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년 만에 돌아온 '빌리엘리어트', 발굴해야 할 관객의 언어 [공연]

변화된 팬데믹 시대의 공연 SHOW MUST GO ON
글 입력 2021.09.12 18: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21년 8월 31일 <빌리엘리어트>가 개막했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2010년 초연을 올리고 2017년에는 재연을, 2021년엔 삼연의 공연을 올렸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의 삼연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터라 많은 기대를 안고 공연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대극장 공연은 잊고 살았던 감각들을 깨워주는 듯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공연문화가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팬데믹 시대에 느껴졌던 대극장 공연문화의 변화, 현장의 이야기를 주로 하겠다. <빌리엘리어트>의 무대연출, 배우, 각본 등 공연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시리즈에서 하는 것으로 하겠다.

 

 

 

빌리엘리어트, 4년 만에 돌아오다


 

 

 

2017년 11월 겨울부터 2018년 5월까지 뮤지컬 <빌리엘리어트>가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되었다. 내가 빌리를 처음 만난 건 2018년 1월 즈음이었다. 빌리는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작품이었다. 공연을 보고 나자, 대극장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규모가 큰 만큼 거대한 무대장치, 웅장한 오케스트라, 객석의 분위기 등 모든 게 새롭고 감동적이었다. 무대  배우들이 극의 서사를 만들었으며 그 이외의 것들이 공연을 완성시켰다. 빌리엘리어트로 인해 공연장의 분위기가, 뮤지컬 문화 자체가 좋아졌다.

 

재연 이후 4년 만에 빌리가 돌아왔다. <빌리엘리어트>가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에 첫 공연의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8월 31일 디큐브 아트센터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2018년에 처음 만났던 공연장과 동일한 공연장이었다. 재연 공연을 사랑했던 관객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었다. 오랜만에 찾아간 그곳은 내가 사랑한 공연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매일 밤의 기적이 탄생하는 공연장이란


 

 

 

3년 만에 찾은 디큐브아트센터는 여전히 아름답고, 코로나 속 상황에서도 여전히 열기가 가득했다. 로비에 관객들이 모여 삼삼오오 설렘 가득한 대화를 나누고 이따금씩 제작진들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채우는 기대감 짙은 그 공기가 좋았다. 역시 공연장은 공연을 찾는 관객들로 인해 빛이 났다.

 

디큐브아트센터는 어떤 사람이 와도 설렘을 가득 안겨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웅장한 공간과 분위기를 지배하는 조명, 그리고 주위에는 온통 빌리엘리어트 관련 현수막과 구조물들로 꾸며져있었다. md shop, 포토존, 캐스팅보드 등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주는 것들이 가득했다. 나는 단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공연장이 빌리(극 제목)를 입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사람은 옷으로 분위기를 바꾸듯, 공연장도 공연하고 있는 극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빌리를 입은 디큐브아트센터는 3년 전의 추억을 불러왔다. 로비에 들어설 때와 객석에 들어설 때의 공기가 다른 것까지 느껴졌다. 반가운 무대가 있었다.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웃음 지어졌다. 처음 극장에 들어섰을 때의 설렘, 포토존에서 친구와 포스터 속 빌리를 따라 점프샸을 찍었던 기억, 막공이 끝나고는 다시는 같은 배우들로 빌리를 볼 수 없단 생각에 펑펑 울었던 기억. 즐거웠던 기억들 추억이 되어 그리움과 애틋함이 느껴졌다. 아련한 기억에 남은 추억의 장소가 불러온 감정이었다.

 

뮤덕(뮤지컬 덕후)이라면 애정이 깃든 극장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오랜 기간 특정 극장에서 쌓아온 기분 좋은 기억들 때문이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2~3개월만 하는 타 뮤지컬과는 달리 5개월 이상 한 극장에서 장기간 공연한다. 그 기간 동안 극을 여러 번 관람하며 회전문을 도는 뮤덕들은 극장을 여러 번 찾게 된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과 공연에 대한 애정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공연장에 대한 감정 또한 짙어져있다. 이미 디큐브는 나에게 소중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달라진 공연문화


  

코로나로 인해 공연장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함성과 박수가 함께 호응했던 객석에는 오직 박수 소리만 울려 퍼졌다. 또한 뮤지컬이 가진 장점은 배우와 관객이 정말 가깝다는 것이다.

 

관객은 스태프이나 극장 직원을 통해 꽃다발 등 선물을 배우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공연이 끝나면 극장 내 퇴근길에서 몇몇 배우를 만나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는 작은 팬미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전한 공연을 위해 선물 전달은 금지됐고 배우와 관객의 만남 또한 사라졌다.

 

 

 

관객의 언어


 

그럼에도 오랜만에 느끼는 대극장 공연의 분위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환호성을 제외한 모든 것은 재연과 다름이 없었다. 많은 관객들은 같은 장면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반응했다. 커튼콜로 배우들이 인사 나왔을 땐 1층은 물론이고 2층까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함성소리를 대신하는 듯 그 넓은 대극장이 우렁찬 박수소리로 가득 매워졌다. 그것은 배우 그리고 이 공연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감사일 것이다. 관객은 돈을 지불하고 공연을 관람하지만,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벅찬 감동에 대한 표현은 오직 박수뿐이었다.

 

코로나 시대, 박수는 현장에서 배우와 관객의 유일한 소통법이 되었다. 또한 박수갈채란 우리가 만들어내는 감동이다. 무대의 감동을 이어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들어내는 박수갈채는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관객들의 호응. 그것마저 이 공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란 관객이 보내는 응원과 격려와 감사의 언어이다. "관객의 언어"라고 정의하고 싶다. 코로나 시대에 공연장에서 배우와 관객 간의 소통할 언어가 많이 제안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관객의 언어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SHOW MUST GO ON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려웠지만 특히나 공연계에 큰 바람이 불었다. 악화되는 상황에 공연은 조기 종연되고, 배우들이 설 무대는 사라졌다. 공연을 기다리던 관객 또한 다음을 기약하고 작품을 떠나보내야 했다. 나 또한 뮤지컬 관람을 1년 이상 하지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은 계속 되어왔다. 모두의 열정을 기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빌리엘리어트> 삼연 첫 공연은 성공리에 끝마쳐졌다. 이 공연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헤아릴 수 없는 마음으로 준비했을까 보이지 않는 노고가 느껴졌다.


그럼에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 모든 이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는 기적 같은 일은 오직 여기서만 일어날 수 있다. 살결에 닿는 반응, 생생한 감동은 오직 무대와 객석이 채워진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

 

다음 편은 <빌리엘리어트>의 뮤지컬과 영화 속 이야기로 찾아오도록 하겠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9181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E-Mail: artinsight@naver.com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Copyright ⓒ 2013-2022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