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개개인의 상상력은 작품에 윤기를 더한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

역사적인 삼각관계를 뮤지컬, 영화, 도서로 만나다.
글 입력 2021.09.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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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스토리가 만나 조화로운 볼거리를 주는 작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뮤지컬이라는 장르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뮤지컬이 있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작품 하나를 이야기해볼 것이다. 다크하고 고딕한 분위기가 흐르며 알 수 없는 스릴이 느껴지는 '오페라의 유령'이다. 크리스틴, 에릭, 라울 간의 아슬아슬한 위험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은 빠져드는 스토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작곡가 앤드류 웨버의 음악까지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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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브로드웨이의 '오페라의 유령'을 본 이후로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하게 된 필자는 라이브 뮤지컬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까지 섭렵하며 다양하게 봐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오페라의 유령'인데 늘 원작 책은 어떻게 이야기를 다룰지 궁금했었다. 때마침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 영화를 시청했기 때문에 원작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동기가 생겼다.

 

전체적으로 영화와 책을 비교한다면, 책에서는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풀어주기 때문에 생생하게 스토리에 이입할 수 있다. 또, 뮤지컬에서는 다루지 못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와 같은 작은 특징들을 제외하면 뮤지컬과 진행되는 흐름은 동일하다. 도서보다는 볼거리, 음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뮤지컬에 대한 만족도가 컸던 편이라 도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책에서 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은 캐릭터들의 떨어지는 매력이었다. 가장 먼저, 크리스틴이 있다. 그녀는 아버지의 바람에 따라 얼굴을 알지 못하는 에릭이 음악의 천사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 거리를 두지 못하고 크리스틴은 사랑이 아닌 사랑과 비슷한 감정에 휩싸인다.

 

당최 자신이 라울을 사랑하는지 에릭을 사랑하는지 인지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한다. 나아가, 그녀를 굳건히 믿은 에릭에게 배신감을 선사하기만 한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결단력이 없는 크리스틴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두 번째 등장인물로 라울이 있다. 사실, 라울은 3명의 인물 중 삼각관계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본 인물이다. 그는 크리스틴을 온전히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쌍방향으로 향하고 있던 크리스틴과 그의 관계는 뜬금없이 등장하는 에릭 때문에 흔들린다.

 

자신의 몸을 날려 크리스틴을 위기에서 구하려는 라울은 진정한 젠틀맨의 모습이다. 그러나, 역시나 다른 어느 작품의 왕자님의 매력이 그렇듯이 전형적인 성격을 가진 라울은 매력이 떨어진다. 구별되는 큰 특징 없이 신데렐라의 프린스 차밍과 같은 캐릭터성을 가진 그는 러브 스토리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주인공인 오페라의 유령, 에릭이 있다. 흉측한 얼굴 덕에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은 그는 사랑하는 법, 사랑을 받는 법을 배우지 못해 옳지 않은 방식으로 크리스틴에게 호감 표시를 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납치하고 가두는 부도덕한 방식을 선택한 그는 말 그대로 스토커의 정확한 정의를 보여준다.

 

자신이 음악의 천사라고 크리스틴을 속이고 가스라이팅을 통해 크리스틴에게 혼돈을 준다. 책에서 등장하는 에릭은 잠깐이나마 안쓰러운 마음이 들지만, 여주인공의 상대 연인으로서 매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뮤지컬이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에릭은 아름다운 노래를 하고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영화주인공인 만큼 매력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에릭의 진정한 캐릭터성은 스토킹을 하고 소름끼치는 인물이지만 영화/뮤지컬의 포장으로서 상징의 아이콘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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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뮤지컬의 구성요소인 음악과 이미지가 주는 효과는 대단한 것 같다. 원작을 개작하게 되었을 때 상상 이하로 작품이 완성될 수도 있지만 상상을 뛰어넘어 경이로운 감정을 줄 때도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후자에 속하지만 원작을 먼저 읽었다면 이와 같은 감정은 달리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작곡가 앤드류 웨버의 새로운 뮤지컬인 '신데렐라'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이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 기회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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