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름 끝자락에 만난 '여름날 우리'

글 입력 2021.08.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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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과 결말을 담고 있습니다.

 

 

언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냐는 듯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며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얼른 선선한 날씨가 오기를 바라면서도 막상 청량한 여름의 아침을 보낼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 요즘, 여름의 마지막을 장식해 줄 선물 같은 영화 <여름날 우리>가 우리를 찾아왔다.


영화 <여름날 우리>는 지난 2018년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17살 여름 여주인공 ‘요우 용츠’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남주인공 ‘저우 샤오치’가 그녀에게 닿기까지 수많은 여름을 그린 첫사랑 소환 로맨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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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만으로도 여름날을 기억하게 만드는 하늘색의 교복을 입은 두 소년 소녀의 첫사랑 일기는 입꼬리와 광대를 한껏 올라가게 만든다.

 

풋풋한 두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는 방법이 꽤나 클리셰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클리셰가 두 주인공의 귀여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10대, 20대, 30대의 두 사람이 각자의 결말을 맞이할 때까지 영화는 꽤나 디테일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담아낸다.

 

그렇기에 영화 중반에는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깊게 풀어낸다고?’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담아냈기에 결말에 다다라 둘의 감정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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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팍팍함에 치인 직장인에게 사랑의 힘으로 두려울 것 없는 어린 소년의 무모한 첫사랑은 다소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현실의 세계로 빠져나오게 할 때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감기에 걸려 홀로 생일을 보내게 된 여주인공을 위해 기숙사 옥상에서 불꽃놀이를 펼치는 남주인공을 보며 ‘저 정도 폭죽 양이면 남주인공 한 달 용돈은 더 쓴 것 같은데 생활이 가능할까?’, ‘저 많은 폭죽을 다 터트리면 대기오염이 심각할 텐데’라는 생각이,


우연히 모델로 일하는 여주인공을 다시 만나게 되어 그녀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는 남주인공을 보면서는 ‘여자친구는 제대로 정리하고 저러는 걸까?’라는 생각이,


그리고 중요한 수영경기를 직전에 두고 폭우로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여자주인공 걱정에 경기를 포기하고 경기장을 달려나가는 순간에는 ‘몇 분 되지 않는 짧은 경기니 끝내고 달려가면 둘 모두에게 좋을 텐데’와 같은 현실적인 생각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자신을 보며, ‘이제 이런 로맨스 영화를 보기엔 너무 현실의 사람이 되어버렸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주인공의 결혼식에서 마지막으로 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장면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와 한없이 현실적인 사람을 한없이 감정적인 사람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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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름날 우리>는 ‘그렇게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결말이 아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의 결말을 맞이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했지만, 결국은 이어지지 않는 두 주인공으로 하여금 기쁨과 슬픔, 애틋함과 아련함을 함께 느끼게 한다.


주인공들이 엇갈렸던 만큼 더욱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랑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염원과는 달리 둘이 행복했던 시간은 너무도 적어 오히려 원 없이 사랑하던 두 사람의 모습이 더욱이 가슴속에 깊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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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뜨거운 햇살처럼 무모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준 철부지 소년 샤오치의 15년간의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을 담은 영화 <여름날 우리>는 끝나가는 여름의 아쉬움을 달래며, 여름의 끝자락을 채워줄 것이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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