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콩트1' - 인생 화장실 [문화 전반]

화장실은 창조와 배설을 위한 공간
글 입력 2021.09.16 13:28
댓글 14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이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이 일을 떠올리면 연수는 아직도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날의 날씨까지도 기억한다. 우리는 자주 인생 영화, 인생 음악, 인생 떡볶이 등 그것을 남들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인생을 상당히 알차게 살고 있다는 것의 증명이라도 되는 듯한 인생 OO를 쉽게 나열하곤 한다. 그런데 왜 인생 엘리베이터나 인생 여드름 같은 것은 없는 것인가? 손쉬운 자랑거리가 되지 못해서일까? 아무런 개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우리의 연수에게는 의외로 인생 화장실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뿌듯함을 느낀다.


*


처음에 연수는 안에 누가 있는 줄 알고 화장실 문 앞에 서서 자신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는 조금 전에 도망쳐 이 아래로 내려왔다. 매일 같은 집 앞 술집에서 매일 같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곤 하는 연수에게 홍대거리는 너무 생소한 곳이었다. 그는 땀에 젖어 황급히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왔고, 계단을 내려오니 지하에 있는 카페를 발견했고, 아무 생각 없이 유리창 안을 들여다보다가 카페 점원과 눈이 마주쳤고, 점원과 눈이 마주치니 아무것도 안 하다 다시 계단을 올라가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기는 싫어서 자연스럽게 카페로 들어왔고, 카페로 들어오니 아무것도 시키지 않을 수가 없어서 가장 저렴하고 익숙한 메뉴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살면서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어색함을 느끼며, 그런 내적인 어색함이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점원의 눈길을 피해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무언가 할 일이 있는 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화장실이다.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는 잠시 기다리며 카페를 둘러보았다. 그가 유일한 손님이었다. 점원은 그를 반겼을까 아니면 반기지 않았을까? 눈이 마주치더라도 그냥 다시 계단을 올라가는 게 좋았으려나? 빈속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어도 될까? 따위의 생각을 하던 중 그는 아무리 밀어도 열리지 않던 문에 당기시오 라고 써 붙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문을 당겨 안으로 들어갔다.

 

 

[크기변환]20210906_145945.jpg

 

 

아무리 커피뿐만 아니라 술도 팔고 구석에는 먼지 낀 턴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한쪽 벽면에는 폴라로이드 사진 들이 잔뜩 붙어있는 분위기로 압살하는 홍대의 지하 카페라지만, 그가 밖에서 예상한 것보다도 카페의 화장실은 훨씬 놀라웠다. 화장실의 모든 벽면이 수백 장은 되어 보이는 손바닥 크기의 종이쪽지들로 뒤덮여 있었으며, 쪽지 위에는 손님들이 적어 놓고 간 듯한 짤막한 글귀들이 적혀 있었다. 연수는 이 경이로움을 넘어 황당함을 선사하는 공간을 둘러보았다. 처음엔 쪽지로 뒤덮인 벽 자체를 보았고, 벽을 두껍게 뒤덮은 쪽지들이 한 겹 이상이라는 것을 보았고, 개별 쪽지 하나하나의 내용을 보기 시작했다. 많은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누군가의 행복을 기원하는 글부터 누군가에게 저주를 퍼붓는 글까지 내용은 무척 다양했다. 연수는 이 이야기로 가득 찬 공간이 맘에 들었고, 이곳에 더 오래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모두가 변기에 앉아서 써재꼈을 수많은 이야기를 마찬가지로 변기에 앉아서 천천히 읽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다. 잘 생각해보니 대변이 마려운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는 일과 관련해 그의 인생에 있어서는 아주 드물게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지를 내리고 변기 위에 앉았다. 그러나 좀 더 크게 보았을 때 연수 자신은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지만, 대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가기보다는 화장실에 온 김에 대변을 보기로 하는 연수의 이런 행동 패턴은 연수의 지나온, 그리고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삶의 방식을 ‘대변’했다.

