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의 지금'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5.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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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나의 지금을 여러분에게 전달하기도 하지만 나도 나의 현재의 모습을 또 한 번 찾아내고 싶다.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며 지금의 나에게 7개의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지금이 힘들다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날 밝을 때쯤이면 타닥타닥 사람들 발소리가 들려. 이불 속에서 듣는 그 소리가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다. 나만 굴러가고 있지 않은 느낌. 그래서 가끔 새벽에 문 앞에 나가서 앉아있어. 나도 같이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어서.

 

- 나의 아저씨 16화

 

 

사실 지금이 힘든 건 당연하다 생각된다. 20대엔 모두 저마다 길을 잃어 돌아가기도 하고, 맞는 길을 잘 찾아 쑥쑥 올라가기도 하고, 울퉁불퉁 굴곡진 길을 차근차근 걸어 올라가기도 하고, 각자 다 다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생각한다. 모두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내고 알아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들을 겪고 있기에 조금은 남들보다 헐떡거리기도 하고, 때론 지쳐서 쉬어가고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다들 비슷한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이 힘들다 해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힘들지만 지금까지 즐거운 순간들도 많았고 나 나름대로 20대 중반이 되기까지 노력하고 쌓아 올려왔던 시간들이 많은데 이 모든 걸 다시 도전할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그래서 딱히 그때로 돌아가고 싶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그때가 가끔 애틋하게 느껴지고 그리운 기분이다.
 
뭐랄까, 그때를 떠올리면 나만 아는 옛 기억의 공기, 색깔, 공간, 분위기가 있다. 나에겐 한 군데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반가운 옛날 문방구, 만화방, 세탁소 골목길을 쭉 뛰어다니다 보면 나오는 놀이터가 생각난다. 항상 놀이터에 나가면 친구들이 모여 있곤 했었는데, 그곳에서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뛰어놀았다. 해가 지고 엄마가 밥 먹으라며 날 부를 때까지 정말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친구들과 헤어질 때면 어찌나 아쉬운지 매번 애틋한 굿바이 인사를 했다.
 
그렇게 지극히 평범했던 어린 시절의 일상이지만 떠올리면 괜히 뭉클하고 그립게 느껴지는 기억들이다. 아마 꼭 그때의 순간만이 아닌, 지금보다 젊으셨던 엄마, 아빠, 어린 언니 그리고 그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늘 행복하고 해맑았던 내 모습이 그리운 것 같다.
 
 

김동률 - 동화 (feat.아이유)
 
 
요즘은 잠시라도 노는 날이 생기면 너무나 달콤해 눈물이 난다. 그럴 때 김동률의 ‘동화’라는 노래를 찾게 되는데 사실 새벽 감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듣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내 모습, 그때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감정 혹은 순간의 과거가 떠올려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노래라 자꾸만 찾게 된다. 앨범 소개에도 나와 있듯 음악을 들으면서 옛날 동화나 만화영화의 한 장면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선물인 뮤직비디오도 있는데, 노래와 함께 그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정말 우리를 그 시절로 훨훨 날아갈 수 있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이 노래를 통해서 진짜 과거로 갈 순 없지만 음악을 들으며 그때의 기억을 나 혼자 추억하기도 하고, 때론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그걸로 난 충분하다.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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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포레스트 - 소녀시대 태연


 
‘만족한다.’라고 하기보단 사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잘해오고 있다고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시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생각날 때마다 적었던 메모들을 보면 가장 많은 적힌 말들이 ‘맘 편히 놀고 싶다.’ 였다. 지금의 생활이 싫고 불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내가 하나하나 성실히 도전한 것들은 다 재밌었고, 뿌듯한 순간들이 많으며 도전해봄으로써 성장해나갈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3달을 바쁘게만 지내다 보니 이젠 바쁘지 않으면 불안하다. 항상 시간을 쪼개고 쪼개 점심시간을 아끼고, 출퇴근 시간에도 일하고, 집에서 쉴 틈을 아끼며 시간을 어떻게든 마련하지만 그럴수록 보이지 않는 피곤함이 쌓여간다.
 
