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글을 쓰는 나를 인터뷰 합니다

글 입력 2021.07.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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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뷰에서는 ‘글을 쓰는 나’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보려 해요. 이미 여러 번, 아트인사이트를 통해서 저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더 이상의 소개는 같은 말의 반복이 될 것 같아요.

 

대신에 요즘의 저를 가장 혼란에 빠트린, 글을 쓰는 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해요. 가장 최근의 고민과 경험을 담았습니다. 함께 글을 쓰고 있는 다른 모든 분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해요.

 

 

 

Q. 자기소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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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박경원입니다. 직업은 얼마 전에 실질적 백수가 되었어요. 저희 부모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상에서 제일 팔자 좋은 백수입니다.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명목이 그렇고 아무거나 하고 싶은 일이면 하고 있어요. 곧 학사모를 써야 하는 입장인데 아직도 대외활동을 하고 자원봉사도 합니다. 아트인사이트에 글도 거의 일이 주에 한 번씩 쓰고 있고요.

 

미술관에 가고, 축제에 가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앞으론 돈도 벌긴 해야죠. 직업으로도 문화예술에 대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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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9개월이 다 되어가더라고요. 그런데도,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지 이야기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 9개월 동안 저는 철저히 흥미와 관심사에 따라 글을 썼어요. 제가 좋아하는 게 정말 많거든요.

 

미술, 음악, 영화, 책, 페스티벌 등등… 문화예술 이름 붙으면 다 관심사로 집어넣습니다. 덕분에 어느 한 분야에 진득하게 우물을 파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우물을 파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최근에 내린 결론은 지금 내가 하는 것에 대해 글을 쓰자는 거였어요. 얼마 전에는 미술관에서 마케터즈로 활동을 하는 전시에 대해서 글을 썼고요. 조만간 독립예술축제에서 자원봉사를 할 예정인데, 그때는 코로나19 시대의 축제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글을 쓸 생각이에요.

 

저는 평생 관심사를 줄이려는 노력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식으로 깊이를 늘려갈 수 없다면, 지금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라도 조금 더 깊어져 봐야죠. 그런 글들이 쌓이다 보면, 이렇게 넓고 얕은 관심사가 어떻게 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기다란 기록이 되지 않을까요?

 

 

 

Q. 요즘의 글쓰기는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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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얼마 전에 글쓰기가 슬슬 버겁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요즘 저의 일상은 글을 쓰는 일로 가득 차 있거든요.

 

아트인사이트에 올리는 글도 한 달에 네다섯 편은 되는 것 같아요. 이주에 한 번씩은 컬쳐리스트로 글을 쓰고, 한 달에 한 번씩은 PRESS로 글을 써요. 욕심도 많아서 문화 초대에도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있으면 꼭 참여하거든요. 그러면 거의 네 편, 많으면 다섯 편도 되어요.

 

좋아서 쓰는 글만 많으면 상관없는데, 저는 취업준비생이잖아요. 주로는 자기소개서를 쓰거든요. 이게 무슨 글이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저한테는 이것처럼 진도 안 나가는 글이 없어요. 제가 쓰는 자기소개서들이 적으면 2000~3000자, 많으면 7000자씩 요구를 하거든요. 쓰다 보면 도중에 지치는 기분이에요. 재미도 없고요.

 

뭔가를 써야 하는 일이 항상 잔뜩 쌓여 있으니까, 점점 숙제처럼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글을 쓰다 보면 분명 늘고 있구나 싶을 때도 있거든요. 저도 전보다 글이 나아졌다고 스스로 느끼던 때도 있었어요. 역시 열심히 꾸준히 하다 보면 뭐든 는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못 가서 그런 기분도 사라졌어요.

 

써야 하는 건 너무 많아, 글은 안 늘어, 혼자 불평불만만 하다가, 문득 내가 뭣 때문에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로 혼자 괴로워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 거죠.

 

 

 

Q. 그런데도 글을 계속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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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이건 의리예요. 대학 생활 중에 한동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끼던 때가 있었어요. 내가 너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서부턴 해야 하는 일, 정확히는 해야 할 것 같은 일을 쫓아다니기 시작했죠. 근데 역시 과거의 제가 하지 않았던 이유가 다 있더라고요. 정말 재미가 없고, 사는 게 의욕이 없는 거예요. 하고 싶은 일만 따라다니던 때보다 더 길을 잃은 기분이 되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던 게 그즈음부터였어요. 전시나 소설책의 리뷰를 쓰기 시작했고, 용기를 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어요. 막상 머릿속에만 담아두던 것들을 꺼내놓기 시작하니까, 제가 생각보다 글을 정말 못 쓰더라고요.

 

그래도 마음만은 시원하고 편안했어요. 또 의욕적으로 뭔가를 다시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요. 길을 잃은 기분도 점점 사라졌어요. 글을 쓰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일에 발 한쪽이라도 담가두고 있으니까,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어요. 그러고 얼마 있다가 아예 방향을 틀었죠. 하고 싶은 일을 좇아가는 쪽으로요.

 

글을 쓰는 일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멈춰주고 그 자체로 길이 되어준 일이에요. 또 제가 글을 쓰고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일이기도 하고요. 실체가 불분명했던 ‘좋아하는 일’에 대해 확신을 주고, 제 진로로 삼아도 되겠다고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되었어요.

 

 

 

Q. 계속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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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아트인사이트에 우리 학교가 있는 동네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거든요. 재개발로 인해서 동네 모습이 자꾸 변하는 게 아쉬워서요. 쓴 지 꽤 된 글이었는데, 누가 최근에 그걸 학교 커뮤니티에 링크까지 가져가 올리셨더라고요. 우연히 보고 엄청나게 놀랐어요. 많이 읽어주고 좋아해 주신 걸 보고 신기하기도 했고요.

 

누가 제 글을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 기뻤어요. 제 글이 한두 사람에게라도 의미 있게 읽히는 글이었으면 했거든요. 그동안은 그런 공감을 눈으로 확인하긴 어려웠는데, 그 게시글이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글로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게 엄청난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있고 나서, 그냥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쓰든 못 쓰든, 어차피 취미로 쓰는 글이라면 큰 의미 없잖아요. 계속 글을 쓰면서 사람들과 더 많은 걸 나누고, 나에게도 발전할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저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사소한 경험들이 글을 계속 쓰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글을 보면 공감을 표시하려고 종종 노력해요. 아트인사이트에서도 가끔 댓글을 달고 다니는데, 다들 달렸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가끔 심심하실 때 댓글함을 둘러보세요! 제가 댓글을 달아 놓았을지도 모릅니다. 절대 별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글을 계속 쓰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앞으로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목표는 항상 비슷해요.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거예요. 다른 사람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글은 굳이 제가 거들 필요가 없잖아요. 주제를 정해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는데, 지금은 좀 다른 방향을 찾고 있죠.

 

지금 당장 경험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해요. 그중에서 다른 사람들과 나눌 만한 부분을 찾아보고, 잘 다듬어서 글로 만들어내고 싶어요. 앞으로도 주제도, 형식도 일정하지 않은 글들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대신에 지금처럼 항상 솔직하고, 이전보다는 조금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현실에서 계속 길을 찾다 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더 깊어질 것이고요. 글에 대해 제가 하는 고민은 결국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생각해요. 제가 해야 할 일은 꾸준히 글을 쓰려고 애쓰는 일이겠지요. 그리고 바보 같은 글을 쓰는 저 자신을 좀 더 너그럽게 지켜봐 주어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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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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