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두의 인생엔 각자의 스토리가 있는 법 - 그 곳이 멀지 않다

글 입력 2021.07.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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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4명의 화랑들이 검술을 겨루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원술, 안남, 삼릉, 산새로 신라의 화랑도 친구들이다. 연극의 전반적인 내용은 신라 김유신의 손자로 명예와 부를 모두 가진 한마디로 금수저 인생을 살아가는 원술을 위주로 진행된다. 안남은 최고의 화랑이 되기 위해 투철한 정신으로 고군분투 해나가는 것에 비해 원술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최고의 화랑이 되는 데에 별 관심이 없다. 안남이나 삼릉은 성적표를 조작하기도 하고 매번 핑계를 대며 위기를 모면한다.

 

각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의 모습과도 잘 어우러지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마치 요즘 방영되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사회문제로 많이 제기되기도 했던 모습들을 신라의 상황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원술이 인생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방황하며 유학생이던 산새가 가져온 환각제를 먹고 음주 승마를 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나 그 뒤 원술이 공을 세울 수 있는 전투에 나가 가문을 빛내도록 선생에게 부탁하는 원술의 아버지의 모습, 생각의 변화 없이 그저 부모님의 바람대로 살아가며 여전히 방황하는 원술의 모습은 현대의 사회문제로 제기되는 여러 학생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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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연극이 보다 의미 있고 깊이 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눈히 이러한 문제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보다 나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술은 자신의 현실이 부모님께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 하나로 인생을 살아가고 부모님이 바라는 삶의 모양대로 살아간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려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결국 원술의 인생은 원술 자신이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닌 그의 부모님이 만들어 가고 있는 것과 같았다. 원술의 음주 승마로 피해를 본 친구 희명과 화해를 하던 중 희명이 원술에게 '너가 술 먹고 말이나 몰 줄 알지. 너 인생은 남들이 몰게 두니까 그런거야' 하는 말은 이러한 원술의 상황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었다.

 

원술은 나당전쟁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경험한다. 친구 삼릉을 잃기도 하고 거짓으로 명예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원술은 그러한 상황을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잘못되고 있음을, 이 길이 자신이 길이 아님을 인지한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변화이다.

 

원술은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다. 부모의 부와 명예 밑에서 안일하게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어쩌면 모두가 부러워할 수 있는 삶을 자신의 손으로 뿌리치고 자신에게 맡는 자리를 찾아나서고자 하는 원술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 연극의 메세지를 얻을 수 있다.

 

 

 

현재로 돌아와서


 

금수저라는 단어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의 일상에서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으로, 누군가에게는 괴로움으로 와닿게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솔직히 요즘 사회에서 금수저라고 한다면 단순히 부럽게만 보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그런 시선도 되돌아보면 일방적인 시선이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의 입장은 단순히 좋기만 할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속의 시간에서 신분제를 없애고자 그렇게 노력했던 이유가 이런 신조어를 통해 말끔히 사라진 듯하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짊어진 무게와 책임이 있다. 그것이 단순히 집안에 부와 명예가 있다고 해서 더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면 돈과 관련된 문제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을 일반화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함부로 타인에 대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적어도 가슴 한 편에는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서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내 자리가 무엇인지 아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원술과 희명의 대화는 많은 젊은 층들이 공감할 대화였을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계속 바뀌는 희명은 자신의 자리가 어딘지 모르겠어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시도해보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내용을 나누는 둘의 대화에서 한편으로는 원술의 희명에 대한 부러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희명은 적어도 누군가의 간섭 없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해낼 수 있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뭘 꼭 해야 해요? 뭘 바라지 않는다고 해서 목적 없이 사는 건 아니에요'

 

방황하는 원술에게 그럼 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은 그의 아버지께 원술이 답한 말이었다. 이는 영화 '소울'의 메세지와 겹치는 듯했다. 우리는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강박 아닌 강박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무언가가 보여야지만, 무언가를 추구하고 그것을 얻고자 아등바등하며 살아가야지만 의미 있는 삶이 아닌데 말이다. 무언가를 바라는 것과 삶의 목적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역사를 돌아보면


 

신라의 배경에 현대적인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 참 신선하게 느껴진 연극이었다. 소재와 스토리 전개는 어찌 보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중간중간 전달되는 메세지는 매우 인상적이다. 나당전쟁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신라가 자신은 아니지 않냐며 나라와 스스로를 별개로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은 현재 분단된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시선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나라가 있어야 우리도 존재함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사회의 주류가 될 10대, 20대들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함에도 오히려 별 관심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눈앞에 있는 자신들의 일과 상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만든 결과이기에 결코 그들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들의 애국심에 대하여도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사람의 기본적인 틀까지 바뀌지는 않는다. 사람간의 갈등이나 고민은 시간을 초월하고 동등하게 드러난다. 어떠한 이유로 연극의 배경을 역사 속 시대 중 신라로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의 전환을 통해 간접적으로 현대를 비판한 것은 좋은 시도였던 것 같다. 제 3자의 입장에서 현대의 모습을 바라보기에 아주 좋은 매개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그곳은 멀지 않다.

 

 

[이시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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