그렇게 늘 아껴가며 만들어낸 시간 속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순간이 생기면 좋으면서도 살짝 초조하다. 그래서 또 뭔가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찾아본다. 내 안의 불안함을 없애고 싶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내고 싶어서 시작한 일들이 결국 새로운 불안함을 초래한다. 하나가 채워지면 또 하나의 빈틈이 생기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인간 몸뚱어리 하나에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왜 이리 많은지 참 답답하다.
 
왜 이렇게 뭔가를 해내려 하는지 묻는다면, 완벽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꾸만 나에 대해 불확실과 갈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 연약함이 싫어서 겉과 속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변함없이 의지가 되고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꼭 엄청난 위로가 되고 그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주려면, 그 사람이 강하고 단단한 존재여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화의 희열 - 아이유가 슬럼프에서 탈출한 방법
 
 
하지만 어느 정도는 욕심을 버릴 줄도, 마음의 짐을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열심히 살고 있다 느꼈다면 돌이켜봤을 때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뭐든 과하면 원치 않게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 올 수도 그르칠 수도 있다. 뭐든 적당 선을 유지할 줄 아는 것도 종요하다 생각한다. 물론 만족을 느낀다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에, 기회가 오면 잡고 싶고 놓치기 아까워 조급함을 느낄 순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동아줄을 다 당기고 잡으려 하다 보면 손이 모자라 모조리 놓치고 말 것이다.
 
현재의 나에게 정말 필요한 순간인지, 정말 이 순간이 아니면 못할 것 같은지 기준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마음속에 조급함을 조금만 덜어낸다면, 욕심을 덜어낸다면 몸도 마음도 조금은 편한 채로 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회란 게 자주 오진 않아도 필요하다면 언젠가 또다시 찾아오는 게 기회라 생각한다. 그러니 누구보다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의 나는 어떤 모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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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양이 완성되지 못한 돌멩이라 생각한다. 데굴데굴 끝없이 굴러가기도 하고, 휩쓸리기도 하기에 아직 뾰족뾰족 깨진 부분도 많고 모서리가 둥글어지는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영차 영차 내 모양을 만들어가다 보면 언젠가 모든 모서리가 동그래지면서 내 모양을 완성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또다시 뾰족한 돌부리에 잘못 걸려 다시 깨져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로 무너지지 않도록 지금까지 열심히 도전해온 다양한 경험들은 분명 나를 탄탄하게 성장시켜주었을 것이다. 보이진 않아도 어느 정도 느껴지는 묘한 안정감과 패기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언젠가 한 손에 쏘옥 들어갈 정도의 크기를 지닌,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안정감을 주는 돌멩이가 되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이왕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해보려 한다.
 
 

 

에디터를 하고 싶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를 표현할 기회가 있다는 건, 그리고 생겼다는 건 여러 의미로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 기회를 통해 중간 점검을 하듯 여기까지 올라온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무엇보다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나 자신을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 그저 기쁘다. 현재는 내가 다양한 것들을 도전해보고 그로 인해 이전에 몰랐던 경험들을 겪어오면서 이 순간들이 새롭고 즐겁게 느껴지지만, 은연중에 20대 후반엔 어딘가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지만 정착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점점 나조차도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나조차도 그런다면 앞으로 진짜 ‘나’를 보려 하는 곳이 과연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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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 25살 팔레트 앨범

 
예전부터 23살, 25살, 28살 그때마다 그 시절의 자신을 추억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가는 아이유를 보며 나도 저렇게 그 나이 때마다 나를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나는 작은 일에도 크게 의미 부여를 하고 추억을 소중히, 오래 간직하는 사람이기에 꼭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그 당시의 내 생각, 감정, 고민, 관심사를 추억하고 싶어 일기도 여러 차례 써보고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이걸 오래 지속하는 일이 참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라는 일은 참 여러 갈래로 나에게 좋은 기회, 기억, 기록이 되어주었다.
 
