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선별'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 뉴스레터 서비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8.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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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개인의 필요와 취향을 비추다



아침마다 집 앞에 놓여 있는 신문을 들여오는 일은 이젠 제법 먼 기억 속의 일이 되었다. 지면으로만 ‘읽던’ 뉴스를 짤막한 인터넷 기사로, 혹은 뉴스 브리핑 영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생산과 소비의 창구가 다양화됨과 동시에 증가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해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주도적으로 ‘적절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소비자, 시의적으로 인기가 있는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소비자, 그리고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까지, 소비자들의 모습도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콘텐츠와 마케팅 업계, 더불어 자신의 ‘취향’을 나누고 싶은 개인들까지, 각자 비즈니스, 정보 공유 등의 다양한 이유로 주목하고 선택한 서비스가 바로 ‘뉴스레터’다.


뉴스레터는 거대한 구독 경제의 현 흐름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은 서비스다. 그 정의는 ‘단체나 기관에서 새로운 소식이나 정보를 알리기 위하여 구성원이나 관련자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유인물’이지만, 근래의 뉴스레터 서비스는 대개 구독자의 이메일을 통해 발송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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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도 다양하다. 시사부터 문화예술, 트렌드, 경제 및 재테크, 부동산이나 와인, 빵 등 구독자 개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더불어 개인적인 취미나 관심 분야를 다루는 뉴스레터까지, 개인이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살펴보면 해당 개인의 필요와 취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선별'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뉴스레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자명하지만, 모든 뉴스레터가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구독을 신청한 개인의 이메일로 발송된다는 특성상, 뉴스레터는 ‘개인화된 맞춤화 서비스’다.


플랫폼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세간의 순위 차트에 연연하지 않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뉴스레터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미분화된 취향과 필요의 세상에서, 나의 관심 분야로만 구성된 콘텐츠를 찾고 받아 보는 과정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행위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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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뉴닉> 일부

 

 

이러한 개인화된 맞춤화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것이 주로 에디터라 불리는 콘텐츠 큐레이터들의 큐레이션, 즉 ‘선별’ 역량이다. 뉴스레터 제작은 무수한 콘텐츠들 중 적절한 대상을 수집 및 분석하여, 본인의 관점과 능력을 활용해 그를 해석하는 과정으로부터 출발한다. 더불어 구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 해당 콘텐츠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수단(텍스트, 일러스트, 영상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때의 선별은 단순한 ‘고르기’라기보다는, 명확한 구독자 타겟팅과 콘텐츠 분석으로부터 비롯된다. 보다 넓은 시야와 데이터베이스의 활용은 뉴스레터의 구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레터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에디터 개인의 콘텐츠 표현력이나 문장력도 뉴스레터 기획 및 제작의 중요한 요소다. 콘텐츠 결과물 중 에디터 본인의 관점과 능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선별한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리고 제공하는 정보로 구독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공부는 뉴스레터뿐 아니라 대부분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고민이다.


많은 뉴스레터들도 이와 관련한 고민의 결과를 반영한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각 뉴스레터만의 고유한 친밀하고 개인적인 문체를 활용하고, 모바일 기기 혹은 인터넷 장비 등 레터를 읽는 장치에 맞추어 다른 UX/UI 기능을 제공한다. 레터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이 모두가 뉴스레터의 팬층을 형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내 장단'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다.

 

 

 

여전한 호흡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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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는 호흡이다. 단어와 문장을 읽고 흡수하며, 우리는 마치 호흡처럼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문장을 따라가며 띄어쓰기에 맞춰 뛰어오르고, 좋은 어구를 곱씹는 노력을 하다 보면 보다 능란한 콘텐츠 소화력을 갖게 된다.


영상 형태로 대표되는 숏폼 콘텐츠의 전성시대 속에서, 뉴스레터는 ‘읽는 노력’의 한 일환이다. 읽고 해석하고, 수용하고 분석하는 일련의 행위들과 텍스트라는 수단은 또 다른 콘텐츠 생산의 기초가 된다.


읽기의 형태는 변화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따른 콘텐츠 소화력과 생산력은 시대를 거듭해 지속된다. 앞으로 등장할 뉴스레터들의 새로운 도전과 노력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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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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