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설극장] '위드 코로나' 시대의 브로드웨이를 만나다

WELCOME BACK BROADWAY
글 입력 2021.09.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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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위해 뉴욕에서 9개월간 지내게 되었다. 집합 금지의 나라에서 온 나에게 뉴욕시의 거리는 상당히 낯설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었고,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포함한 각종 행사들이 진행 중이었다. 클릭 몇 번만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할 수 있었으며, 백신 종류도 선택이 가능했다. 바야흐로 뉴욕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전공 서적 대신 브로드웨이 관련 책을 가방에 가득 담고 온 뉴욕이었다. 비록 브로드웨이와 거리가 가깝진 않지만,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설렜다.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했지만, 뉴욕에 도착하고 바로 백신을 맞을 계획이었고, 9개월 안에 조금은 나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운명적이게도, 브로드웨이는 2021년 9월부터 대대적인 공연 재개를 진행 중이다. 많은 공연이 중단되고 취소되며 막대한 피해를 본 2020년이었지만,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브로드웨이 역시 부활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나는 뉴욕 도착 직후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New York and COVID-19



극장, 전시회, 미술관, 경기장 등을 포함하여 뉴욕시의 실내 영업장들은 백신 카드 또는 백신 패스를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실내 시설 이용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지만, 몇몇 음식점들의 경우,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곳도 많다.


극장은 백신 카드와 마스크 착용 모두가 의무인 공간이다. 티켓을 예매할 때부터 이에 동의해야 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구매가 불가능하다. 백신 접종이 어려운 만 12세 미만의 경우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접종 증명서나 음성 확인서가 없을 시, 티켓 여부와 상관없이 입장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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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카드는 원본이 아니더라도 촬영된 사진이 있으면 대부분 인증이 가능하다. 잃어버릴까 걱정되어 나는 이메일로 받은 문서 파일을 가지고 다닌다. 아쉬운 건, 백신 패스 앱을 이용하고 싶은데 내 QR코드는 아무리 해도 인식이 안 된다. 오류가 난 것 같다. 그래도 문서로 확인이 가능해서 다행이다.


뉴욕시는 백신 패스 확인을 미국 최초로 의무화했으며, 델타 변이 확산을 대비해 지난 9월 13일부터 직접적인 단속에 들어가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자에게 상금을 준다는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서 볼 수도 있었다. 물론 나는 해당 사항이 없었지만, 뉴욕시가 얼마나 백신 접종을 강경히 장려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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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학교에서 백신 접종 확인서를 9월 27일까지 반드시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학교 보건실과 대학 병원에서 아무 때나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 나는 모더나 백신을 맞기 위해 외부 약국에서 맞았지만, 학교에 남아있는 아무 백신이나 상관 없다면 접종은 교내 식당 이용보다 간편하다. (백신 여부와 무관하게 매주 교내에서 코로나 검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정책과 시스템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촉진을 야기했다. 백신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지만, 전체적인 확률로 보았을 때 백신율을 높였다. 영업을 중단했던 많은 영업장이 다시 문을 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대규모 행사들이 하나둘 열리고 있다. 뉴욕시는 일상의 회복을 위해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Broadway's Back!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일제히 중단되었던 브로드웨이가 지난 9월 14일부로 다시 공연장 문을 열었다. "라이언킹", "위키드", "시카고" 등 유명 뮤지컬들이 재개되었으며, 신작들의 개막 예정도 되어있다. 올해 말까지 약 30편에 달하는 공연이 브로드웨이에서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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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온 지 2주가 되었을 때, 처음 맨해튼 시티에 방문했다. 기차를 두시간 가까이 타고 도착한 맨해튼에서 브로드웨이 거리를 따라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온통 공연 포스터에 둘러싸이자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꼈다. <시카고>, <라이언킹>, <하데스타운> 등 한국 대극장에서 보던 공연의 오리지널 공연 포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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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픈하지 않은 공연들의 포스터에도 반짝반짝 불이 들어와 있었다. 미국 공연의 메카 브로드웨이는 상상 그 이상으로 화려했다. 최근에 한국에서 본 뮤지컬 <비틀쥬스>의 포스터를 보자 너무도 반가웠다. 찾아보니 아직 오픈하지 않았지만, 내년 4월 개막 예정이라고 한다.


브로드웨이 거리를 걷는 내내 대형 공연들의 포스터를 지났고, 할인 광고를 지나쳤다. 브로드웨이는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이 거리의 극장 간판이 전부 소등되고, 할인 광고지가 붙어있지 않았을 것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Fully-Vaccinated People CAN



타임스퀘어 방문 후 나는 바로 공연 예매사이트에 들어갔다. 브로드웨이는 공연 예매 플랫폼이 다양하고, 서비스 요금이 상이하며, 사기 거래도 많다고 하기에 신중히 알아보았다. 처음이니까 가장 큰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했고, 대형 공연인 <시카고>를 친구들과 함께 보기로 했다.

 

당당히 2차 백신 후의 날짜로 예매했지만, 세상에,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백신 접종 완료자(Fully-Vaccinated)"의 기준은 2차 접종 완료자가 아닌, 2차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난 사람이었다. 분명 알고 있었는데 예매하면서 너무 흥분했던 것 같다. 모더나 백신을 맞은 나는 2차 접종일이 28일 간격이었고, 2주가 지난 시점은 예매일보다 뒤였기에, 나는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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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날짜를 10월로 변경해야 했다. 하지만, 예매처 사이트엔 변경 방법이 없었다. 당황한 나는 예매처에 이메일로 문의했고, 반드시 고객센터와 전화를 해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객센터와 전화로 하나하나 확인 후에 나는 날짜를 일주일 뒤로 변경할 수 있었다. 아직 기간이 좀 남아서 수수료나 추가 비용 없이 변경이 가능해서 다행이었다.

 

<시카고> 예매 이후 뮤지컬 <하데스타운> 티켓도 예매했으며, 곧 시작된다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와 뉴욕발레단의 공연 역시 알아보고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뉴욕의 문화들이다. 함께 유학 온 친구는 화이자를 맞아 나보다 먼저 백신 접종 완료자가 되었고, 최근 힙합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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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는 3일 후에 백신 접종 완료자가 된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브로드웨이를 즐길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나의 수중엔 뮤지컬 <시카고>와 <하데스타운>의 티켓이 있고, 나의 소중한 백신 카드가 있다. 브로드웨이에서의 이야기는 이제 진짜 시작이다.


1년 반 가까운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 끝에 다시 찾은 활기. 관객도 배우도 제작자도 모두 기다리던 순간이다. 물론 항상 방역 수칙을 지키고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다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커다란 회복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가 극성인 지금, 뉴욕시의 '위드 코로나' 정책은 도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지낼 9개월의 기간 동안 나는 팬데믹을 극복해가는 브로드웨이의 모습을 직접 볼 예정이다. 다시 시작된 미국의 공연 메카 현장은 어떨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모든 것이 예전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부 이제 시작이다. 그 소중함을 잊지 않고 무사히 그리고 안전히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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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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