꼭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만으로 도전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가진 내 생각을 표현하고 표출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성장하고 싶었다. 그것이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이든 아니면 기록이 되는 편지든 어떤 갈래로 가든 구구절절 정리하지 못한 채 내뱉는 것이 아닌 진중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에디터라는 일은 나에게 딱이라 생각되었다. 사실 우리가 편지 하나만 써도 알 수 있듯, 글이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 번에 써지지 않을 때가 태반이고 띵-하고 갑작스레 쓰고 싶은 느낌이 오는 시기도 있다. 그렇기에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땐 화도 나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도 저도 아닌 것일까 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하고 싶다 생각되는 마음은 변하지가 않았다.
 
글이 잘 써지는 날이든 아니든, 결국 쓰고 싶고 하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다. 원하는 결과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아 나에게 아쉬울 뿐,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마감일이라는 하나의 약속이 주어지니 그 덕에 혼자라면 못했을 결과물들이 나오게 되었다.
 
현재 에디터 활동 후반부를 달리면서 내가 나에 대해 확신을 갖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자신감이 생겼다는 빠른 결과물이 물론 생기진 않았지만, 확실히 전과 후의 내 모습은 겉으로 보이진 않아도 다르다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확신이 나를 감싸는 듯하다.
 
그러니 남은 에디터 기간에도 내가 향유하고 싶은 문화예술도 잔뜩 향유해가며 솔직하게 드러낸 ‘조민영’만의 글을 완성해나가고 싶다.
 
 

 

어른이인 내가 되고자 하는 ‘어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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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말이 가진 힘’이다. 정확히는 ‘갖고 싶다.’라고 표현해야 할 듯싶다. 나는 누군가에게 말로써 전달하는 것이 참 어렵기에 ‘나’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고 보여주는 것도 어렵지만, 특히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은 더욱 긴장된다. 하지만 점점 말이 주는 힘과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고민이 되는 것 같다.
 
조금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난 내가 좋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가끔은 내가 조용한 관종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나를 좋아하는 것과 다르게 늘 자신이 없었던 한 부분이 늘 급정지 버튼을 누르게 된다. 나는 평소에 아주 작고도 사소한 일에서까지 긴장을 잘하기에 스트레스도 잘 받는데 특히나 어느 한자리에서 나를 소개한다는 건 더더욱 미칠 노릇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 생각을 전달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두렵기 때문이다. ‘혹시 나를 너무 애 같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으면 어쩌지. 전달이 잘 된 걸까.’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들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내 의견을 직접적으로 많이 드러내진 않는다.
 
물론 1:1이거나 가족, 친한 이들에겐 쾌활하고 내 생각을 명확히 말한다. 하지만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나조차도 나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쉽게 생각하면 될 것을 굳이 굳이 빙그르르 어렵게 생각하기에 괴롭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상황이 주어지면 아찔해지면서 내가 원치 않은 말들이 내 입에서 술술 나오기도 하는데 그럼 이제 이불킥 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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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전에 비해 내가 점점 나를 은연중에 조금씩이나마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용기 있게 한 걸음 올라가면 그곳 역시 참 자신감 있고 포부 있고, 당찬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결국 그들과 내가 동등하고 존중받아야 할 한 사람이라고 보지 못하는 내 마음의 차이이므로 극복하고 싶다.
 
‘틀리진 않을까? 갑자기 조용해지면 어쩌지.’
 

내가 저울도 자도 아닌 데 무슨 생각이 그리 많고, 뭘 그리 재고 있을까 싶다. 그러니 이제 그 저울에서 뛰쳐나와 보려 한다. 그리고 진중하고 말 한마디를 소중하게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한 마디가 누군가를 바꿀 수 있는 힘까지는 아니어도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혹은 내 생각을 후회하지 않게 명확히 전달하는 어른이고 싶다. 늘 동동거리고 도망치고 싶은 어른이가 아닌 느낀 것을 그대로 내뱉을 줄 아는 명확한 사람을 꿈꾼다.

