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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지나 어느새 가을의 입구를 서성이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간의 흐름을 절감하며 더 감상적이게 되고는 한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의 전환은 그 강한 대비감으로 뭔가 모를 감정을 안겨주고는 한다. 그럴 때면 좋아하는 음악을 담고서 자전거를 타고 달라진 공기를 마음껏 느끼며 달린다.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의 문턱에서 여름을 마무리할 음악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


1_여름의 조각들_정재형

 

 

 

성수동의 좋아하는 편집숍을 찾았다가 알게 된 곡이다. 조용한 가게 안에서 이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름의 조각들’이라는 제목답게, 이 곡을 들으며 누워있으면 지난여름의 추억들이 하나씩 머릿속에 지나간다. 여름의 해가 질 무렵, ‘매직 아워’라고 부르는 가장 낭만적이고 따뜻한 빛의 시간대로 돌아가게 만드는 곡이다.

 


2_ Li-La(리라)_박효신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간 속에 계절이라는 것도 ‘이때부터 가을’이라고 명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다고 해도, 나에게 박효신의 ‘I am a dreamer’ 앨범은 가을로의 이정표와 같다. 이 앨범을 들을 때가 온 것 같은데, 하고 생각이 드는 순간 가을이 시작됐음을 깨닫는 것이다.

 

듣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은 앨범 수록곡 중에서도 이 곡은 보다 밝은 멜로디로 격려를 건넨다.


 

그저 보는 거 말고 아름다운 걸 보려고

그저 듣는 거 말고 소중한 걸 들으려고

(…)

그래 태양보다 찬란하게 빛 날 그날에 눈이 부실지라도 앞만 보리라

 


이 가사처럼, 올해 가을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 소중한 것을 듣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3_Be My Love_Keith Jarret

 


 

창문과 화분의 그림자를 담은 앨범아트부터 늦여름의 분위기가 나는 곡이다. 첫 번째 곡과 마찬가지로 끝나가는 여름의 매직 아워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곡이다.

 


4_어제의 우리들_스탠딩 에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난 또 네가 떠올라

 

 

스탠딩에그의 청량함이 가득한 곡이다.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슬프기만 하기보다 따뜻할 수 있는 것은 스탠딩에그만의 힘이 아닐까. 누군가와 함께였던 계절을 돌아보며 들어보기를.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면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테니.

 


5_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_John Mayer

 

 

 

It all ends unfortunately

But 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

I guarantee, just wait and see.

 

 

여름의 돌아갈 수 없는 뜨거운 순수함과 가을의 깊은 그리움까지 담은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다. 계절이 바뀌듯 어떤 인연은 영원이 되지 못하고 스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겠지만, 음악이 된 사랑은 영원하리라.

 

*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이 중요하듯, 살아가면서 일상의 순간들을 때로는 더 솔직하게, 혹은 충분히 음미하기 위해서는 순간에 맞는 음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옷장 정리로 지난 계절의 옷을 넣고 가을옷을 꺼내 입듯, 가을맞이 음악들도 꺼내 보며 온전히 새 계절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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