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의정부 미술도서관 '연결' 展 [미술/전시]

미술관과 도서관이 함께 공존한다고?
글 입력 2021.07.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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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미술도서관 ‘연결’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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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는 경기도 북부에 있는 도시이며 “대신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의정부라는 도시에는 사실 국공립 미술관이 없다. 그래서 의정부에 사는 지역 주민들이 예술 작품을 접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2019년 미술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과 도서관이 결합한 국내 최초의 미술특화 도서관이 개관했다. 국내에 미술전문 공공도서관이 처음 설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정부가 과연 이 두 영역을 잘 융합할 수 있을지가 핵심 문제이었다.

 

사실 현대사회는 빠르게 정보통신이 발달하며 모든 분야에서 융, 복합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설립은 사회에 발맞춰 굉장히 트렌디한 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미술관에 있어 건축물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구조나 공간의 활용에 관심을 두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의정부 내 신진작가들을 위한 오픈 스튜디오, 전시 공간, 교육프로그램 존 등은 의정부 미술도서관이 추구하는 정체성과 비전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2021년 7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연결: 의정부 문화축제⟫展을 다뤄보려 한다. 이 전시는 의정부 대표작가인 백영수 외 의정부 중견 지역 작가들의 작품과 <의정부 미술도서관 전국 청소년 공모전>에 입상한 미래 예비 작가의 작품 19점이 전시되었다.

 

 

 

‘무엇을 연결하고자 한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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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를 관람하기 전 개인적으로 이 전시 제목인 ‘연결’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사실 연결이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단어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연결’은 두 개 이상의 무언가를 관계 맺거나 잇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시는 무엇을 연결하려 했을까?

  

 

 

추상회화의 선구자 이자 의정부 지역작가 ‘백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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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작가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자면 오사카 미술학교에 진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고 이후 1945년 한국으로 들어와 작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40-50년대에 김환기, 이중섭, 장욱진 화백 등과 함께 신 사실파를 창립한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작업 활동이 중단되었고 1977년 파리 요미우리 전속 작가로 활동한다.

 

작가는 주로 모자상을 그렸는데 모자상의 친밀감과 한국적 소재들이 유럽인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왔을 거로 생각한다. 이후 35년 긴 시간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2011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해 의정부라는 지역에서 작업 활동을 한다. 그 때문에 2018년 94세라는 나이로 별세하셨지만, 현재 의정부에 백영수 미술관이 설립되었다.

 

그곳에 그의 발자국이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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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가족, 1956, 캔버스 유채

161x11cm, 수원시립미술관 소장

 

 

백영수의 작업에는 크게 3가지 특징이 있다. 모자상, 여백 그리고 창이다.

 

작가의 작품 전반에 걸쳐 모자상은 큰 의미를 가진 듯하다. 작품 속에는 남자아이, 새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는데 새는 자신의 상황이나 내면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백’과 ‘창문’은 작가 작업의 후기에 나왔던 특징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에 ‘창문 시리즈’ 3점이 전시되었다.

 

이전의 화두였던 모자상은 사라지고 공간의 문이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왜? 그의 후기 작업은 화면에 간결한 선묘와 색채만 남게 되고 공간은 평면으로 환원되었을까? 그 이유는 위암 수술, 동료들의 죽음, 가족의 교통사고 등을 겪으며 인생의 역경이 소중한 것들을 추상으로 비워내고자 하지 않았나 싶다.

 

창문은 열고 나아가야 한다. 창문을 열지 않으면 인간은 공간에 고립되어 오래 살지 못한다. 백영수 작가는 이 창문들이 미지의 세계 희망을 향한 출구로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다. 그러므로 나약하지만 인간이다.

 

다음으로 윤엄필, 추니박, 양홍수, 유벅, 김선영, 김푸르다, 정창균, 최현주, 최덕환, 최덕호 중견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사실 이 작가들은 처음 들어본 작가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 몇몇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의 재발견, 추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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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관심 있게 본 추니박 작가이다. 추니박 작가는 다양한 오지를 경험하며 영감을 받아 산수풍경 시리즈를 작업하는 작가로 알려졌다. 그는 BT갤러리, 금호미술관, 예술의 전당, 국립현대미술관등에서 단체전과 5회 개인전을 한 바 있는 한국의 중견작가이다.

 

⟪연결: 의정부 문화축제⟫展에 전시된 한 점의 작품은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게 했다. 작품을 보면 국내 여행지 같아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캥거루와 호주 원주민들이 곳곳에 있었다. 이 작품은 호주 울루루 지역을 여행하고 작업을 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관람자들에게 잠시 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는 주로 자신만의 현대적 동양화 화풍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단순히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험적인 기법을 고안해 냈는데 그 중 작품에 일사 오브제의 도입이다. 시장에서 본 검은 비닐봉지에 영향을 받은 ‘비닐 산수’, 라면으로 만든 ‘라면 산수’, ‘칠판에 분필로 그린 분필 산수’가 그 예시이다.

 

사실 이런 일상 오브제는 우리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접하지만, 작업으로 재발견된 순간 비닐과 라면, 분필은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매우 매력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레의 죽음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함을 밝힌 유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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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작가는 유적작가이다.

 

<풍경>(2010) 작품은 관람자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게 만든다. 그 이유는 작품에 쓰인 ‘벌레’의 죽음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흰 바탕에 벌레들이 유착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사진이나 벽면, 흰 천에 유인액을 바르고 야간에 빛을 비춘다. 그러면 빛을 덫으로 이용해 벌레들이 작품에 유착되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풍경>이라는 작품이다. 단순히 재료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사실 그 이면을 봐야 한다.

 

이 작품은 벌레의 희생을 통해 얻은 작품이다. 작품의 재료가 벌레가 아니라 인간이라 생각해 보자. 아마 온 세계가 생명윤리 문제로 떠들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 도입된 벌레의 죽음은 침묵만 가득하다. 즉 이러한 작업방식을 통해 생명윤리나 기호화된 죽음 등 문제의식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작가는 의도한 것이다.

 

비윤리적인 벌레의 죽음이 사회가 규정한 생명과 존재의 부조리함을 현대인들에게 역설적이고 냉철하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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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끝 편에는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주최한 전국 청소년 공모전 수상한 미래 예비 청소년 작가의 수상 작품이 걸려있다. 백영수 작가부터 시작해 청소년 예비 작가의 작품까지 예술이라는 연결고리로 연결된 의정부의 미술계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파악 할 수 있었다.

 

사실 현 미술계를 지역적으로 묶는다는 것이 굉장히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특성상 새로운 미래 청소년 작가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점은 신진작가를 발굴하고자 하는 정체성과 가장 부합했다.

 

현재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신진작가들을 위해 오픈 스튜디오를 개방하여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은 우리나라 예술계를 위해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방향과 미래에 대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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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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