 

변기에 앉아 앞을 보니 무릎 높이에 오는 작은 단 위에 벽에 붙은 것들과 같은 누런 새 종이 딱 한 장과 초록색 펜이 놓여 있었다. 초록색 펜이 잉크색도 초록색인지 확인할 겸 그는 새 종이에 선을 하나 그었다. 누런 정사각형에 대각선으로 검은색 선이 그어졌다. 생각해보니 방안에 초록 잉크로 써진 글은 없었다. 그는 억지로라도 대변을 밀어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다시 한번 화장실을 둘러보았다. 일어나 있을 때와는 다른 높이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또 다른 내용들이 보였다.

 

 

사본 -20210906_150034.jpg

 

 

-2017년 10월 1일에 민지는 홍익대에서 대입 논술 시험을 봤다. 합격을 기원하며 나중에 입학하면 동기들과 다시 이 카페에 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합격했다면 지금 즈음 대학교 4학년이리라.

 

-어떤 이는 자기 계좌번호를 써 놓고 치킨이 너무 먹고 싶다고 써 놓았다. 사람들이 치킨값을 보내 줄 리는 만무했지만 장난으로라도 이 화장실을 거쳐 간 사람들이 백 원, 이백 원씩 돈을 보냈다면 그것이 모여 치킨 한 마리 값 정도는 모이지 않았을까?

 

-2015년의 상준은 그날로부터 정확히 5년 후 한국에 돌아와서 2020년 5월 31일에 다시 이곳을 방문하겠다고 했고, 그에 답해 2020년의 누군가는 ‘오늘이 딱 그 날짜인데 혹시 오셨나요? 카운터 옆 곱슬머리에 밀크티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겠네요….’ 라며 바로 밑에 써 붙여 놓았다.

 

-비교적 최근인 2021년 8월에는 잔뜩 술에 취한 글씨체가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있었다. ‘짜장면이 칠천 원인 세상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2021.08.03’

 

가장 마음에 드는 쪽지는 아래의 것이었다.

 


[크기변환]창조20210906_150025.jpg

 

 

“여러분, 감성과 창의력은 인간이 배설을 할 때 가장 잘 나오나 봅니다. 이 수많은 쪽지가 그것을 증명하죠.”


정신없이 제각기 다른 꼴의 글씨들을 탐하던 중 연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을 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며 점원을 불러볼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소리는 들릴 것 같지 않았고 유리창 너머에서 마주쳤던 점원의 눈빛을 떠올리니 부끄러운 나머지 그를 부를 생각이 싹 가셨다. 그는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절망은 아주 짧았는데, 곧이어 그는 방 전체가 언제든 사용 가능한 휴지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로 반대되는 충동들이 연수를 사로잡았다. 하나는 보존의 충동, 다른 하나는 파괴의 충동이었다. 벽에서 단 한 장의 글도 뜯어내지 않는다면 그는 화장실을 나서며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연수는 이 공간과 공간의 역사의 보존을 위해, 그의 뒤로 이 화장실을 거쳐갈 수많은 사람의 경험적 풍요로움을 위해 도덕적 판단을 넘어선 한 차원 더 높은 판단, 즉 미적인 판단을 내리게 될 터였다.

 

그러나 뒤처리에 필요한 만큼의 종이를 떼어내어 사용한다면 그는 선택이란 것을 할 수 있을 터였다. 어떤 종이를 떼어내 이 공간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지, 어떤 종이를 그대로 두어 뒷사람에게까지 전달되게 할지에 대한 선택. 연수는 곱씹어 보았다. 그가 단 한 번이라도 진정한 의미의 선택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단지 무언가를 피해 계단을 내려오는 행동이 이 화장실로 이어진 것처럼 그는 언제나 알 수 없는 힘에 떠밀려 살아왔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뒤처리는 그에게 이미 본질에서 벗어난 문제처럼 느껴졌다. 그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남기고 어떤 이야기를 제거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신이 된 것만 같았다. 이 작은 화장실이 그에게 어떤 힘을 발휘한 것만 같았다. 가히 인생 화장실이라 부를 만한 공간이었다.

