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공유를 통해 발견하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 - 셰어 라이프

뉴 노멀을 살아가는 뉴 라이프 스타일.
글 입력 2021.08.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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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은 안녕한지 새삼스레 질문해본다. 믿을 만한 것 하나 없이 미래를 준비하는 불안한 일상이 떠오르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세상 소식들은 웃음 지을 것이 거의 없어 무어라 답하기가 망설여진다. 글쎄, 안녕하지 않다. 불안하고 막연한 것이 오늘날의 당연한 초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거듭하는 변화 속 ‘정답’ 없는 시대. 의미를 잃은 과거 방식과 기준. 불안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불안에 머물기보다는 한 뼘 더 의지를 내어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이 오늘날의 또 다른 초상일 테다. 정답이라 여겨진 것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삶의 기준과 가치를 함께 논의하고 고민한다. 아주 개인적인 일상부터 거대한 사회 공동체까지. 누구나 이 문제를 마주한 가운데, ‘공유’라는 가치를 제안하는 책을 만났다.


도서 『셰어 라이프』는 제목 그대로 공유하는 삶과 사회를 말한다. 막연함 속에 고립된 개인의 불안이 만연해지는 가운데 우리가 희망으로 붙잡을 가치로 공유를 제안한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개인의 일상부터 사회 현상까지. 남들보다 조금 더 먼저 그리고 남다른 범위로 공유하는 삶을 살아온 저자는 그만의 관점으로 이미 공유가 자리 잡기 시작한 시대를 관찰하며 잠시 머물다 사라질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정착해야 할 공유를 이야기한다.


이번 기회에 『셰어 라이프』를 읽으며 두루뭉술하게 느껴졌던 ‘새로운 삶’이란 화두를 공유의 관점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삶을 살아가는 나의 태도를 다시금 고민할 수 있는 여러 힌트들을 얻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공유를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가진 것을 나누는 행위를 실천한다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과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며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

 

『셰어 라이프』

_이시야마 안주

 

 

셰어라이프표지평면.jpg

 

 

[PRESS]

공유를 통해 발견하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

 

 

“우리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가 명확한 한계에 부딪힌 지금, 더 인간답게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하다. 저자는 ‘공유’만이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희망이자 기회라고 강조한다.

 

- 책소개

 

 

『셰어 라이프』 저자 이시야마 안주는 공유하는 삶과 커뮤니티를 몸소 경험한 장본인이다.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부모님 덕에 다른 사람들과 소유한 것을 함께 공유하는 환경 속에서 자랐다. 지금은 셰어하우스 ‘Cift’에서 0세부터 60대까지, 직업은 뮤지션, 작가, LGBT 활동가, 정치인, 미용사 등 저마다 다른 정체성을 지닌 60여 명의 확장 가족과 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저자는 현재 일본에서 공유를 중심 가치로 둔 경제, 사회, 공동체에 대한 제안을 지역 곳곳에 전달하는 ‘공유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고립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갈 때 나타나는 안정감, 한 직장에 소속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주변에 자유롭게 나누며 발견할 수 있는 일의 가치, 한 거점에 제한된 집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맺은 관계를 기반으로 서로 집을 공유하며 어디서든지 머물며 살아갈 수 있는 다거점 삶 등등. 저자는 자신의 ‘셰어 라이프’에서 발견한 공유하는 삶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공유하는 사회가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사회 공동체에 다가온 문제, 넘쳐나는 물건들 속 회의적인 것이 된 소유의 개념과 기존 경제 논리의 한계, 고립된 개인의 불안함을 해결할 수 있는 개념이 ‘공유’임을 제안한다.

 

 

예전에는 뭔가가 필요하면 당연히 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셰어 하우스에 살고부터는 ‘가지고 있는 사람 없을까?’, ‘그 사람한테 부탁하면 해주려나?’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도움을 받은 뒤에는 그것으로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됩니다. 다리미 빌리기나 택배 받기, 감기에 걸렸을 때 죽을 끓여주는 일까지 생활의 대부분이 셰어 하우스 안에서 해결됩니다.


이것은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 도울 수 있다’는 안심으로 이어집니다.

 

-96p

 

 

‘공유=나눔’이라 정의한 저자는 변화 이후 개인 일상 곳곳에 이미 자리 잡은 공유의 모습들을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정답 없는 시대 속에서 공유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 공유가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혼자가 아닌 ‘관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공유의 관점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바라본 저자의 이해가 인상 깊었다. 기업과 개인을 넘어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오늘날, 한 사람의 가치는 사회적 지위나 자본 정도가 아닌 ‘신뢰’를 통해 형성된다는 것. 일상에 필요한 것을 개인이 스스로 조달하고 쉽게 소유할 수 있을수록, 개인이 소유한 행복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만남과 공유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 이러한 지점들이 와닿았던 이유는 개인주의가 가능한 사회가 되어갈수록, 혼자서 만족하는 삶이 아닌 오히려 다른 이들과 함께할 때 의지하고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는 결론 때문이었다. 저자는 “개인주의 시대일수록 주어는 ‘나’에서 ‘우리’로 바뀝니다”라고 말한다.

