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수많은 여정을 함께한 이에게 전하는 메시지, 도망가자

"우리 도망가자. 그리고 씩씩하게 돌아오자."
글 입력 2021.08.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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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Run with me>

 

“우리 도망가자. 그리고 씩씩하게 돌아오자.”

 

 

도망가자 입체이미지.jpg

 

 

 

우리는 왜 필요할까?



누군가와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일은 무거운 주제일수록 더 표현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나조차도 모르게 쌓여가고 있는 힘듦의 정도가 이제 가름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한 이름도, 그리고 원인에 대해서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일까?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일러스트레이터 곽수진. 두 분의 메시지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사랑하는 모든 이의 안위를 묻고 행복을 바라는 수많은 'serenade(세레나데)'와 같이, 소중한 이와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리는 '여행'으로 잠시 떠나보자.

 

 

 

우리는 왜 공감할까?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노래의 첫 소절. 『도망가자』라는 곡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노래를 듣기 전까지 도망가자의 이미지는 무언가 쫓기듯 도망치거나, 어디론가 달아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인지 이와 비슷하게 '현실 도피'로 표현되는 행동을 할 때마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일종의 '도망'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생각도 잠시 <도망가자 Run with me>는 그렇게 떠났던 '도망'을 '쉼표'로 불러주는 것 같다. 나에게도 휴식이 필요했음을, 그리고 '나'를 돌보고 소중한 것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힘들면 도망갔다가 다시 잘 돌아오자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평안해졌다.


 

 



함께 그려가는 따뜻한 위로의 시간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도망가자 본문4.jpg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같은 음악을 듣고 각자의 경험, 이를테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작가의 말』에서 두 분이 언급해주신 것처럼 노래를 들으며 떠올린 장면이 하나씩 모여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노래와 가사에 담긴 이야기. 더불어 그림을 통한 시각적인 효과는 예술 분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책과 잡지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삽화는 책을 소장하고 싶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모든 종류의 책에서 표지의 상징성은 독자의 머릿속에 각인될 만큼 강력하다.

 

이는 <도망가자 Run with me>에서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보면 소중한 이와의 여행, 바닷가,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인지 음악과 미술로 풀어낸 '노래를 그리다'가 더 마음속에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도망가자 본문5.jpg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따뜻한 느낌의 그림을 좋아한다. 더불어 '따뜻함'을 담고 있는 그림 속 풍경을 보면 진짜 그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는 전시회를 가거나 책을 볼 때, 또는 사진을 찍을 때, 마음에 드는 엽서를 발견했을 때 공통으로 들었던 생각이다.

 

<도망가자 Run with me> 속 한 편의 동화와 같은 곽수진 작가의 그림에서 이와 비슷한 느낌들 받았다.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경험했던 '따뜻한' 순간이 떠올랐다. 저마다 떠올리는 장면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중한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본문8.jpg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위로를 건넨다.

 

2020년과 2021년 이전과는 조금 다른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 현실을 등지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의 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그래도 일상은 여전히 흘러가고 우리의 시간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우리는 노래와 그림을 통해 수많은 여정을 함께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는 것을 꽤 자주 느낀다.

 

더 많은 분들이 <도망가자 Run with me>을 읽으며 잠깐의 휴식이 되기를, 그리고 모두 이곳으로 다시 잘 돌아오기를 바라본다.

 

*

 

<작가의 말>

 

저에게 수없이 함께 도망갔다가 함께 돌아오자고 손 내밀어 준 사랑하는 이와, 지금 따뜻한 당신에게 예쁜 행복이 되기를 - 선우정아

 

간절한 마음을 담은 마지막 여행. 지금 이 순간, 지치고 힘들어 어딘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분들께 이 여정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 곽수진

 

 

 

안지영(컬쳐리스트).jpg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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