 

연수는 나름의 엄정한 기준들을 가지고 분류작업에 임했다. 첫 번째는 독창성이었다. 다른 곳에서도 언제나 접할 수 있는 종류의 이야기는 굳이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첫 번째 희생양은 민지의 논술 합격 기원이었다. 그는 그 종이를 사용했다.

 

두 번째 기준은 이야기성 이었다. 내용이 독특하지 못하더라도 문장 자체가 아름답거나 적은 분량으로도 단번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 경우는 특별히 사면되었다. 그의 심금을 울린 아마추어 시인의 시(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의 소시민적 위대함에 대한 시였다.) 또는 이 카페에서 쓰는 커피콩에 대한 몇 줄의 위트 있는 비평 등이 특별 사면 대상이었다.

 

세 번째 기준은 사용하는 종이의 분포도였다. 벽의 한 부분에서 너무 많은 종이를 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글들은 비교적 최근에 작성된 것이었고 다른 종이들에 많이 가려져 파묻혀진 글들은 아주 오래되어 몇 년 전에 작성된 것이었다. 다른 곳은 다 2020, 2021년인데 특정한 부분만 2013년의 이야기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면 어색할 터였다. 따라서 그는 최대한 범위를 넓게 잡아 고루고루 희생양을 물색했다.

 

위의 세 가지 기준을 엄격히 고려해 그는 이름 모를 가족의 건강 기원, 인혜와 정훈의 영원한 사랑, 홍대 앞 가난한 대학생들을 위한 맛집 정보 등을 사용했다.

 

밤새워서 술을 마신 대학교 새내기의 삐뚤삐뚤한 생활비 걱정으로 마무리를, 이제는 정말로 마음을 접겠다고 하는 선배를 향한 짝사랑의 고통으로 코를 풀었으며, 꿈도 없이 너무 늙어버린 것이 맘에 들지 않아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어느 중년의 푸념(한 귀퉁이에는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이제 시작인걸요!’라고 응원을 달아 놓았다.)으로 손을 닦았다. 그는 한참 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그의 테이블에 놓인 채로 얼음이 녹아 농도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바깥세상의 일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바지를 올리고 변기에서 일어난 후에야 연수는 그가 처음에 선을 그은 그의 종이는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가만히 대각선으로 선이 하나 그어진 정사각형을 내려다보았다. 선은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찍 그은 것 치고는 제법 곧았다. 정사각형 안에 작대기 하나. 그 또한 쓸 만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지만 마땅한 것은 없었다. 떠오르는 것들은 있었으나 스스로가 정한 세 기준을 충족시킬 자신이 없었다. 연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짧은 선 두 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 모양은 다음과 같았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916_023522511.jpg

 

 

그도 왜 이런 모양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었으며 이것을 적당히 곧은 작대기 셋이 한 점에서 우연히 만나는 모양으로 봐야 할지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화살표 모양으로 봐야 할지 헷갈렸다. 한참을 들여다보니 연수는 이제 이 놀이에 싫증이 났다. 그는 자신의 기호를(또는 이야기를) 변기에 앉았을 때 정면으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였다. 마지막으로 주변을 둘러본 뒤 그는 화장실을 나갔다.

 

그는 아메리카노의 존재도 잊은 채 화장실 문을 나오자마자 카페 현관으로 향했으며 카페를 나오자마자 계단을 올라 다시 홍대거리로 돌아갔다. 한참을 걸어 카페로부터 많이 멀어지고 나서야 그는 카페의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수는 그 일을 가끔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걸어 두고 온 종이 위의 기호를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곤 했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그것이 미래를 향하는 화살표였다는 식으로,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짧은 선 두 개와 길쭉한 선 하나의 의미 없는 교차일 뿐이었다는 식으로. 그 후로 그 카페를 찾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제는 기억도 희미하고 벽에 어떤 이야기들이 쓰여 있었는지 긴가민가하지만, 가끔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연수는 아직까지도 그가 오래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노상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73732
댓글14
  •  
  • kyul
    • 안녕하세요. 에디터 강득라입니다.