 
그렇게 따뜻한 손길과 함께 진중한 말 한마디를 먼저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라 생각하기에 여태껏 누군가에게 따뜻한 배려를 많이 받았던 내가 이젠 누군가를 지켜주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려 한다.

 

 

 

20대에도 30대에도 늘 언제나 꿈꾸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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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라고 생각해본다면, 직업을 말하기보단 오래전부터 생각해둔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난 나무를 정말 좋아한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어릴 때부터 내 주변은 마치 숲처럼 나무가 정말 많았는데, 집에서조차도 정말 많았다. 엄마가 항상 식물들을 잘 가꿔 오셨기 때문에 집은 항상 찬란하게 저마다의 색을 생기 있게 띄는 꽃과 나무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나도 그런 초록 초록한 나무들을 보는 게 늘 당연했고 보면 기분이 항상 너무 좋았다.
 
싱싱해 보여서, 건강해 보여서, 파릇파릇해 보여서 그런 걸까, 햇빛과 함께 생기 있는 빛나는 나무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듯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행복한 기운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다들 그렇듯 살아가면서 참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이 많다. 뭔가를 해내보겠다는 포부와 함께 인정받고 싶다는 오기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말한 기준만큼 해내보자, 이거라도 해보자, 도전해보고 싶어.’ 열심히 사는 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꾸준히 달릴 때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잘 뛰거나 아님 내 앞에 돌부리를 보지 못한 채 걸려 넘어져 버릴 수도 있다.
 
매번 난 완벽히 도망치지도 못할 걸 늘 애매한 상태를 유지하다 애매한 감정만을 남긴 채 흐지부지 끝내고 돌아온 적이 많았다. 돌아오면 늘 묵묵히 곁에 있어주던 가족이 있었기에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도 했었지만, 그럴 때마다 가만히 벤치에 앉아 나무를 보면 참 편안하다 느꼈다. 그저 나무들이 항상 같은 곳에서 풍성한 잎을 가지고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
  
나에게 나무라는 존재가 그러했듯,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오래 단단해지고 두꺼워지면서 커다란 그늘도 되어주고, 싱그러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꿈꾼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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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은 사람, 세상이 무너진 듯 쉽게 우울해지다 금세 다시 행복해지는 사람, 감정에 충실한 사람, 공감을 잘하는 사람, 세상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낭만주의자, 조금은 회피하려 하는 사람, 소심한 사람, 밝은 사람, 웃음이 많은 사람, 감정에 충실한 사람, 조금은 한정적인 사람, 겉과 속이 잘 보이는 사람, 행복을 아는 사람 ····
 

 

나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위와 같이 나열할 수 있다. 오직 ‘나’를 표현해도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수식어가 참 많은데 나를 빗대고 싶은 형용사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그 또한 수없이 많다.
 
수없이 많기에 되고 싶은 사람을 롤 모델로 해서 쭉 나아갔지만, 문득 그렇게해서 모든 좋은 형용사를 다 가지게 된다면 그게 진짜 나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 따라 하고 쫓아가는 것만이 아닌 나만의 명확한 기준을 가진 채 나를 찾고 싶다. 부족한 부분과 불완전한 부분도 숨기고 부끄러워하기보단,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듬어가고 그 속에서 살아가며 스며들고 싶다.
 
그러니 그 많은 형용사들을 하나하나 나에게 끼워 맞추려는 게 아닌 점점 성장하면서 변화되는 나를 보며 나에게 맞는 형용사를 찾아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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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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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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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레랑스
    • 현재 취준생 그리고 방황하는 20대로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저도 주위에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곤합니다. 자기를 잘 안다는건 굉장한 축복인것같아요!  저도 에디터님 처럼 제 생각을 표출시킬 수 있는 수단을 배워 에디터님께 감명받은 저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싶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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