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다스의 손이 되지 않기 위해 [도서/문학]

감정인공지능, 필연적 산물
글 입력 2021.08.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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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공지능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과연 진심으로 우리를 이해하고 걱정할 수 있을까? 지적 영역에 있어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감정’에 다가가고 있다.

 

작가 다카하시 도루의 <로봇 시대에 불시착한 문과형 인간>은 로봇과 인간의 ‘존재’라는 본질적 질문에서 시작해 인공지능과 함께 하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의 철학적 질문과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으면 어떻게 될 지와 같은 여러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감정인공지능 ‘페퍼’에 대한 내용이었다. ‘페퍼’는 높은 지적성장을 이룬 인공지능이 생산성만을 좇기보다는 인간과 보다 친밀하게 소통하길 바라며 발명된 인공지능이다.

 

책이 보여주듯 최근 ‘페퍼’와 같은 감정인공지능을 제작하려는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로봇 산업은 인간의 신체 노동력을 대체하는 산업용 로봇에서 지능형 서비스 로봇으로 그 강조점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때, 인지능력의 추월을 염려해 정서적인 부분에서 인간성의 핵심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감정인공지능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인간이 ‘발명’한 로봇과의 정서적 교감이 과연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겠냐는 주장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에게 지적 우위를 빼앗겼기에 정서적 영역을 수호해야 하며, 인공지능의 발달이 자칫하면 인간성 상실로 귀결될 우려가 있음을 표명한다.

 

그렇다면 감정인공지능의 발달은 과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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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감정인공지능의 발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나 또한 감정인공지능의 개발이 우리사회의 변화에 따른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상품은 수요에 따라 발명되기 마련이다. 현대인들은 똑똑하게 행동하는 로봇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을 원한다.

 

가족 해체 현상이 가속화 되고, 청년층 뿐 아니라 고령층에서도 1인가구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공동체와의 단절을 경험하는 우리 세대에 외로움을 덜어줄 로봇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많은 1인가구들이 정서적 교감을 원하지만, 큰 책임감에 부담을 느낀다. 때문에 반려동물 혹은 타인과의 동거는 현 세대들에게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이때 감정인공지능은 1인가구에게 반려동물이나 가족구성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사교로봇이나 감정로봇이 각광받는 이유이다.

 

물론 인간 감정의 범주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우리는 인공지능을 어떤 존재로 대우해야 하는 지 등의 철학적 탐구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감정인공지능의 발전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이미 닥친 현실을 외면하기 보다는, 감정인공지능을 어떻게 하면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미다스 왕은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길 원했고, 신의 힘을 통해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음식, 술, 가족까지 모두 금으로 변하며 그는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인공지능 문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우리가 진정 가져야 할 태도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발전 목적과 실제 그 행보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이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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