      상원님의 글이 무척 재미있고, 톡톡 튀고, 유쾌해서 읽는 내내 웃음이 새어나왔답니다.
      어쩌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을 쪽지 속 글귀를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고, 용기를 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사람간의 정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화장실은 볼일만 보는 그냥 그런~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이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을 깨울 수 있는 곳이 될 줄은 몰랐어요.
      제게 신선한 자극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카페 화장실에 저도 가보고 싶네요. 화장실을 탐방하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 해보네요. ㅎ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kyul감사합니다 강득라 에디터님!

      재미있고 톡톡 튀고 유쾌하다는 칭찬 너무 감사드려요! 이런 종류의 콩트를 쓸 때 항상 저는 적당히 유쾌하고 가벼운 글을 지향하는데 그렇게 읽어주신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화장실은 불특정다수의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글이었어요. 따라서 말씀하신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을 쪽지 속 글귀'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 화장실에서 벌어진다면 재밌을거라 생각했던거구요.

      일종의 자극이 되었다니 뿌듯합니다. 실제로 저 공간 자체가 저에게 큰 자극을 줘서 들어가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를 떠올렸답니다.

      P.S. 상호명을 언급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카페 이름은 '큰바나나'를 영어로 말한 단어입니다ㅋㅋㅋ 실제로 홍대거리 어딘가 지하에 위치한 독특한 공간이랍니다.
    • 0 0
  •  
  • 동그라미
    • 안녕하세요, 상원님. 컬쳐리스트 서지유입니다.

      연수의 세 가지 기준을 보고, 턱을 괴고 몇 번 낄낄거렸네요. (제가 뭐라고 판단하는 건가 싶냐마는)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쓰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냥 웃으며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글에,  “저 기준에 의하면, ‘내 포스트잇, 휴지로 쓰면 1년간 변비생김’이라 쓴 건 간택될까, 아닐까” 이런 생각만으로 끝났네요;

      세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은 화살표 포스트잇을, 저라면 그냥 붙여 뒀을 거 같아요. 글만 있으면 좀 심심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여백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피드백 댓글을 쓰면서 이렇게 써도 되는 게, 이게 맞나 싶어서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ㅋㅋ 매력 있고, 걱정 없이 편하게 읽히는 밀도 높은 글 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동그라미감사합니다 서지유 컬쳐리스트님!

      턱을 괴고 낄낄거리셨다니, 제가 누군가 저의 글을 읽을 때 취하길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로 읽으셨군요.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턱 많이 괴어주세요.

      저라면 그 포스트잇 무조건 씁니다. 안 쓰면 집가서 누웠는데 계속 생각날거 같고 미련이 남을 것 같아요. 아니면 옆에다가 '내 포스트잇, 휴지로 쓰면 1년간 장 건강해짐. 완전 유산균맨 됨.’ 이라고 쓴 새 종이를 붙여놔도 좋겠죠. 변비 포스트잇부터 쓴 다음에 유산균 포스트잇 쓰면 되는거 잖아요. 쓰는 순서 반대로 하면 시원하게 망할테니까 조심해야겠지만요.

      피드백 댓글 이렇게 칭찬으로 가득하게 써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처음에 제출할 때 이게 콩트라서 다른 분들이 피드백을 어떤 식으로 해주실까 궁금했는데 글을 읽으면서 지유님만의 생각의 가지들을 뻗어주신거 같아 좋았네요. 지유님 글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 0 0
  •  
    •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소설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노골적이고 섬세하게 연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에서는 쾌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아마도 쪽지로 가득한 화장실에서 대변을 밀어내는 연수만큼이나 이 화장실 공간에 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군가는 무심히 뜯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쪽지들을,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솎아내는 연수. 화장실을 떠나며 '스스로가 정한 세 기준을 충족시킬 자신이 없어' 세 개의 선이 그어진 쪽지만을 남기고 떠났다는 그는 이 독특한 화장실만큼이나 궁금함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미스테리한 공간과 매력적인 인물 수려한 글솜씨로 몇 분간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쭉 상원님의 글을 기다리게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감사합니다 장현채 에디터님!

