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꿈 사러 왔습니다 - 달러구트 꿈백화점 [도서]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글 입력 2021.07.0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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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고 나면 간혹 ‘아, 나 분명 기분 좋은 꿈을 꿨는데? 무슨 꿈이었지?’라며 분명 꿈을 꾸었지만 눈을 뜨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거나 악몽을 꿔서 ‘아, 꿈이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날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꿈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꿈은 뇌가 수면상태에 돌입하면 뇌수의 활동상태가 깨어있을 때와 달라지는데, 이때 일어나는 표상(表象)의 과정이라고 과학은 설명한다. 그러나 뇌파의 흐름이 달라져서 생기는 표상이라고 하기에는 꿈이란 어느날은 사탕처럼 달콤하다가 어느날은 온몸에 식은 땀이 날 정도로 무섭게 돌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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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은 ‘달러구트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것이라면?


꿈 백화점이 존재한다는 상상으로 그려나가는 책 속 이야기는 유치하지만 따뜻하다. 포근한 이불을 덮고 마시는 마시멜로우가 올라한 핫코코아 같은 이야기다.


우리는 잠에 들면 잠옷을 입은 채로 꿈을 사기 위해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방문한다. 그곳은 아주 성황리에 운영되는 유서 깊은 꿈 백화점이다. 이곳에서 신입사원으로 일하게 된 페니가 점점 꿈 백화점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려가며 꿈에 얽힌 우리들의 이야기를 보여 준다.


달러구트 백화점에는 각 층마다 매니저가 존재한다. 1층은 웨더, 2층은 비고 마이어스, 3층은 모그베리, 4층은 스피도 5층은 모태일(정확히 말하면 매니저는 아니다.)이 맡고 있다. 1층은 고가의 한정판 예약상품을 팔며 2층은 소소한 여행, 친구, 맛집을 방문하는 꿈을 판다. 3층은 획기적이고 액티비티한 꿈을 팔며 4층은 낮잠용 꿈을 팔며 5층은 할인 판매 되는 꿈을 판다.

 

잠은 왜 자고, 꿈은 왜 꾸는 것일까? 이 질문에 페니는 이렇게 답한다.

 

 

“제가 생각하기에...잠, 그리고 꿈은...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중략)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고 강조하시죠...(중략)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그래서 여기에 지원했어요”

 


그날의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우리는 잠을 잔다. 잠만 자면 되는데 굳이 꿈까지 꿀 필요가 있을까? 매일 좋은 꿈을 꾸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악몽을 꾸기도 하고 황당한 꿈을 꾸기도 한다. 그래서 차라리 이런 꿈을 꿀 바에는 꿈을 꾸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4 챕터, 트라우마 환불 요청>에서 여성은 학창시절 시험 강박증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이후로 성인이 되었지만, 시험 강박증으로 인해 꿈에서도 시험을 친다. 남성은 군대에 재입대 하는 꿈을 꾼다. 이들은 트라우마 꾸게 만든 달러구트에게 환불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 꿈은 자신들이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복하기 위해 직접 산 꿈이었다. 결국, 이 둘은 끊임없이 꾸는 꿈을 통해 트라우마를 마주하면서, 이러한 고통의 순간을 극복하였기에 현재의 자신이 있다는 걸 깨닫고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누구나 두렵고 마주하기 싫은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이것이 더 중요하다. 달러구트는 꿈을 통해서 이 두려운 기억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두려움에 잠식되지 말고 그러한 두려움과 힘듦을 이겨낸 강한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즉 현실의 ‘나’는 이 지독한 시간을 이겨낸 자들이다. 그렇기에 더이상 이 꿈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들은 더이상 꿈을 꾸면서 괴로워하지 않는다. 군대를 가거나 시험을 망치는 일이 꿈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꿈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다.


나도 꿈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하늘을 나는 동안은 너무나 자유롭고 행복했지만 갑자기 ‘어떻게 착지하더라?’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황하며 곤두박질친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그 꿈에서 펑펑 울고 난 뒤 잠에서 깨고 나니 진짜 현실이 아니라 꿈이라서 다행이라고 느끼고 할머니에게 먼저 연락을 한 날이 있었다.


결국 꿈은 단지 꿈일 뿐이다. 그러나 이 꿈들은 우리에게 성장하고 깨달을 수 있는 어떠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뿐이다. 좀 더 꾸고 싶은 꿈을 꾼 날에는 그날 하루 시작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악몽을 꾸었다고 해도 그건 단지 꿈일 뿐이다.


현실을 이겨낼 힘을 주는 것, 그것이 꿈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저는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요.

'사람은 왜 잠을 자고 꿈을 꾸는가?'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에요.

(중략)

왜,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은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나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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