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트립 투 그리스 - 당신도 이미 그들에게 스며들어 있을 것!

그리스로 떠나는 두 남자의 미식 오딧세이
글 입력 2021.07.1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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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국 배우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의 인문학 미식 여행, 트립 투 시리즈가 올해 7월 개봉한 ‘트립 투 그리스’를 끝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이번 ‘트립 투 그리스’는 ‘오딧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10년의 발자취를 6일 간의 그리스 여행으로 뒤쫓는다는 기획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6일 동안 6개의 유명 레스토랑을 방문하며, 그리스의 예술과 철학, 음식,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할 계획이다.

 

펜데믹으로 여행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관객들은 그들의 유쾌한 유머, 해박한 지식과 함께하는 대리만족 여행을 기대하며 영화관 좌석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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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 영화의 홍보문구처럼, 영화가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을 가져다 줄 지는 잘 모르겠다.

 

관객들의 기대처럼, 두 친구의 그리스 여행에는 지중해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먹음직스러운 음식들, 두 인물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채워져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예상만큼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사실 나처럼 트립 투 시리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객이라면, 기대했던 미식과 여행에 대한 조근조근한 대화가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하여 채워진 시끄러운 수다에 다소 놀랄 것으로 예상한다. 기대와는 다른 감상 포인트는 다소 실망스러울지도 모른다.

 

영화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역사적 지역으로 구성된 여행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아니고, 그들이 먹는 음식에 대한 미식가로서의 대단한 평가도 아니다. 두 친구가 만들어내는 수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영화 캐릭터에 대한 경쟁적인 성대모사다.

 

그들의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그들의 유머 코드가 전혀 익숙하지 않은 꽤 많은 관객들에게 두 남자의 대화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나도 영화가 시작되고 잠시동안, 그들의 유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머리를 바쁘게 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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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가 계속 진행되고 캐리커쳐처럼 과장된 그들의 텐션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나는 마침내 그들의 대화를 온전히 알아듣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비운 뒤에야, 의외로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제서야 그들이 수다를 떨고 있는 아름다운 그리스 해안가와, 그들이 먹고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의 코스요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영화를 선택한 이유 또한 힐링을 위함이 아니었던가.

 

물론 영화의 전개방식과 마찬가지로 감독이 풍경을, 레스토랑의 조리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친절하지 않으며, 곱씹을 틈 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 또한 꽤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들의 대화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여행지에서 만난 아저씨들의 수다쯤으로 생각해도 좋다는 뜻이다.

 

살짝 제쳐두었으나 여전히 무시하지는 않은 그들의 대화에서는 종종 우리들의 수다가 그렇듯 심오하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한 주제들이 가벼운 것들인 양 쏟아져 나온다.

 

그들이 진지한 분위기에서 오랫동안 얘기하지는 않지만, 또 둘이 원래 그러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둘의 일상적인 수다와 대화의 분위기에서는 인생과 젊음에 대한 자조 섞인 회환 같은 것들이 얕게 비친다.

 

우리는 그들의 대화에서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그들의 삶에 대한 자세에, 사랑과 우정과 죽음에 대한 대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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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른다는 제작 의도대로, 두 인물은 오딧세이의 결말을 향해 간다. 둘은 여정이 끝난 후 각자의 가족에게 돌아갔다. 롭은 오디세우스처럼 이타카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만나 함께 남은 여행을 즐기고, 스티브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오딧세이 에서처럼 20년간 떠나 있었던 집으로 돌아간다.

 

희극과 비극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영화 속 이들의 인생은 희극과 비극으로 나뉘어 다큐에서 극영화로 넘어가는 미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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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작은 애매했지만, 영화는 관객을 스며들게 만드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것이 네 번의 시리즈가 모두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하고 미묘한 분위기와, 그러한 장면의 빠른 전환은 잘 짜여진 극에서 오랜 시간 감정에 몰입하는 것보다 더 현실감 있었다. 영화를 보는 당신들도 그 묘한 매력과 황홀한 풍경에 스며들어 이미 즐기고 있을지 모른다.

 

already enjoy !

 

 

[신지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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