      먼저 서술 자체에 대한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대로 연수가 처음 카페에 들어오고부터 화장실에 들어가기까지의 시간순 서술보다 화장실 문 앞에서 시작하는 연수의 의식을 따라가는게 훨씬 효과있을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저는 연수라는 인물을 구체적이고 독특한 인물로 생각했다기보다는 굉장히 보편적인 인물상으로 설정하고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저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선택에 관한 어떤 면을 담고자 했습니다.

      제 글을 읽는 짧은 시간이 즐거우셨다니 뿌듯하네요. 저 또한 현채님의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 0 0
  •  
  • SIRO
    • 안녕하세요. 에디터 백나경입니다.

      화자가 글쓴이가 아닌 듯하여 이 글이 소설인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필인지 분간이 안 가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소설이라기엔 너무나도 있을 법한 사진들이 함께 게시되었기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필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 물론 어느 쪽으로 생각하고 읽든 참 재미있는 글이었어요.

      제가 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대목은 "그는 결정을 내리는 일과 관련해 그의 인생에 있어서는 아주 드물게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지를 내리고 변기 위에 앉았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진실로 그렇더라고요.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별의별 고민을 다 하면서 살아가지만, 화장실에 앉아 배설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이를 조금 더 확장시킨다면, '무언가가 마려운 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에 임한다'는 서술로도 변형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속이 편한 상태,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는 망설임 없이 글을 써내려갈 수 없습니다. 속이 불편한 상태일 때 글은 가장 잘 써지지요. 글쓴이께서 이에 대하여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독특한 소재와 재미있는 표현 덕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SIRO감사합니다 백나경 에디터님!

      음..사실 쌩구라인지 아니면 어느정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인지 아리까리한 상태를 목표로 쓴 글이지만 정작 나경님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수필로 생각하고 읽으셨다니 뭔가 쪽팔리네요ㅋㅋㅋ그래서 그냥 정하겠습니다. 위 글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맞습니다. 따라서 가장 사고가 자유로운 순간 역시 화장실에 있는 시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사고가 딱딱하고 말랑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도 잠시나마 몽상에 가까운 생각을 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화장실에서의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작문욕구를 배설욕구와 연결짓는, 그러니까 글은 마려운 것이라는 나경님의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살짝 불편한 상태가 글을 쓰기 가장 좋다는 것도 너무 공감하구요. 물론 정도껏 불편해야지 너무 불편하면 사람이 눕게 됩니다. 저도 그만 일어나야되는데..

      제가 좋아하는 소설가가 예전에 '글이 너무 막힘없이 잘써진다면 그건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도 떠올랐습니다. 밑창에 자그마한 돌이 들어간 신발을 신고 균형이 맞지 않는 의자에 앉아서 자갈과 불균형 정도의 불편함을 의식하며 글을 쓸 때 글쓰기에 훨씬 긴장감도 생기고 전체를 곱씹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문제 없이 글쓰기가 너무 편하면 글이 너무 도식적이거나 내용이 너무 뻔하다는 뜻이거든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칭찬감사합니다 :)
    • 0 0
  •  
  • 푸른하늘
    • 상원님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김재훈입니다.

      글이 너무 재밌어서 웃으면서 봤네요! 이런 유쾌한 글을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위의 장소가 어딘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ㅎㅎ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저렇게 활용한 카페도 참 멋진 것 같고, 그 모습을 보고 위의 이야기를 쓰신 상원님도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너무 재밌게 읽어서 단편 소설에 응모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0 1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푸른하늘죄송합니다 김재훈 컬쳐리스트님!

