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투탕카멘, 전시로 살펴보는 파라오의 무덤 [미술/전시]

글 입력 2021.09.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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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문명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에게 스며들었다.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물론, 이집트 왕의 호칭이 파라오이며 그중 가장 유명한 왕은 투탕카멘이라는 것까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상식으로 외우며 이미 다 이해하고 있었다.

 

비단 어릴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이집트에 대한 정보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꾸준히 들려왔다. 그들의 거대 문명은 파도 파도 끝이 없어 일상 속에서도 불쑥 뉴스로 이야기되었으며 유튜브에서는 각종 유튜버가 이집트 역사에 대한 다양한 영상들을 제작해 업로드했다. 그들의 거대한 신화는 한국의 한 웹툰 작가의 손에 재해석되어 '덕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집트에 대해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 또한 다른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집트 문명과 역사에 대해 볼 때마다 매료되었다. 번쩍이는 황금빛 유물들은 물론, 정말 몇 천 년 전의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거대한 문명의 흔적들. 덕후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위대한 신화까지.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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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용산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올해 6월 22일부터 진행하고 있던 '투탕카멘-파라오의 비밀' 전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이집트 정부에 의해 공식 허가되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벽하게 복제된 투탕카멘 무덤과 유물 1300여 점이 전시된 이번 전시는 투탕카멘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놨을 뿐만 아니라 고퀄리티의 다큐멘터리와 무료 오디오 도슨트까지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되어있었다. 투탕카멘이라는 한 인물의 무덤을 중심으로 각종 이집트 장신구나 신화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던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번째 섹션은 전시의 인트로 파트다. 5000년 이집트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들을 소개해주며,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한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에 대한 소개, 그가 어떻게 투탕카멘의 무덤을 찾을 수 있었는지, 그 흔적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등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전시 관람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사진 자료를 많이 활용하고 투탕카멘과 이전 파라오의 외형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을 미리 보여주며 흥미를 끌어주었던 점도 좋았으며, 무엇보다 첫 번째 섹션 마지막 부분에서는 파라오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하워드 카터의 관점에서 짧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상영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전시된 부장품들을 관람하기 앞서 필요로되는 이집트와 파라오 역사 등을 공부하며 다음 섹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덕분에 어린아이들부터 이집트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간단한 기본 지식을 쌓으며 전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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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한 하워드 카터는 원래 고고학자가 아닌 화가였다. 그의 그림 실력을 인정받아 유명한 다른 고고학자를 따라 유물들을 스케치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중간에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그렇게 이집트에서 쫓겨나게 된다.


얼마 안 가 이집트에 매료된 카나본 경은 이집트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찾아 나서게 되고, 그렇게 하워드 카터와 인연을 맺게 된다. 하워드 카터는 카나본 경의 막대한 두자 아래 투탕카멘의 무덤을 찾아 나서게 된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집트 왕의 무덤이 근처에 묻혀있다는 흔적들이 왕가의 계곡에서 계속 나타나고, 유일하게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투탕카멘의 무덤이 근처에 있다는 것은 점차 확실시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랜 기간동안 투탕카멘의 무덤을 찾아내지 못했다. 카나본 경은 자신의 막대한 재산 손실에 회의를 느끼게 되고,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이에 하워드 카터는 카나본 경을 설득해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되고 결국 마침내 투탕카멘의 무덤을 찾아낸다.


다큐멘터리 영상에서는 이 모든 내용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그들이 느낀 기쁨을 설명해주고 영상이 끝난다. 글로 읽기 지루한 내용을 첫 번째 섹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확실한 기승전결이 있는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즐겁게 첫 번째 섹션을 마무리하고 다음 섹션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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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섹션은 투탕카멘의 무덤이다. 섹션 명답게 투탕카멘 무덤의 각 방을 각각 첫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재현하여 그곳의 부장품들을 배치해놓았다. 앞서 첫 번째 섹션에서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나온 뒤, 사전에 지급되었던 오디오 도슨트 기계들을 귀에 가져다 대고 있으면 두 번째 섹션에 들어선 뒤 자동으로 도슨트가 나온다.

 

이때, 각 방마다 재현해놓은 재현실은 전부 어둡게 불이 꺼져있다가 오디오 도슨트가 시작하면 그 순서에 맞게 각각의 방에 불이 들어온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차분하게 오디오 도슨트를 들으며 재현실을 천천히 뜯어볼 수 있었다.


연출에 신경을 썼다는 점을 특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투탕카멘의 황금관 부분이었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황금관이 원본 크기 그대로 복제되어, 처음 관이 안치되어있던 모습 그대로 존재한다. 처음 황금관을 설명할 때에는 다른 방과는 다르게 방 안을 어둡게 하고 유리창 위로 미디어 아트를 띄우며 황금관을 설명했다.

 

황금관이 있었던 방에 들어가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다 관람하고 나면, 어둡게 가려져 있던 유리창 안이 확, 밝게 빛나며 황금관의 모습이 드러난다. 관람객들은 순식간에 빛을 내며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는 황금색 파라오 관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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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섹션에서는 황금 가면과 부장품들이 전시되어있다. 파라오의 관을 다시 한번 순서대로 정리해놓은 것뿐만 아니라 투탕카멘의 무덤과 그의 관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을 하나씩 뜯어보고 설명한다.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은 물론이고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물건들부터 좀 더 실용적인 용도의 물건들까지, 투탕카멘의 사후세계 속 영생을 위한 부장품들의 의미들을 자세히 이야기하며 특히 이토록 많은 부장품 중에서도 이집트의 신화와 연결되어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각각의 신에 대한 성격과 의미들도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어느 하나 허투루 구성된 부분이 없는 전시였으며,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이집트와 투탕카멘에 대한 지식이 대폭 상승하여 나온다. 무엇보다 어두운 전시실 내부 속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호화로운 유물들은 눈과 마음을 모두 즐겁게 해준다.




[김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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