 닌텐도 위는 실제로 치료를 돕는 수단으로서 게임 기기를 요양원 등의 장기 케어 센터에 지원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게임이 정상적인 인지 기능 향상을 도모한다면 저하된 인지 기능 역시 개선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생소하지만 불가능한 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신체적 움직임을 동반하는 게임을 엑서 게임이라고 하는데, 이 게임을 학습하고 플레이 하는 동안 사용자는 게임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인지 기능을 활발하게 동원한다고 한다.

 

플레이하는 동안 사용한 인지 기능은 이전보다 향상되었음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고 신체 뿐 아니라 인지 기능 향상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재활치료의 대안적인 치료 방안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가 사실로 나타나고 있는 사례이다.




게임의 폭력성은 사실일까



게임은 폭력적이라는 인식은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게임 자체의 폭력적인 성질 때문에 게이머들이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게 되며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부정적 감정을 표출한다고 많은 매체에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게임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할수록 득이 없는 활동이라며 게임 중독 예방은 곧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기조로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게임이 pc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기기와 플랫폼에서 플레이가 가능해진 지금도 이 전제가 중독 예방이나 게임으로 인한 폭력성에 대해 우려하는 적절한 말이라 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단순히 ‘A는 B하다’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게임의 폭력성이 일으킬 수 있는 폭력 성향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면, 폭력적 게임이 게이머가 드러내는 공격성의 원인이 아니라 그 공격성에 촉매 역할을 할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의 확증편향성과 게이머 개인마다의 성향이 상이함을 영민하게 고려해보아야 할 때이다. 게임의 부정적 영향도 물론 존재하나,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전제를 사실처럼 받아들여서는 수많은 ‘게임하는 인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분법적 사고 밖에서



새롭게 알게 된 위와 같은 사실들을 통해 게임이 더이상 부정적인 컨텐츠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뇌를 자극하여 인지 기능을 자극시키고, 때로는 현실 사회 구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작은 사회로 역할할 수도 있다는 것은 게임의 많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방향이 과거에는 늘 중독이나 폭력성과 같은 부정적인 것이었다면 이제는 긍정적인 시선으로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 게임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게임의 영역이 생각보다 넓으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자본에서의 시장 파이도 커지고 있는 지금,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의 다양함은 필수적으로 사회의 변화에 맞춰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양면을 바라보며 인간의 인지 기능에 발달을 주는 점들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고, 부정적 요소는 보완 및 절제하여 게임 인류가 되거나 게임 인류와 공존하며 살아가게 될 미래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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