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위대한 한 걸음, 플로깅 [문화 전반]

플로깅에서 얻은 5가지 가치
글 입력 2021.06.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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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쨍히 비치던 어느 여름 우리는 봉투와 집게를 들고 나섰다.

 

필자는 지역 내 청소년 수련관에서 동아리 활동 중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열리는 '거리 두기 운동회'에 참가하기 위해 팔에 토시를 두르고 나섰다. 본디 운동회라 함은 여럿이 팀을 이뤄 경기장에서 운동으로 겨루는 것이지만, 팬데믹 시대에 맞게 올해 운동회는 특별했다.

 

 

 

플로깅, 줍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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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이란 스웨덴어 ‘이삭을 줍다(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줍깅 또한 비슷한 의미로 조깅하며 줍는다는 의미의 합성어다. 조깅으로 운동을 하며 야외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운동까지 하는 활동인 것이다.

 

이번 운동회는 플로깅이었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퍼스트래빗' 동아리원들과 '창의적 예술공간' 동아리원들이 모여 총 5명이 팀이 되어 목적지까지 걸어가면서 주어진 미션들을 수행했다.

 

플로깅이 주 미션이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쓰레기를 주우며 걸어가려 하다 보니 앞으로 갈 수가 없었다. 세 걸음만 가면 쓰레기가 보여 줍느라 멈춰 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줍고 걷고를 반복하다 보니 예상 도착시간보다 두 배나 늦게 30여 분 정도가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신경을 쓰니 너무 많은 것들이 보였다. 우리가 평소에 걷는 이 길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플로깅을 직접 경험해보며 이 활동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았다.

 

 

 

건강


 

건강은 코로나 시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신체적 건강, 일상생활의 근간이 되는 정신적 건강이 있다. 건강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하지 못한다. 운동은 건강해지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첫 번째 행동이다.

 

플로깅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두 얻어 갈 수 있는 활동이다. 자연과 가까이에서 걷고 뛰며 신체적으로 운동을 하고, 길가의 쓰레기를 주우면서 내가 사는 동네를 직접 깨끗하게 만드는 뿌듯함을 얻어 갈 수 있다. 플로깅을 통해 가득 채워지는 쓰레기봉투를 보면 우리의 마음도 가득 채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플로깅을 통해 우리의 건강을 고양하고 지킬 수 있다.

 

 

 

환경


 

최근 탄소중립, ESG 경영 등 환경보호가 사회적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에 따라 개인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이 플로깅이다. 길에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은 직접적인 환경정화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다.

 

플로깅 활동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인식을 제고하며, SNS를 통해 플로깅을 공유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져 운동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개인이 사회적으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운동인 것이다.

 

 

 

마을 살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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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소 우리가 걷는 길을 자세하게 살피지 않는다.

 

늘 걷던 익숙한 길이니까. 길을 걸어가다가 이 글이 생각이 난다면 오늘 한 번 길가에 쓰레기가 얼마나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라. 아마 담배꽁초, 일회용 컵, 휴지, 각종 비닐 쓰레기들이 잔디 사이에 버려진 것을, 심지어는 풀숲 가지 사이에도 버려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차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다 보면 우리 마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다. 천천히 걸어가기에 우리의 마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거리 두기 운동회'에 있던 미션 중 하나는 목적지 주변에 지정된 장소에서 인증샷을 찍어오는 것이었다.

 

그 장소를 찾으며 우리 마을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는지 마을에 애정을 갖고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다른 세대와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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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수련관 '거리 두기 운동회'의 의의는 타 동아리 간의 교류도 있다. 그러하여 다른 동아리원들과 함께 팀이 되었는데, 필자를 포함한 퍼스트래빗은 성인이었고 다른 동아리원들은 10대의 중학생 친구들이었다. 청소년들과 가까운 활동을 하지 않는 이상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나서 10대들과 대화를 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어떤 소통이던지 존중과 웃음이 함께하면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 퍼스트래빗의 한 친구가 팀의 리더가 되어 유머와 친화력을 발휘해 금방 10대의 친구들과 친해졌고, 마음의 문을 연 채로 웃음과 함께 출발할 수 있었다. 공동의 목적을 갖고 플로깅을 진행하며 우리 팀은 편한 분위기 내에서 즐겁게 브이로그 미션을 완수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거리 두기 운동회 콘텐츠전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나의 뒷세대와 소통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다른 시대를 자라온 친구들의 언어나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은 식견이 넓어짐과 동시에 소통에서 얻을 수 있는 공감과 이해라는 소중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위대한 한 걸음, 플로깅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기업의 ESG경영으로 환경보호가 화두가 되고 있다. 4월 22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플로깅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성장하는 것보다 잠시 멈춰서 우리가 나아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개인에게 집중하는 추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가꾸는 작은 발걸음은 개인을 건강하게 하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위대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지구가 없으면 살지 못한다. 주변의 환경이 있기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플로깅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곳에서 환경보호의 첫걸음을 떼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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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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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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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이름
    • 저도 할 기회가 없다가 요번에 할 기회가 와서 플로깅을 해봤는데 진짜 15분거리가 30분이 되고 그러더라고요! 운동도 하고 쓰.레기 몇개 주울 생각이였는데 줍다보니 쓰.레기가 많이 있어서 1차 놀래고 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2차가로 놀래서 환경 오염이 진짜 심하구나를 또 느꼈어요. 이소희에디터님 덕분에 제가 한게 플러깅이라는 단어를 알았고 덕분에 잡지식 또 늘어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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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수
    • 퍼스트레빗 소회 리더님 아름다운 음악활동뿐 아니라 플로깅이란 아름다운 봉사활동까지 님들이 있어 우리 수련관이 더 빛납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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