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들의 재능을 부러워하고 한탄하지 말라, 그대도 예술가이니까. - 발칙한 예술가들

글 입력 2021.08.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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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의 긴 역사와 함께 많은 예술가가 탄생하고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들이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남긴 수많은 작품을 보면 나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역시, 재능은 타고나는 거구나.” 작품 속 붓의 터치, 색감, 구성 등이 재능을 근거로 펼쳐지는 그들의 의견인 듯했다. 그리고 일반 사람은 범접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이 굳히게 되면서 창작과 거리감이 생겼다.

 

책의 첫 장을 열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가짐은 처음과 절대적으로 달랐다. 예술은 미켈란젤로, 데이비드 오길비, 앤디 워홀 등 예술가의 고유의 영역이 아니고 우리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은 접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할 수 있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발칙한 예술가들> 속에서는 세상에 이름을 떨친 예술가들의 평범하지만 위대한 이유를 전하고 있다.

 

 

 

예술의 흐름은 돈


 

앤디 워홀은 예술을 이렇게 말했다.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좋은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다.” 상당히 물질주의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예술은 돈을 부르는 사업이며 현재에도 작품을 통해 돈이 오고 간다.

 

새로운 소비 권력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가 미술품 투자 시장에서도 손을 뻗고 있다. 개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미술품을 수집하거나, 그를 통해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미술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이를 아트테크라고 부른다. 고액 자산가들만 했던 아트테크는 누구나 쉽게 그림을 조각으로 나누어 1000~1만 원 단위로 조각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이 곧 돈이라는 말이 우리의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다가왔다. 내가 생각했던 선망의 대상, 로망이었던 예술의 현실적인 날것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는 자연스럽게 순리를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더불어 예술만큼은 돈에서 벗어나 순수한 열정, 낭만적으로 기억하고 싶었던 내가 만든 고정된 이미지가 아닐까 싶었다.

 

 

 

돈의 척도 : 창조성


 

돈은 냉철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척도를 가지고 있다. 예술도 미술품도 돈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예술계에 있어 그 선은 창조성이다. 예술계에 등장하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상상, 화법,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 돈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다면 창조성은 어디에서 태어난 것일까.

 


창조성은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 마르셀 뒤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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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샘>이라는 소변기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작가는 마르셀 뒤샹이다.

 

마르셀 뒤샹은 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혁명적인 미술가이다. ‘레디메이드’라는 미적 개념을 창조했다. 레디메이드란 기성품을 의미하나 모던아트에서는 오브제의 장르 중 하나로, 실용성으로 만들어진 기성품이라는 그 최초의 목적을 떠나 별개의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다시 작품 <샘>으로 돌아가 보면 어느 누가 봐도 소변기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소변기를 버리고 샘으로 바라보면 이상하게도 샘처럼 보인다. 곡선이 부드럽게 보이고 조화로운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고작 소변기를 10분, 20분을 관찰하며 바라보다니 놀라운 일이다. <샘>을 보는 순간 마법에 걸린 것이 아니다. 마르셀 뒤샹의 시각으로 감상하는 것이다.

 

마르셀 뒤샹은 행동하는 일보다 생각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p268)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수많은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만의 눈을 만든 것이다.

 

작품을 보면 어디에서 이런 영감을 받는지 궁금해진다. 위대하고 놀라운 작품일수록 영감의 원천은 더욱더 궁금해진다. <발칙한 예술가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이자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창조적 활동은 모방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피카소는 폴 세잔이 만든 성과를 발전시키면서 데다 큐비즘을 탄생시켰다. 피카소의 걸음에도 다른 화가들의 작품으로부터 모방이 있었다. 실제로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프란스시스코 고야, 벨라스케스, 에드가 드가, 폴 세잔 등 다양한 화가의 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다. 즉, 모방은 우리가 창조하는 행위의 시초라는 것이다.

 

피카소는 모방에서 멈추지 않았다. 피카소는 자신의 것을 찾고 싶었다. 모방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색채를 찾기 시작했다. 자신의 색채를 찾을 때도 다른 화가들의 스타일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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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황소>들을 보면 자기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보인다. 작품 2 , 작품 6… 작품이 계속되었고 작품 11이 되었을 때 결국 모방과 피카소가 하나의 스타일로 탄생했다.

 

생각해보면 본연의 개인의 독창성은 없다. 우리도 카페, 전시회, 인터넷 등 어디선가 스치듯이 본 것들이 은연중에 나에게 쌓이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 더해지고 소거됨이 반복되면서 나의 것을 소유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예술가이었다


 

세상을 짧게 살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누구나 마음속에 고유한 개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빛나던 개성은 사회의 구조 안에 끼워 살다 보니 생각도 틀에 갇히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피터팬과 하늘을 날아다녔다는 나의 상상 속 경험이 이제는 정신 질환을 의심한다.

 

 
모든 학교는 예술학교여야 한다.
 

 

저자는 예술 학교의 교육이 비교적 형식적이지 않아 창조성을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나의 의견을 전달하고, 타인의 의견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오고 가는 의견 속에 입체적으로 자신의 시각을 구축했다. 그리고 시각의 뿌리는 깊고 단단하게 내린다.

 

이는 예술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 음악, 글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된다. 모든 분야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자유로운 사고와 유연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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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예술가들>을 읽고 예상하지 못했던 위로를 받았다. 책을 읽기 전 그들의 재능을 부러워하고, 나에게 재능이 없음을 한탄했었기 때문이다.

 

창조성은 나의 무의식적 바탕이 되도록 사색을 하고, 거장의 작품을 따라서 그린다. 오랜 시간 반복되는 과정으로 나의 것, 나의 창조성이 작품으로 드러난다. 나는 이 과정을 몰랐다. 머릿속에 번개가 치듯이 아이디어가 떠오르길 기다리기만 한 것이다.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이제 나의 창조성을 찾아 떠나야겠다.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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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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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떡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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