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즈이자 반려견을 담다 - 윌리엄 웨그만展

현대 사진의 거장과 바이마라너의 만남
글 입력 2021.08.2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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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웨그만은 미국 출신의 개념 미술의 선구자로서 사진, 회화, 설치, 조각, 비디오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예술가이다.

 

현대사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만큼 그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런 거장의 전시가 올해 7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찾아왔다.

 

한가람미술관에서 사진전을 관람했던 것은 작년 10월 퓰리처상 사진전이 마지막이었던 만큼, 윌리엄 웨그만 <비잉 휴먼> 전시 개최 소식은 무척 반갑게 다가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대표 작품을 비롯한 대형 폴라로이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소식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전시장에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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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Casual, 2002

칼라 폴라로이드 Color Polaroid 24 x 20 inches (61 x 51 cm) © William Wegman



전시는 총 9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각 섹션마다 다른 개성을 품고 있는 바이마라너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SECTION 1: 우리 같은 사람들 (People like us)에서는 용접공과 농장 소년, 보안관, 성직자 등의 모습을 한 폴라로이드 사진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같은 바이마라너임에도 사진별로 다른 표정, 다른 모습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한 작가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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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 워커 Dog Walker, 1990

칼라 폴라로이드 Color Polaroid 24 x 20 inches (61 x 51 cm) © William Wegman

 

 

언뜻 보면 무표정처럼 보이는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품마다 각기 다른 눈빛을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연출력도 놀라웠지만, 동시에 모델이자 뮤즈인 반려견이 차분하게 앉아 여러 컨셉을 소화해낸 것 또한 놀라웠다. 윌리엄 웨그만과 반려견 사이의 두터운 유대감과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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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Eyewear, 1994

칼라 폴라로이드 Color Polaroid 24 x 20 inches (61 x 51 cm) © William Wegman

 

 

사진 속 반려견의 이름은 ‘만 레이’. 윌리엄 웨그만이 가장 존경하는 사진작가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반려견에 대한 윌리엄 웨그만의 사랑과 애정을 알 수 있는 네이밍이다. 윌리엄 웨그만에게 영감을 가져다준 뮤즈이자 하나뿐인 반려견인 만 레이는1982년을 마지막으로 강아지별로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SECTION 2: 가면무도회 (Masquerade) 작품 중 하나인 <기린 코끼리>는 만 레이가 떠난 후 4년의 세월이 지나고, 윌리엄 웨그만의 가족이 된 새로운 바이마라너 ‘페이’가 모델로 활동한 사진 작품이다.

 

가면무도회라는 주제와 어울리는 화려한 옷을 걸치고 촬영을 이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윌리엄 웨그만은 페이가 힘들지 않도록 강력한 스트 로브 조명을 가려주는 가운을 걸쳐 주고, 눈높이를 렌즈 높이와 맞춰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반려견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작품인 만큼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모델을 섬세히 살피는 것은 필수적인 부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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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섹션 Hallucinations (환각)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어둡고 기이한 분위기의 사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작가 특유의 심플한 구성과 단색의 표현은 그대로이지만 바이마라너의 색을 최소한으로 표현하고 푸른색을 띄는 블랙 톤으로 통일감을 준 섹션이기에 이전 작품과는 색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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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4에서는 입체파 (Cubism)를 주제로 작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입체파 하면 떠오르는 피카소 혹은 브라크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구성주의, 편지, 접촉, 화이트아웃, 잠복’ 등의 사진을 통해 심플하고 감각적인 윌리엄 웨그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SECTION 5: 색채면 (Colour Fields)과 SECTION 6: 보그 (Vogue)는 무척 기억에 남았던 섹션으로, 색면 회화와 동시에 추상표현주의에 영향을 받은 회화적인 사진과 패션쇼 광고 모델을 연상시키는 바이마라너의 시크하고 힙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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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Qey, 2017

피그먼트 프린트 Pigment Print 44 x 34 inches (112 x 86 cm) © William Wegman

 

 

섹션 6작품 중 하나인 <키 Qey>는 명품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의 옷을 입고 열쇠 모양 펜던트를 목에 건 사진으로, 순간적으로 합성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에 가장 오래 시선을 두었던 작품이었다.

 

상의 아래로 살짝 튀어나온 발이 시크한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귀여움을 불러일으켰다. 마크 제이콥스 이외에도 바이마라너는 샤넬, 디올, 입생로랑 등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를 다양하게 진행해왔다고 한다.

 

SECTION 7: 누드 (Nudes)와 SECTION 8: 이야기 (Tale) 에서도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러 섹션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윌리엄 웨그만 전시는 2021년 9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현대사진의 거장과 그의 뮤즈 바이마라너의 환상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픈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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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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