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두가 잠재적 예술가인 우리들: 발칙한 예술가들 [도서]

Yes, we are ALL artists
글 입력 2021.08.08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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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작품 앞에 서서 작가의 능력을 감탄한 적이 있을 것이다. 구도, 색채, 질감 등의 요소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압도 될수록 우리와는 다른 세계 같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고 만다. 하지만 예술은 우리의 일상적 삶과 유리되어 있지 않으며 알고 보면 그저 어렵기만 한 주제가 아니다.
 
사람에 예술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겠지만, ‘발칙한 예술가들’의 저자 윌 곰퍼츠는 어떠한 사고의 씨앗에서 출발한 독창적 표현이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다 말한다. 사실 우리 모두가 예술가나 다름없다는 그의 의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자.

이 책의 1부는 유명인의 사례를 기반으로 서로 상이하게 발현된 창조성에 대해 다루며 2부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만 하는 까닭을 짚어준다. 이 중에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장은 1부의 7번째 챕터에 해당하는 ‘다른 관점, 새로운 감각, 놀라운 변화’이다.
 
이 장은 “One eye sees, the other feels.”라는 파울 클레의 격언과 함께 시작하는데, 전반적으로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기 위한 방법론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미술이론 전공자의 입장에서 나만의 눈을 갖는다는 것은 독립 큐레이터로 성공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과 함께 충분히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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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하여 이 책에서 찾은 해답은 결국 ‘꾸준한 탐구’이다.
 
관점은 스타일과 분명 다르며 어떻게 말하느냐 보다는 무엇을 말하느냐가 핵심이다. 따라서 하고 싶은 말을 정하지 않은 채 막연히 어쩌면 아직 스스로에게 부재할 지 모르는 창조성의 희미한 가닥에 정처없이 매달리는 행위는 옳지 않다. 가령 프랑스의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는 천재를 만드는 것 혹은 천재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미 말해진 것을 다른 시야로 다시 발화하는데서 기인한다 이야기한다.

피터 도이그, 렘브란트 반 레인, 케리 제임스 마셜의 케이스를 관통하는 자명한 사실은 창조가 두루뭉실한 무언가가 아니라 ‘생각'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무언가를 창조하려면 자기 관점, 즉 말하고 싶은 바가 우선 뚜렷해야 한다. 이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남은 건 묵묵히 내면에 내재하는 연쇄적 호기심에 귀를 기울이며 인내하는 과정 뿐이다. 학구열을 잃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소통하고 싶은 주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쉽지만 현 시점의 나는 나만의 대주제를 찾지 못하였다. 따라서 지금은 성급히 지나친 욕심을 부릴 게 아니라 나중에 무엇을 들려주고 싶은지를 찾아가는 조심히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발견하고 난 뒤에는 지금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그리고 조금 더 높은 빈도로 일상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게 될 것이라 믿는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흐려진 요즘은 예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을 경우 예술가로 거듭날 자격이 사라지는 시대가 아니기에. 정의에 대한 제약이 약화된 만큼이나 알맹이의 중요성이 비대하게 커졌음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작년에 아트페어 사무국 계약직 면접에서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지식의 깊이가 얕았기에 학부때 전공인 경영학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미술에 대하여 답하기가 굉장히 애매했다. 내 능력 이상의 질문을 받았다 판단하여 얼버무린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만의 관점을 향한 열망이 그때부터 자라난 게 아닐까.
 
어차피 내게 예술이란 영역은 평생에 걸쳐 무너지려는 순간마다 기운을 북돋아주는 비타민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나만의 관점을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낮아져야겠다. 관심 분야에 대한 애정의 농도가 반영구적으로 희석되지 않을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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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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