      남들은 다 감사합니다인데 왜 재훈 님한테만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냐고 하시면, 제가 실수로 재훈님 댓글에 비추를 눌렀네요. 엄지누르려다가 제 엄지가 실수를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미안합니다..

      소설 써보라는 정도의 칭찬까지 들을 줄은 몰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웃으면서 보셨다니 그것도 너무 기쁘고요. 소설은 항상 제가 언젠가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입니다.


      위 장소는 홍대에 '큰바나나' 라는 카페입니다.
    • 0 0
  •  
  • jo__oy
    • 안녕하세요. 안지영입니다.

      '인생 화장실' 제목에서부터 상상력이 마구 샘솟네요. 이어서 글을 읽을수록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에 두 번 놀랐습니다.

      또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본 화장실이라는 공간이 이렇게 신선하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어요.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방문하는 공간에 대해서 새삼 무심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더불어서 글을 읽으며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새로운 정의가 떠올렸는데요. 빼곡히 쓰인 많은 사람의 이야기처럼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온전히 자신에게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보존과 파괴의 충동, 무언가 지키는 것도 버리는 일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쌓아놓기보다 때로는 잘 비워내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있죠. 그 지점에서는 저에게도 이정표와 같은 화살표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와 함께 글을 읽는 재미를 더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jo__oy감사합니다 안지영 컬쳐리스트님!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방문하는 공간이니까 화장실은 무심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인거 같습니다. 말씀대로 우리가 그곳에서 가장 솔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무심해지는 공간이라 그런 것 같고요.

      갑자기 든 생각인데, 수많은 화장실 중에서도 지하철 화장실 만큼은 도저히 편해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화장실이 위와 같은 역할을 하려면 외부와 제대로 단절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니 칭찬 감사합니다!
    • 0 0
  •  
  • 오리지날
    • 안녕하세요! 23기 에디터 박대현입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글은 쉽게 쓸 수 없죠. 글은 더더욱 공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라 그런 듯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벽에 낙서를 할까요? 글을 제발 쓰라고 할 땐 기어코 쓰지 않는 사람들이 왜 화장실에 들어가서, 쓰지 말아야 할 (것 같은) 곳에 글을 남길까요?

      유독 화장실이 영감의 원천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일까요? 그 가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만큼은 오로지 칸 속에 나 혼자입니다. 화장실에 있다고 하면, 빨리 나오라고 하는 사람도, 실적을 가지고 한마디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목표를 달성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우리는 '점검, 평가'받아야 할 꼬리표를 항상 지니고 다닙니다만, 칸 안에서 만큼은 예외입니다. 내가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일기를 쓸 수 있고, 남에게 무상으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자애롭게 줄 수 있으며, 앞으로의 다짐도 남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글이 안 풀리거나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 때면 - 거의 매일 바쁘긴 하지만 -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로 씻곤 합니다. 그러면 영감이 귀신 같이 떠오르더라고요.

      화장실은 비움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사색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담긴 에디터 님의 글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앞으로도 많이 써 주세요!

      박대현 드림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서린안경
    • 오리지날감사합니다 박대현 에디터님!

      화장실에 있을 때만큼은 오로지 나 혼자라는 대현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 혼자라는게 '점검, 평가'받아야 할 꼬리표로부터의 자유라는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이네요. 새로운 테마를 추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원래 광고나 포스터에 나오는 연예인들 사진보면 괜히 콧수염이나 사륜안을 그려넣고 싶은 충동들이 있지않나요? 제 글과는 좀 다른 경우지만 사람들이 벽에 낙서하는 심리는 그냥 하지말라고 하는거 하는게 재밌어서도 있을 거에요.

      저 또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연결되지 않던 생각들이 연결되거나 떠오르지 않던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있어요. 화장실은 고마운 공간임이 분명합니다.

      인상 깊게 읽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화장실 많이 갑시다!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1.10.21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부일로205번길 54 824호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1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