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대상을 말하다 – 아트인사이트 Vol.1: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 [도서]

글 입력 2021.08.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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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생긴 취미가 있다. 바로 시간이 날 때마다 아트인사이트 홈페이지에 들어가 메인에 올라온 글과 최신 글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각자의 설렘이 가득 담긴 글, 작품에 대한 분석과 쓴소리가 담긴 글, 사회현상에 대해 명료하게 비판하는 글, 덕질 형태의 글 등 수없이 많은 글들을 모두 다 읽어 내려가지 못함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글들을 보며 직접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면 활동이 힘들어졌지만, 아트인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에디터와 홈페이지 운영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로 굴러가고 있기에 이전과 큰 변화가 없어서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움이라면, 어느덧 3년이 넘어가는 시간 동안 기고하면서 함께 하고 있는 에디터분들의 개인적인 취향과 이야기를 모아서 들어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아쉬움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분들께서 좋아하는 것, 그 취향과 사적인 이야기를 다 같이 들어볼 수 있는 책으로 달랠 수 있어 너무 뜻깊다. 대상에 대한 설렘과 열정으로 가득 찬 그들을 만나보면서 다시금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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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것은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까. 순수하게 그 대상과 함께 있거나, 그 대상을 하고 있는 시간이 좋다고 말하는 것이 우유부단한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당당히 "전 이것들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는 에디터님들을 만날 수 있다.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한 반려동물, 순간의 감정을 담아두는 사진 찍기, 조명 아래 여러 이야기를 건네는 전시 관람, 일상 속 산책까지 좋아하는 대상이 다양했다. 자연스레 나도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대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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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가님께서 좋아하는 일로 '산책'을 꼽아주셨다. 사실 나도 산책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난리를 쳤을 때, 공복 산책을 아침 루틴의 시작으로 정해 오랜 기간동안 혼자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산책했던 적이 있다. 딱 일주일만 계속해보자고 다독이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했던 도전 덕분에 산책에 흥미를 붙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공원에 나와 운동을 하고 있었고, 그 맑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살을 빼자는 목표로 정한 루틴이었지만, 육체보다 정신 건강에 이로웠던 덕분에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다. 이후 생활 리듬이 깨져 게을러진 나는 아침 산책은 잘 못하고 있지만, 꼭 저녁 먹고 선선한 밤에 산책하러 나가는 걸 지키고자 하고 있다. 혼자 노래를 들으며 걷거나 가족들과 함께 나가 시장 주변까지 둘러보고 돌아오는 30분에서 1시간 사이의 산책이 하루를 정리해준다. 아마도 작가님들도 그러한 마음으로 산책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산책하다 만난 길냥이에게 눈길을 주고, 예쁜 구름과 달을 보면 눈과 카메라에 담고, 신나는 노래로 기분을 나아지게 해보면서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산책은 무척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상이 된 것 같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산책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이 책만의 매력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인 아트인사이트에서 발간한 책이다 보니, 작가님들도 예술에 대한 애정도 크시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에도 공연, 전시, 영화, 독서가 빠지지 않는다. 나 또한 그런 편에 속하지만 그러한 마음을 적합하게 표현하기에 나의 글쓰기 실력이 너무나 부족함을 느껴 제대로 쓸 수 없었다.

 

대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작가님들께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묘사와 좋아하는 것을 향유했을 때의 마음을 표현한 명쾌한 문장들에 감탄하며 속상한 마음을 달랬다. 무엇보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랑의 대상을 말하고, 오랫동안 사랑할 줄 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며 그렇게 작가 자신 또한 사랑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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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평소,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나에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이란,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오랜 시간 동안 나누는 것이다. 상대방도 좋아하는 것이 '수다'라면 기쁨은 더 커진다. 그렇게 함께 좋아하는 것을 향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더 소중해진 요즘에, 이 책을 읽으면서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취향을 들어다 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들을 대중에게 말하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큰 행복과 더 좋아할 열정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와 나누었을 때, 그 상대방도 나와 함께 설렘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도 함께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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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감정을 인지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는 고연주 작가님의 말씀에 깊게 동의한다.

 

 

좋아한다고 표현하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인 것을!

감정을 부정하지 말고 아낌없이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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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누군가가 나에게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볼 때, 머뭇거리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대답했을 때, 그 대답으로 남들에게 내가 그렇게 정의 내려질까봐 무서웠다. 당당하게 예술을 좋아한다고 하면, 예술 분야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져 나만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말하지 못했다.

 

먹을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먹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여질까봐 두려웠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정하고 생각하다 보면, 거기에 몰두되어 자칫 특이한 사람이 될까 봐 지극히 평범함을 추구하는 나는 내 감정을 부정하기도 했다. 잘못 박힌 이 고정관념과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음을 아직도 체감하며 이번 책을 계기로 고치고자 한다.

 

당당히 좋아한다고 표현하고 감정을 받아들여본다.


 

저는 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에디터 이수진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공연, 독서, 산책, 인터넷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정보 얻기, 자료 정리하기입니다. 하루 24시간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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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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