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안의 링거를 맞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안내의 편지 - 내 마음이 불안할 때

불안을 딛고 얻을 가치로운 삶을 위하여
글 입력 2021.09.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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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라는 링거를 달고 사는 삶’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제니퍼 섀넌의 책, 『내 마음이 불안할 때』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 표현에 물음표를 띄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맞아, 그게 바로 내 기분이야!’라며 놀라는 사람도 있겠다. 이 책은 툭하면 불안에 마음을 점령당하거나 불안이라는 액체가 한 방울씩 꾸준히 심신에 들어오는대로 살고 있는, 그런 괴로움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불안 해소 안내서이다.

 

불안 해소 안내서라고 썼으나 불안 탈피 지침서는 아니다. 이 책에서 누누이 말하기를 불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강화하는 선택이다. 어쩌면 이 책에 대한 더 정확한 평은 ‘불안의 수용과 완화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불안의 해갈은 나의 세상이 넓어지는 성장으로 이루어지며, 저자는 그 과정을 다소 독특한 명칭들을 통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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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마인드


  

책에서 불안 만큼이나 많이 나오는 단어는 ‘몽키’ 내지 ‘몽키 마인드 (monkey mind)’일 것이다. 이는 저자가 불안의 원인을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개념에 비유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몽키 마인드란 생존의 위협을 알리는 일종의 경보 울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려오는 차를 본다면 내면의 몽키가 위험 신호를 보낼 것이다. 물리적인 위험뿐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의 위협 등 심리적인 위험에도 반응한다. 이렇게 보면 무엇이 문제일까 싶지만 곤란한 점은 몽키 마인드가 아주 먼 선조 시절부터 축적되어 와 원시적인 직감 수준에 머무른다는 데서 시작된다. ‘위협’이라 느껴지면 그것의 심각함이나 규모를 세세하게 따져 우리에게 알리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빨간 불만 켜고 사이렌을 울리는 셈이다. 몽키의 신호를 받은 우리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몽키 마인드에 장악당하면 위험은 과대평가하고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은 과소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해야 할 일에 직면하기보다 관심을 다른 데 돌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불안을 회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회피는 위협을 인정하는 것이 되며 결국 불안의 정도를 심화시키는 선택이다.

 

 


불안을 지속시키는 태도, ‘몽키 마인드셋’


 

몽키 마인드는 위협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부정적인 사이클로 고착되는데, 이 불안의 사이클에 빠지면 불안의 몸집은 더욱 커진다. 다음의 세 가지 전제가 몽키 마인드셋을 촉발한다.즉, 불안을 느끼는 세 가지 전제이다. 첫째로 불확실함에 대한 두려움이고, 둘째로는 완벽주의, 마지막으로는 과도한 책임감이다. 100 퍼센트 확실히 알아야 움직일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한번의 실수가 자기 위치를 위협할 거라 생각하게 되고, 주변 사람의 건강이나 감정이 자기 책임이라 느껴 자신보다 남을 위해 애쓰는 것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전제 모두 말도 안 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불확실함에 대한 두려움이 심화되면 삶은 이런 식으로 고달파진다.


 

확신이 필요한 대상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태도가 삶의 방식이 되면 삶 자체를 하나의 위협으로 대하게 된다. 삶을 확인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통제하고, 정복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벌어질지도 모를 일을 염려하며 귀한 시간을 낭비한다. p. 41

 


삶 자체가 거대한 장애물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완벽주의와 과도한 책임감도 결과적으로 인생을 버겁게 만드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감지된 위협의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우리가 그것을 실제적이고 중대한 위협으로 인정해 몽키가 원하는대로 반응해주기 때문에 이 마인드셋은 유지되고 강화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몽키에게 먹이를 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몽키에게 불안에 빠진 우리를 보여준다. 불안을 회피하며 더 불안으로 빠져드는 우리를 선보인다.

 

 

 

불안을 강화시키는 ‘안전 전략’


 

몽키 마인드셋을 지속시키는 핵심 요인은 회피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안전 전략(safety strategy)이라 부른다. 그뜻인즉,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고, 저항하고, 잠시 잊기 위해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 내지는 불안을 낮추거나 잘못 인지한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다.(p. 89)

 

완벽한 글을 쓰지 못할까 걱정되어(완벽주의 전제) 글쓰기를 시작하기 무서워진(몽키의 위협 감지) 사람이 있다고 쳐보자. 이 사람이 문서 파일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대신 책상을 정리하거나 자료를 더 조사한다고 책을 읽는다면 그것이 안전 전략이다. 다른 소일거리나 흥밋거리로 시간을 떼우며 당장에 제일 무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위협을 인정하는 것이며, 몽키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다.

 

안전 전략을 취할수록 불안의 전제는 강화되고 몽키 마인드셋은 확고해진다. ‘불안-위협 감지-안전 전략-위협 인정-(다시) 불안’ 이 사이클을 뱅글뱅글 도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으로 몽키의 경고를 무시하는 것뿐이다. 인생 선배들이 말하던 ‘그냥 눈 딱 감고 해 버려’라는 말이 떠오른다.

 

불안에 현명하게 대응하려면 안전 전략을 취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회피 행동은 일상에 녹아들어 있어 단번에 멈추기가 쉽지 않다. 불안의 사이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도움 된다. 일상을 관찰하며 몽키에게 보상하는 방식을 파악하자. 무엇이 몽키에게 바나나를 주는 안전 전략인지 파악하는 데 두 가지 기준을 참고하면 된다. 일시적인 안도감만을 제공하는 행동을 반복하는지, 그리고 이 행동이 삶의 목표 및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지를 체크해 보는 것이다. 일상에서 취하는 안전 전략 리스트를 작성하며 자기 생각과 행동을 관찰해보자. 몽키에게 먹이를 주는 패턴을 알게 될 것이다.

