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당신의 영혼에게. 영화 '소울'

글 입력 2021.05.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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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소재 글쓰기 - 영화 ‘소울’] 문화초대의 주제를 보고 참 반가웠다.


“영화 소울을 봤다. 곱씹어야지 맛이 나는 영화였다. 꼭꼭 씹어야 한다.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야한다. 리뷰를 써야한다. 생각을 되뇌어야 한다. 성인을 위한 영화이자, 지쳐가는 이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이다. 지금, 당장의 주변의 사랑스러움과 긍정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소울을 보고 찬찬히 영화의 내용을 되짚어 생각해보다, 순간 깊은 감명을 받은 내가 끄적여 쓴 문장의 일부이다.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나누고 싶었는데, 아트인사이트 덕에 다시금 떠올릴 수 있고, 정성스레 써내려갈 다른 이들의 감상을 볼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 마음을 담아, 소울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읊어본다.

 

(실제 대사 및 상황과 조금 상이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한때 의미를 따라 살았다. 이내 가랑이가 찢어지고 말았지만.



언젠가 기고했던 강릉 여행기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었다.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피곤한 짓이다 싶었다.’


하루의 반나절, 바다를 보며 그제야 깨달은 생각이었는데, 영화 ‘소울’에서 다시 만났다. 그것도 아주 따끔하게.


 

주인공에게 삶의 의미이자 인생의 전부는 [재즈바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상상하며 미치도록 바라왔다. 이내 그 꿈을 이루었지만, 첫 연주 후, 왜인지 모를 허탈감을 느낀 주인공은 대표에게 묻는다.


“그럼, 전 내일부터 무엇을 하면 되나요?”

“오늘같이 나와 연주하면 되.” 그리곤 주인공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대표는 한 일화를 말하곤 택시를 타고 사라진다.

 

“어린 물고기가 어른 물고기에게 말했어. ‘바다는 어디에 있나요?’ 어른 물고기는 말했지. ‘네가 있는 곳이 바다야.’ 어린물고기는 이렇게 말해.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제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요.’”

 


어린 물고기와 주인공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현재를 보지 못한 채 이상향만 바라는 모습’ 아닐까.

 

피아노치는 일(그토록 바란 일)을 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음에도, 바다(물)에서 놀고 있는/놀 수 있는 현실임에도 그들은, 목표에 목매다, 과정에만 몰두하다 길을 잃었다. 어쩌면 목표와 과정을 나누어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매일 매일의 소중함과 대단함을 당연함에 매몰했고, 그래서 ‘어딘가에 있을 의미’를 찾아 헤맸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이 공간이, 내 주변의 것들이 바다였고, 그저 즐기면 됐을 뿐이다. 내게 뿅 하고 나타나지 않기에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열렬히 찾아 헤맸던 ‘의미’란 건 결국, 내 가랑이만 찢어지게 할, 어쩌면 몽상 속의 것이자 ‘지금의 나’를 피폐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의미에 목숨 걸지 말자.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참으로 놀랍고, 나 혼자 또 가랑이만 찢어진 채이기 싫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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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같은 세상 속 자유하면서도 참으로 미련했고, 단순했다.



 

인간들은 참 단순해. 인생의 의미니 목적이니만 따라다니니 말이야

 

내 뺨을 훑는 간지러운 바람, 멋진 시티 뷰 속 터지는 폭죽, 친구들과의 담소, 맛있는 피자내음과 식감, 발가락을 파고드는 흙과 장난치듯 내려오는 옅은 파도, 푸른 하늘 등….

 


단순하게, 미련하게, 주변의 찬란한 것들에 눈길을 주지 못하고, 당연한 듯이 생각했다.

 

빨간 꽃이 피니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친구와 약속을 잡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얼마나 기쁜가, 몸 건강히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바삐 움직여 낱말을 문장으로 만드는 건 얼마나 고귀한가. 입을 옷이 있고, 취향에 맞는 향수를 뿌릴 수 있고 하루 종일 머금고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가.

 

세상 그 어느 곳이 좋다더라 하더라도 내 방 내 침대와 내 베개의 아늑함은 또 어디 있겠는가. 우정을 나눌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고, 사계절이 있는 대한민국에 있다는 건, 하늘에서 ‘비’라는 것이 내린다는 건, 벚꽃을 보고 낙엽을 보고, 노을을 보고, 맛있는 한 끼를 먹는다는 건, 사실 이루 말할 수 없이 진귀하고 찬란하다.


왜 사는가. 인생이 뭐 이런가.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도, 어느 장소에서든 생명과 색감과 느낌은 자유하고 부유하고 있다. 같이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주체는 ‘사람’이다. 우린 모두 수백, 수천가지의 바다 안에서 살아가고 자유 할 수 있다. 느끼고, 즐기고, 머금고, 미소질 수 있다면야 그게 인생인거다. 깊게 파고드는 의미 말고, 때로는 밖에서 가볍게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자.


세상엔 즐길 거리가 넘쳐나고, 아름다운 것들이 넘쳐난다. 해야 할 것도 넘쳐나고, 하고 싶은 것도 넘쳐나며 할 수 있는 것도 넘쳐나고, 멋진 것들도 넘쳐난다. 우리의 육감, 자연, 바람, 하늘, 파도, 나무, 물, 소리, 흙, 대화, 건물, 사람, 사랑, 감정, 날씨. 주변에 눈 돌릴 줄 알고 감탄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윤택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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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모든 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거에요.



 

“이제 어떻게 살아가려고?”

“(웃음 지으며) 현재의 모든 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거예요.”

 


나 역시 주인공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목적성 인생이나 정해진 삶이 아닌, 현재에 충만함을 갖고 살리라.

 

영화 ‘소울’은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닌 가치관과 성향에 조화를 이루는 그때그때의 ‘불꽃’을 갖고 사는 존재임을 이야기해준다. 개개인의 작고 소중한 불꽃만 갖고 있자. 우리의 세상엔 산소가 있으니 우릴 불타오르게 할 것이다.


남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우리는) 모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자, 불꽃이 있는 존재이니까 말이다. 불꽃에 집착하거나 몰두하지 말아야지. ‘현실’을 즐기며 살면서 동행하면 될 뿐이니.


살아가는 그 자체에 찬사를 보내고 세상과 자연을 긍정하며 오늘을 응원하는 영화 <소울>이었다. 지침에 위로가 되길, 곱씹어 본인의 마음에 온전히 닿아 일어날 수 있길 바란다.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는 게, 멀게 느껴질 문장이기도 하다. 여유를 장착하라,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로 받아들이기보단, 당연한 것들에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안경이 있어 다행이다. 충전기가 있어서, 자동차가 있어서 너무 좋다. 옷걸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테이프가 있으니 적어 붙여놓기 너무 좋네. 스트레스를 함께 풀 친구와 음식과 예능프로그램이 있다니! 세상에 양말이 가지각색이야 골라 신을 수 있어! 내게 딱 맞는 거울과 옷을 찾았다. 내 몸 너무 멀쩡해 안 아프다니 대박이야. 샴푸 쓸려고 했는데 없었어봐, 이만큼이나 있어. 튤립, 장미, 데이지 세상엔 여러 꽃이 있네.


억지로 긍정을 짜낼 순 없으나, 영화 ‘소울’은 그 힘과 에너지를 선물한다. 부디 잠깐의 햇빛 아래서 현재라는 ‘그림자’를 눈으로 쫓으며 감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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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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