 

 

‘소유에서 이동으로’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입니다. 그 본질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소유하는 데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이용하면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는 무의식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 50p

 

 

특히 『셰어 라이프』를 읽는 동안 내 마음을 동하게 한 건 ‘신뢰’라는 단어였다.


관계를 기반으로 공유하는 사회가 되려면 먼저 서로 간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종종 이런 회의적인 생각에 빠졌다. “전혀 다른 사람들과 가족을 이루고, 내 집을 공유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방식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 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오픈하는 건 상상도 못 해봤고, 낯선 사람에겐 도움을 청할 바에는 혼자 해결하는 게 더 안전하고 편하다고 생각해왔는데...” 같은 의문이었다. 나를 열어두기보다는 주변을 경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해왔던 것이 불쑥 드러난 순간이었다. 누구나에게 신뢰를 보이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 싶던 나를 동하게 한 문장이 있었다.


 

만약 공유를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싶다면 반드시 신뢰의 폭을 스스로 넓혀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유의 혜택을 누릴 수 없습니다.

 

-187p


 

“신뢰의 폭을 스스로 넓혀 나가야 한다.” 내가 상대를 신뢰하고, 상대가 나를 신뢰하는 일대일의 관계에서 신뢰를 생각해왔던 내게 신뢰의 ‘폭을 넓힌다’는 건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결국 같은 의미를 내포한 듯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것은 내가 이미 받아들인 타인과의 신뢰였고, 저자가 말하는 것은 지금 공존하는 사회 공동체를 상대로 한 신뢰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보내고자 했던 신뢰의 범위와, 저자가 보내고자 하는 신뢰의 범위 간의 차이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나는 사회를 향해서 신뢰보다 의심을 먼저 두었던 것이다. 내가 지닌 좁은 신뢰의 울타리가 어떠하다고 따지기보다는, 나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선 스스로 경계선을 긋는 것이 안전하다 생각해야 했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하게 되었다.

 

 

내가 준 것, 빌려준 것, 사용한 시간까지 고려해서 ‘준비한 만큼 가치가 돌아올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한다’는 가치관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자기 인생의 가능성을 축소시키는 꼴이 되고 말죠.

 

- 189p


 

저자는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한다’ 고정관념에 머무른 채 상대에게 주는 만큼 제게 돌아올 가치,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하는 가치를 가늠하며 울타리를 세우는 일은 결과적으로 인생의 가능성을 축소시킨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가치만을 추구하고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삶에서 생산하고 누릴 수 있는 가치, 기쁨, 소통, 가능성이 딱 그만큼의 범위로 한정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을 건넴으로써, 개인이 지닌 시간, 능력, 자본의 한계 때문에 채우지 못한 일상의 부분들을 서로 채워주는 공존은 그 자체로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다채롭게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인 것이다. 즉 신뢰의 폭을 넓히는 일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고, 이는 곧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일상을 고민하던 내게 저자가 말하는 ‘공유하는 사회’는 결국 이러한 의미와 가능성으로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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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의 벽을 허물고 도움 받았다면 나도 도와주기를 반복하는 것. 그것이 확실한 신뢰를 만들고 관계 자본이 됩니다.

 

-192p

 

 

책의 마지막 즈음에 ‘신뢰’에 대한 것을 생각하다, 숱하게 들어온 ‘사람은 결국 고립되어 살 수 없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고립되어 살 수 없음은 저마다 방식이 다르더라도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함을 의미하는 것일 테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 이러한 것이라면, 공유라는 가치를 바라보며 관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곧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따금 낯선 이에게 서슴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넨 누군가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면, 너도 나도 나서서 응원하는 모습들을 떠올리노라면 그 어느 때보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공동체를 바라는 것이 지금의 우리이지 않은가 질문하게 된다.


저자는 가장 가까운 곳,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며  사소한 것이더라도 도움을 요청해보고 나 역시 도움을 건네는 작은 시도들을 시작하자는 의미이다. 하지만 내겐 이런 의미로도 다가왔다. 다른 이들과 살아갈 수 있는 나의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고 찾아보는 시작 말이다. 어떻게 보면 실천 이전에 우리가 먼저 회복할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용기와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사람 간의 관계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공유의 가치가 충분히 알려지고 이해될 때 지금보다 더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사회의 현실적인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공유하는 사회 공동체가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공유하는 삶을 위해 개인이 시도하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사람다움을 회복하는 일이 된다면, 그 가치를 추구하는 삶들이 하나씩 모이는 것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조금 더 긍정적인 신호들이 모인 사회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뉴 노멀을 살아가는

뉴 라이프 스타일


『셰어 라이프』

 

셰어라이프표지입체.jpg

 

글쓴이

이시야마 안주


옮긴이

박승희


쪽수

212면


가격

14,000원


발행일

2021년 8월 5일


출판사

즐거운상상

 

 

 

오예찬_PRESS.jpg

 

 

[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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