 

 

 

나를 바꾸는 확장 전략


 

불안의 사이클을 끊기 위한 첫 단계는 몽키 마인드와 정반대로 사고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확장 사이클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사고가 기본값이 되려면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몽키 마인드셋의 사이클을 멈추는 데 요구되는 새로운 경험은 몽키에게 바나나를 그만주는 것이다.

 

몽키 마인드에 반하는 새로운 경험이란 불안을 느낄 때 안전 전략이 아닌 확장 전략(expansive strategy)을 택해 그동안 피해 온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한 조언이 몇 가지 제시된다. 첫 번째는 웰커밍 호흡을 하는 것이다. 이 호흡법의 의의는 불안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피하고 싶었던 부정적인 마음이 들어올 공간을 마련해주는 데 있다. 불편한 감정과 감각에 적극적으로 노출될 때 불안은 점차 힘을 잃기 때문에 이 호흡법은 유효하다. 우리는 불안은 통제할 수 없지만 불안에 대한 반응은 통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판단이나 반응을 하지 않고 그저 몽키가 하는 말을 듣는 것이다. 불안한 생각을 평가 및 검열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걱정 시간 만들기이다. 걱정은 안전 전략 중에서도 전형적인 심리 행동이지만, 계획을 세워 의도적으로 걱정에 몰입할 때 확장 전략으로 바뀐다. 즐거운 일은 아니므로 무언가 재밌는 일을 하기 직전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자꾸만 걱정이 든다면 위협 경보를 울리는 몽키에게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게 해주어 고맙다고 인사한 후, 미리 정해둔 걱정 시간에 걱정을 하기로 다짐한다. 그 전까지 당신은 할 일을 해도 좋고 휴식을 취해도 좋다. 걱정 시간 동안은 해결책을 고민하지 말고 온전히 문제를 느껴라. 이 시간이 당신에게 회복력을 선물해 줄 것이다.

 

지금까지 몽키의 바람을 들어주는 몽키 마인드셋 안에서 살았다면, 확장 전략을 택하고 훈련하면서부터 확장 마인드셋을 활용하며 살아갈 수 있다. 확장 마인드셋을 체화하는 과정에서 불안에 대한 회복력과 유연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성장은 그간 불안을 줄이느라 급급했지만 결국 불안을 키우고 그것에 끌려다니던 삶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도록 한다.

 

확장 마인드셋 훈련에 난항을 겪을 때마다 미리 만들어 둔 ‘추구하는 가치 리스트’를 확인하며 내 마음과 행동의 방향을 되새겨보자. 책의 200쪽에 참고용으로 만들어 둔 가치 리스트가 있다. 이 중에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골라서 적어보면 된다. 내 경우 자기 수용, 유연성, 성장, 회복력, 기쁨, 자기 표현과 신뢰를 옮겨 적었다.

 


 

불안을 딛고 얻을 가치로운 삶을 위하여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몽키의 가치를 따라 살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따라 살 것인가?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가치는 무엇인가?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수용하고, 작건 크건 위협을 느낀 일에 착수하기란 분명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확장 마인드셋 훈련은 좌절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니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존에 덜 위협적인 사안부터 확장 훈련해 보는 것이다. 불안감, 좌절감, 일이 잘못되었을 때 느끼는 수치심, 긴장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확장 마인드셋 고착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다. 이 훈련을 통해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부터 책임지는 연습을 하고 삶의 불확실성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게 된다면 불안을 느끼는 세 가지 전제는 와해될 것이다.

 

물론 삶은 한 고난이 익숙해지면 다른 고난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까지 인생과 세상의 자연스러운 면이다. 이제껏 삶에 어떤 장애물이 튀어나올까, 갑자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느라 원하는 곳을 향해 걷기를 포기했다면 부단히 확장 전략을 택하며 지나온 길을 떠올려 봐도 좋다. 그 훈련에서 우리는 인생에 대한 회복력과 유연성을 키웠다. 불안은 불안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보다 그것을 수용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잠재워진다. 정확히는, 불안감이 잠재워지고 돌아보니 그 불안의 원인이 내게 더 영향을 못 미치는 것이 되어 있으리라. 두려움에 휩쓸리는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따르는 삶의 모습을 갖춰갈수록 우리의 세계는 확장된다. 그리고 세계의 확장은 새로운 확장의 영감이자 동기가 될 것이다.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기존과 다른 행동을 택하고, 때로는 전과 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라는 방향을 따른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 또한 잊지 말자. 우리는 비난 받을 때보다 칭찬과 격려를 받을 때 빠르게 바뀐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극됐던 불안감과 신체적인 증상, 그래서 꼬인 일정과 자책이 있었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내려놓으려 노력했다. 실습과 다름 없는 독서를 한 셈이다. 그 과정에서의 부족함이 눈에 보이지만 슬럼프를 지나 글 한 편을 완성한 점을 스스로 칭찬해 주기로 했다. 불안함의 링거를 달고 살다가 떼어내기 위해 이 책을 펼쳐들 분이나, 책의 내용을 짐작하기 위해 이 리뷰를 읽은 분들, 책을 읽고 나서 회피 말고 다른 선택을 하나씩 해 본 분들 또한 자신의 성장 ‘과정’을 칭찬해주길 바란다. 책에서도 줄기차게 말하듯, 스스로 길러낸 회복력으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삶이란 모험을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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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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